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이병헌X김윤석이 그린 조선 굴욕史…'남한산성', 시대를 담다(종합)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8.23 13:38 조회 465
기사 인쇄하기
남한산성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이병헌과 김윤석이 조선시대 굴욕의 역사를 스크린에 불러냈다.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으로 데뷔 이래 첫 호흡을 맞췄다.

연기 고수들의 만남이다. 불과 불이 만난 캐스팅에 관객의 기대감도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 박해일, 박희순, 고수, 조우진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이 뒤를 받춘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춘 배우 '어벤져스'의 조합이다.   
소재, 캐스팅, 화제성 3박자를 갖춘 '남한산성'은 '광해', '관상', '사도'로 이어진 흥행 사극의 계보를 잇는 대작으로 충무로 안팍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과 주연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고수, 조우진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연출 제안을 받고 김훈 작가님의 소설을 읽어봤다. 현시대와 닮아있어서 많이 놀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척화파, 주화파의 싸움, 삼전도에서의 항복 같은 병자호란의 단편적인 기억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되살아났다. 이 이야기를 영화라는 장르로 만들어서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과거를 통해 현시대를 고민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남한산성

영화의 주요 시대는 1636년 인조 14년이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신한 인조와 그를 보필하는 두 충신 최명길과 김상헌의 대립이 주요 이야기다.

청과의 척화를 주장하는 김상헌으로 분한 김윤석은 "우리 영화의 소재는 '조선왕조 500년'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늘 한 회차로 넘어가거나 피해왔다. 어찌 보면 굴욕적인 역사 피하고 싶은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을 제대로 건드리는 영화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원작을 읽을 때도 그랬고, 감독님이 가진 생각도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화친을 주장한 최명길로 분한 이병헌은 '남한산성'에 대해 "앞서 출연한 사극과 달리 역사 그대로를 고증하고 하나하나 역사와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명길이라는 실존 인물이 했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접근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정통 사극에 가깝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사극에서도 강점을 발휘해왔다. 안정된 발성과 깊이 있는 눈빛 연기로 충신의 고뇌를 전달한다.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현 사극의 트렌드와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실재한 이야기에 픽션을 가미하는 최근의 흐름과 달리 역사를 고증하고 재현하는데 공을 들였다. 제작진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간 전국 올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을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역사 왜곡의 여지는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자칫 딱딱한 사극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한산성'은 국내 최고의 작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주요 이야기를 따르면서 캐릭터를 부각해 극의 재미를 높였다.

청에 휘둘려야 했던 조선 치욕의 역사와 나약한 왕 그리고 대립했던 두 충신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까. 

황동혁 감독은 "두 명의 충신, 최명길과 김상헌이 나누었던 대화와 그들이 했던 고민들을 지금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남한산성

'도가니'로 466만, '수상한 그녀'로 865만 관객을 동원하며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은 바 있는 황동혁 감독은 생애 첫 사극을 통해 관객과 시대 그리고 나라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보고자 한다. 

'남한산성'은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개봉은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 220억 원을 투입한 대작 '군함도'의 실패로 추운 여름을 보낸 CJ엔터테인먼트가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추석 연휴 1천만 흥행을 일궈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