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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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심적 갈등에도 무소의 뿔처럼 가는 이승환...인디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

작성 2017.09.06 16:33 조회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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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인디음악 활성화 간담회

[SBS연예뉴스 |이정아 기자] 이승환이 인디음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나섰다.

이승환은 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청전로 CJ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디밴드 아이엠낫의 10월 2000석 공연'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간 많은 사회적인 일을 하며 내적인 갈등도 컸음을 전했다.

이승환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이런 도전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90년대 인디밴드 문화는 관심과 기대를 받으며 시작됐다. 지난 20년간 인디밴드 문화는 많은 발전을 했고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 등 스타가 된 인디 뮤지션이 등장했다. 각종 영화, 드라마 OST로 사용될 정도로 퀄리티도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디밴드는 어려움에 닥쳐 있다. 열악한 환경에 문을 닫는 홍대 클럽도 많아지고 있다. 또 아무리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작은 규모의 공연이 많다"라고 밝혔다.

미국, 일본 등 해외의 음반 시장 사례도 예로 들었다. 이승환은 "이들 나라는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시장을 바탕으로 공연문화가 활성화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환 인디음악 활성화 간담회

이승환이 생각하는 인디밴드의 개념이 궁금하다. 이승환은 "예전에는 독립적인 운영 방식이 인디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주류라고 하지 않는 친구를 인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과거에는 어쿠스틱한 멜로디의 음악을 흔히 인디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주류가 됐다. 음악 자체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진행을 맡은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이제 '인디'라는 단어는 용도 폐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 볼빨간 사춘기, 십센치 등을 인디밴드로 구분해야 하는 잣대는 없다. 현재 단어와 내용의 괴리가 있다. 이제 그냥 '싱어송라이터' 등으로 단순하게 이야기하는게 설명하기 쉬울 것이라고 본다"라고 견해를 덧붙였다.

이승환은 "인디밴드들이 농담처럼 '무한도전에 나오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나. 그런 계기가 아니어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계기, 꿈을 펼칠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자칫 이승환의 노래 '돈의 신' 이슈에 이번 프로젝트가 묻히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에도 여유를 드러냈다. 이승환은 "'돈의 신' 관심에 감사하다. 그런데 이제 이슈에 벗어나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실시간 검색어에서 노래 관련한 것들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캡처한 내용을 보내줘 보긴 했다. 유튜브 조회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라 인디신과 아이엠낫이 내 이슈에 가려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의도대로 된 것 같아 그게 좀 분하다"라고 말했다.

'돈의 신'은 최근 MBC에서 방송불가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승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유감스럽고 걱정스런 결과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가사 내용은 팩트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변호사 검증까지 마쳤으며 그 어떤 욕설이나 성적 묘사, 비속어도 없다. 그들이 지적한 '오, 나의 개돼지'란 부분은 몇몇 위정자들이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기사나 방송에서도 언급한 단어로, 문맥상 꼭 필요한 묘사였다"고 전한 바 있다.

이승환 인디음악활성화 간담회

이승환은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 이와 관련 내적 갈등이 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사람들이 내 음악이 아니라 말을 들으려 한다는 생각이 들어 좀 고민스럽다. '돈의 신' 가사처럼 장벽에 막혀버려서 좀 지친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심정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난 일개 가수고 국민의 한 사람이다. 요즘에는 갈등이 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내적 갈등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이승환은 무소의 뿔처럼 자신이 할 일을 해나간다. 이승한과 함께 '모두가 아는 뮤지션'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아이엠낫은 임헌일(보컬/기타), 양시온(베이스), 김준호(드럼)로 구성된 3인조 남성 밴드다. 2006년 대학 시절 결성한 5인조 모던록 밴드 브레맨으로 함께 활동했고 팀 해체 후 10여 년 간 각자 프로듀싱, 작/편곡, 연주, 노래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다 2015년 아이엠낫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모였다.

이승환과는 2016년 2월께 만났다. 네이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아이엠낫의 음악성과 매력에 빠진 이승롼이 자신의 콘서트에 아이엠낫을 게스트로 초청한 것이다. 이후에도 꾸준히 아이엠낫을 응원해온 이승환은 '튠업'을 통해 아이엠낫 등 인디 뮤지션을 지원하고 있는 CJ문화재단과 협의, 인디음악 활성화 및 아이엠낫 인지도를 위한 2000석 공연을 공동 후원하기에 이르렀다.

이승환은 "아이엠낫을 포함한 인디신의 뮤지션들 중에는 개성 넘치고 실력 있는, 그러면서도 대중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팀들이 많다. 하지만 음악만 좋다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방송이라는 한정된 자원의 제약을 넘어 음악 생활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유료라도 보러 오고 싶은 공연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아이엠낫 공연과 같은 기회를 통해 후배들에게 공연 기획, 연출 등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고 또 다양한 무대에 설 기회도 제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승환은 10월 공연을 함께 기획했을 뿐 아니라 드림팩토리의 최고수준 공연 장비까지 지원한다.

'2017 아이엠낫 플라이'는 10월 2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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