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하백 뚫고 하이킥... ‘뿌리깊은 배우’ 신세경의 10년

작성 2017.08.28 05:00 조회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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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

[ SBS연예뉴스 | 김재윤 기자] 10년. 강산도 변할 만큼 긴 세월이다. 아역을 거쳐 2009년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신세경도 10여 년의 연기 경력을 쌓았다.

정극과 시트콤, 사극과 현대극, 발랄한 로코부터 묵직한 정통극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 년간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한 '신세경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 그녀를 만났다.  


최근 '하백의 신부'를 마쳤다. 종영 소감은?
보석 같은 작품을 만나 행운이었다. 다른 것보다도 극 중 역할이었던 윤소아 캐릭터가 로코 여주인공의 기본 덕목인 사랑스러움, 귀여움을 내장하지 않아 신선하게 다가왔다.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는 극 초반부에 각인되는데, 짜증 내고 틱틱거리는 모습으로만 비춰질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아가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충분히 그려져서 확신을 가지고 촬영했다.

캐스팅 전부터 화제였는데, 부담은 없었나?
모든 작품마다 부담감은 있다. 그런데 이번엔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다. 첫 방송을 보고 나서는 마취가 안 풀린 것처럼 얼얼했다. 낯설게 다가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 개인적으로는 궁금하고 설레였지만, 어떻게 보면 객관성을 잃은 태도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남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그 점이 부담스러웠다.

올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촬영장에서 더위와의 싸움은 잘 이겨냈나?
패딩 입고 시작했는데, 폭염 속에 작품을 마쳤다. 막판 야외 촬영 시엔 폭염 재난 문자가 오더라.(웃음) 특히 막판엔 감정신이 많은데 유독 한강 변이나 한강 다리 위에서 촬영도 많았다.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눈 뜨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감정을 잘 잡고 잘 견딘 것 같다.

신세경


현장 분위기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다들 호흡이 좋았고,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다들 노력했다. 주혁이나 주완 오빠도 덥고 힘들었을 텐데 동료 배우들 덕에 감정을 드러내는 씬들을 잘 찍을 수 있었다.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며 극 상황에 맞게 촬영장 공기를 만들어주었다. 그런 마음이 전해져서 감사했고, 난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극 중 스타일도 화제였는데?
의사고 연령대가 있는 소아 역에 맞는 스타일링 방법이 많지 않아서 헤어스타일부터 변화를 주었다. 간결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걱정과는 달리 로맨틱한 감정씬에서도 튀지 않고 느낌이 잘 살았다. 의상이야 워낙 알아서 잘 챙겨주시니 별다른 걱정 안했다.

시청률엔 만족하나?
기대도 걱정도 안했다.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게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나. tvN은 처음이라 지상파와 달리 시청률 기준 자체가 다른 것 같았다. 중요한 건 시청해주시는 분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시청자 평가가 중요하다면, 댓글도 챙겨보나?
본다. 하지만 악플 때문에 감정 상할 시기는 지났다. 다만 스스로 보완할 점들, 내 오답 노트에 적어둘 법한 그런 조언들은 감사했다.

오답 노트가 있나? 있다면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나?
실제로 존재하는 건 아니고 내 머릿속에 있다. 하하. 연기를 하면서 부족한 점들, 내 단점들이 그 오답 노트에 있는데 공개하기는 싫다.

이번 작품 통해 느낀 점은?
초심을 생각하게 되었다. 연기 테크닉, 기술적인 면을 떠나 전력을 다해 연기하던 내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서 다음 작품 들어가기 전까지는 소아를 꺼내서 생각해보려 한다. 두고두고 추억해도 아프지 않고 행복할 것 같다.

신세경


소아 같은 느낌이 든 작품은?
'뿌리 깊은 나무'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극 중 역할이었던 소이도 목적과 신념이 명확하고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라 좋았다.

많은 것을 쏟아부은 만큼 재충전도 필요할 것 같다. 쉴 때는 무엇을 하나?
얼마 전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들이 직장인이라 휴가를 오래 못써서 아쉽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재미없거나 연기가 별로면 가차 없이 이야기하는 친구들이다. 그 지적들이 굉장히 정확하고, 객관적이더라. 이번 작품 모니터도 함께 해줘서 고맙다. 그런데 이번엔 주로 남자주인공 멋있다는 얘기만 했다.

아역 시절을 제외하고, 성인연기자로 데뷔한 지 10년이 되어간다. 본인만의 쌓아온 장점이나 개성이 있다면?
글쎄... 체력이 좋다고나 할까. 지치고 힘든 적도 많았지만 작품하면서 쓰러진 적이 없다. 그래야 시간도 확보되고 한숨 돌릴 수 있는데, 진짜 안 쓰러지고 버텨내더라.(웃음)

배우가 안 되었다면 무엇을 했을까?
그런 상상을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배우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다른 적성을 개발할 여지도 없었다. 친구들 대부분 직장인인데, 그들의 애환을 들어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난 불평할 거리도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배우가 작품을 통해 정서와 느낌을 전달하는 사람들인데, 작품이 주는 결말이나 정서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치유가 될 수도 있다. 작지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으로서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고 고단한 삶 속에서 행복 드리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jsam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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