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 ‘아침의 연인’ 이숙영, 30년 동안 ‘어쨌든 튀는 여자’로 사는 이유는?

작성 2017.09.03 08:59 조회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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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이숙영

[ SBS연예뉴스 | 김재윤 기자] '이립(而立)'...

논어에서 '30세가 되면 인생관이 선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라디오에서도 지난 30년의 세월동안 청취자와 함께 울고 웃으며 자신만의 인생관을 세운 DJ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러브FM(103.5MHz) '이숙영의 러브FM'(이하 '이러엠')과 DJ 이숙영이다.

특히, 지난 9월 1일 단행된 SBS 러브 FM 가을 개편을 맞아 '이러엠'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매일 아침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지만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청취자들을 만나는 '아침의 연인' 이숙영을 만났다.   


#. 삼삼(33)한 라디오

'이숙영의 러브 FM'은 지난 9월 1일 단행된 SBS 러브FM 가을개편으로 인해 더욱 분주해졌다. 매일 아침 7시부터 10시까지 세 시간 연속 방송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보통 한 시간, 혹은 두 시간 편성이 보편적인 라디오 방송에서 세 시간 편성은 파격을 넘어 혁명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이숙영이 올 해 DJ 30주년을 맞은 만큼 그 의미는 남다르다.

30주년을 맞아 3시간 방송을 선보이며 '삼삼(33)한 라디오'로 등극한 '이러엠'. 그간의 역량과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DJ 이숙영과 제작진은 기대감과 동시에 책임감도 드러냈다. 

“KBS에서 'FM 대행진'을 9년간 진행했고, 1996년 SBS로 자리를 옮겨 18년 간 '이숙영의 파워FM'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2013년부터 지금까지 러브 FM에서 '이러엠'을 진행하고 있네요. 지난 30년의 노고를 알아주셨다는 자긍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느낍니다. 청취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인데다 세 시간 방송이라 경쟁자도 더 늘어났죠”

이숙영의 말처럼 '이러엠'은 오전 7~9시대 프로그램은 물론, 9~11시대 프로그램 1부와도 경쟁해야 한다.

특히, 이 시간대에는 각사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은 물론, 후배 아나운서 박은영, 그리고 노홍철-김영철 등 '양철'과의 경쟁이 예고되어 있다. 그야말로 무림고수들 간의 싸움이다.

MC이숙영


#. 아침부터 맨 정신에 춤추는 사람, 나 밖에 없을 것

그렇다면, '이러엠'이 선보일 필살기는 무엇일까?  

'이러엠'에서는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효험있기로 소문난 '핑크기'를 팍팍 전해주는 '핑크기를 잡아라'를 매일 아침 1부에 전진 배치했다. 이어, 리얼 스토리를 드라마화한 대표코너 '내 안의 그대'도 매일 아침 3부에서 중간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

아울러 2부, 4부에서는 개성 넘치는 게스트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주제의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월요일 2부엔 개그맨 김현철과 함께 하는 '김현철의 어설픈 클래식', 수요일 2부엔 15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재희의 3분 고전'이 마련되었다.

또한, 월요일 4부엔 '정명섭의 가로세로국세사', 수요일 4부엔 '김재열의 앉아서 하는 세계여행', 목요일 4부엔 '곽영일의 이슈&팝스'가 청취자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감성 회복을 위한 시간대인 매일 아침 6부엔 청취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소개하는 '고사리'(고맙고 사랑하고 이해해)가 방송된다.

무엇보다, 개편을 맞은 '이러엠'의 백미는 매주 금요일 6부에 선보이는 '불금댄스'다. 이숙영은 최신 인기가요에 맞춘 아이돌 댄스를 직접 선보이며, 이는 보는 라디오를 통해 생생히 전달된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비주얼로도 승부합니다. 불금을 맞아서 최신 인기가요를 바탕으로 아이돌스타들의 춤을 보여드리려 해요. 일단 첫 방송은 선미의 '가시나'고요. 불금댄스를 위해 동대문, 고속터미널 등을 돌며 직접 옷도 구입하고, 동영상을 보면서 춤도 연습하죠. 디지털 치매라고 할 정도로 요즘 첨단 기기와는 거리가 먼 데, 그래도 아이돌 노래와 댄스, 패션은 좋아해요. 그래서 나이에 비해 덜 늙는 것 같아요. 다행히 몸치는 아니고 라틴 댄스 등을 배워서 어려움은 없어요. 아침부터 맨 정신에 춤추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걸요.(웃음)”

이처럼, '이숙영표 아침방송'하면 청취자들에게 긍정의 기와 에너지를 불어넣는데 있다. 앞서 언급한 불금댄스, 핑크기를 비롯해 이 기조는 변함없다.

하지만, 재미만을 추구하며 무조건 직진하지는 않는다. '이러엠'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프로그램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유쾌한 에너지와 기를 주지만, 9시부터 10시까지는 위로와 감성 회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MC이숙영


“기존 핑크기를 업그레이드 해 '호통기'도 주려고 해요. 상큼 발랄한 핑크핑크한 기운도 있지만, 시사문제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이슈들도 녹여낼 예정입니다. 아울러 방송 막바지엔 '고사리'(고마워 사랑해 이해해) 코너를 통해 청취자와 소통하면서 감동도 전하려 합니다. 신청곡과 사연 하나라도 더 챙기고, 시간이 부족해서 못 챙겼을 경우 방송 후에 따로 메모를 하고, 기억해서 차후에라도 소통하려 해요”


#. 숙제 아닌 축제같은 인생을 위해...

DJ로서의 본연의 임무는 물론, 좋은 기를 불어넣는 에너자이저, 청취자들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힐러, 다양한 게스트들을 맞이하는 호스트, 라디오드라마를 이끄는 연기자, 그리고 정열의 댄서까지 팔색조 모습을 선보이는 이숙영.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원천은 바로 열정과 호기심이다.

“제 장점이자 DJ로서의 차별화 포인트는 바로 마르지 않는 호기심과 소통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옛날 언니가 아닌 항상 함께 호흡하는 언니이고 싶고, 연륜에 새로움을 더한 DJ가 되려고 노력해요. 아침잠이 부족해 힘들지 않느냐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보다 더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을 생각하죠. '도깨비'처럼 죽기 전 기사회생해서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절실함으로 방송에 임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런 방송을 통해 이숙영이 지향하는 목표는 청취자들과 함께 하는 '축제 같은 인생'이다.

“요즘 유행하는 'YOLO'가 제가 예전부터 추구하던 인생관이었어요. 그런 만큼 청취자들이 플라시보 효과처럼 제가 드리는 핑크기운을 받고 활력 얻었으면 해요. '오늘은 숙제 아닌 축제 같은 인생', 그게 매일 아침 제가 드리는 메시지죠. 앞으로도 그런 인생관을 담은 방송을 할 겁니다”

90년대 초반 자필 에세이집 '어쨌든 튀는 여자'(도서출판 청맥)를 통해 화제를 모았던 이숙영. 당시 에세이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못 말리는 여자'라는 애칭을 얻었는데, 그 애칭은 현재도 여전히 유효하다. 

매일 아침 항상 같은 자리에서 청취자들을 맞이하지만,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고, 또 다른 새로움을 갈구하는 그녀는 천상 '어쨌든 튀는 여자'이자 '못 말리는 여자'였다.

jsama@sbs.co.kr

<사진= 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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