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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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이라는 배우의 가치

강경윤 기자 작성 2017.09.17 09:03 조회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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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배우 유준상(49)을 보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은 이들은 열정보다는 여유에 가치를 둔다. 유준상은 그 정반대로 보인다. 

유준상은 지난 12일 종영된 SBS '조작'에서 여전히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했다. 그의 샘솟는 열정은 후배 연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후배들에 대한 그의 배려는 촬영장에서 미담처럼 흘러나온다. 함께 출연한 전혜빈(오유경 역)은 “유준상은 현장에서 열정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라고 엄지손을 치켜세웠다. 

시청자들도 유준상의 열연을 목격했다. '조작'에서 탐사보도팀 스플래쉬 팀 팀장 이석민 역을 맡은 유준상은 카리스마와 따뜻함을 겸비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믿었던 선배에게 배신 당했지만,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보여줬다. 동시에 후배들을 감싸는 인간미를 보여주며 연기열정을 불태웠다. 

유준상

지난 12일 방송된 마지막화에서 유준상이 타락한 언론권력 구태원(문성근 분)과 보여준 교도소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석민이 구태원을 차갑게 꾸짖고, 구태원이 덤덤히 "그쪽에 속해있으면 안전했으니까. 사는 재미도 있고"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찌릿한 전율을 줬다. 

이렇게 유준상은 안방극장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그의 촬영은 '기적'으로 보일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의 연속이었다.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유준상은 국내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 '벤허'의 연습을 병행했다는 점이 놀랍다. 

뮤지컬 '벤허'는 칼싸움 장면 등 까다로운 동선과 액션이 많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유준상은 건강미를 자랑하는 유다 역을 맡기 위해서 혹독한 다이어트까지 했다. 그는 수개월 동안 하루 단 한 끼 콩국수를 먹으며 몸을 만들었다. 그런 스케줄에도 양쪽 모두에서 그가 제 역할을 해냈다는 것 자체가 '인간 승리'로 꼽힌다. 

유준상

'조작'과 마찬가지로 '벤허'에서 유준상은 정의롭고 따뜻한 리더십을 연기한다. 얼핏 '벤허'는 유다와 메셀라의 선과 악의 대결로 보인다. 그러나 뮤지컬은 유다의 '복수'와 '배신'에 대한 내적 고뇌가 주요 내용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유준상은 유다의 섬세하면서도 폭발하는 감성을 완벽히 해냈다.

살인적 스케줄에서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건 유준상의 프로페셔널함 때문이다. 수많은 제작진이 함께 작업하는 드라마와 뮤지컬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모든 고통과 부담은 스스로 감내했을 테다. 촬영과 공연 현장에서 후배들이 유준상을 보고 그 존재만으로도 에너지를 얻는다는 건 헛된 말이 아니다. 

유준상의 매력은 프로다움에서만 오진 않는다. 진짜 가치는 실제 모습이다. 유준상의 타협하지 않는 용기는 더욱 주위를 놀라게 한다.

유명 연예인으로서 그가 맞딱뜨려야 할 피해를 감수하고도 그는 지난 2009년 5월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배우 유준상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던 일화가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그가 故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를 폭력적으로 철거한 사건이 발생한 뒤 올린 글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이 글 때문에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 연예인들을 억압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에 포함되는 불이익을 겪어야 했다.  

쉼없이 도전하는 모습 역시 유준상을 빛나게 한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 뿐 아니라 공연을 통해 무대에 오른다. 유준상은 적잖은 배우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창작 뮤지컬을 선호하는 편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밴드로도 활약하며, 지난해에는 영화감독으로 도전, 중년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은 영화를 선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비단 젊음이 나이가 적음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끊임없이 배우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젊음이 아닐까. 열정이 있다면 배우 유준상의 빛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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