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블레이드 러너2' 해석의 장 열릴까…드니 빌뇌브가 던질 물음표(종합)

김지혜 기자 작성 2017.09.18 18:29 조회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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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러너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SF 마니아들의 가슴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공상과학영화(science fiction films)의 바이블로 꼽히는 '블레이드 러너'가 35년 만에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로 돌아온다. 전편의 감독 리들리 스콧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할리우드의 젊은 거장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았다. 

18일 오후 서울의 한 극장에서 '블레이드 러너 2049' 라이브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프레스 컨퍼런스는 독일 베를린에 머물고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가 참여했다.

일흔다섯의 노장 해리슨 포드는 리들리 스콧 감독에게 속편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4편 전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스콧 감독이 '블레이드 러너' 속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참여 의사를 물어왔다"면서 "나는 당연히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4년 전을 기억을 떠올렸다.

시간이 흘러 각본을 건네받은 포드는 "새로운 각본이 (전작보다) 캐릭터를 발전시켰는지, 스토리를 깊게 풀어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실제로 각본을 봤을 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속편 시나리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블레이드

속편의 히어로는 드니 빌뇌브 감독과 라이언 고슬링이다. 드니 빌뇌브는 영화 밖에서 극을 진두지휘하며, 라이언 고슬링은 영화 안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두 사람 모두 '블레이드 러너'의 광팬이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연출은 내게 굉장한 특권이었고 감사한 일이었다. 전편을 너무나 사랑하는 팬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위대한 도전과 무모한 도전이라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작업이었다. 드니 빌뇌브는 전편의 세계관을 이어가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는데 집중했다. 원작 소설인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1968)를 베이스 삼아 보다 현실적인 미래 세계를 구현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빌뇌브 감독은 "리들리 스콧 감독은 나에게 '조심해라'는 말을 했다. 또한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면서 "전편의 미스터리를 지속하는 점이 힘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모든 리플리컨트들이 식민지에 산다는 설정이 있기 때문에 미스터리적인 요소로 텐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빌뇌브 감독은 "전편에서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리플리컨트(인조인간)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영화를 봤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가 '블레이드 러너'를 처음 본건 보이스 오버(화면 밖 해설) 버전이었다. 그 버전에서는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인간이라고 은근히 내비치고 있었다. 인간과 안드로이드 간 애매한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분위기였다. 그 이후에 새로운 버전을 접하게 됐다. 그 버전에서는 데커드가 인간인지 아닌지에 대해 좀 더 의구심을 심어주는 버전이었다"다고 회상했다.

블레이드

리플리컨트의 모호한 정체성은 빌뇌브의 창작욕을 자극했다. 빌뇌브는 "원작인 필립의 소설을 보면 경찰 안에서도 스스로가 리플리컨트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 점이 흥미로웠다. 나는 (모든 영화에 대해) 답을 확실하게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계속해서 궁금해하길 원한다"고 해석의 장을 예고했다.

해리슨 포드 역시 빌뇌브 감독의 연출관에 동의하며 "예나 지금이나 나는 데커드에 대해 인간인가 리플리컨트인가를 궁금해하는게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속편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자신만의 해석을 하길 바란다"고 첨언했다.

'블레이드 러너'는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린 영화다.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1968)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1982년 개봉했으나 난해한 세계관과 모호한 이야기로 흥행에 실패했다.

개봉 당시 2,2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쓰고도 흥행에 참패했던 '블레이드 러너'는 마니아 관객을 중심으로 그 진가가 알려지기 시작한다. 시대를 앞서간 영화는 관객들에 의해 재평가됐고, 1992년 감독판이 재개봉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블레이드 러너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영화답게 속편 제작설은 꾸준히 흘러나왔다. 리들리 스콧이 직접 메가폰을 잡는다는 이야기가 오랫동안 돌았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무려 35년이 흘러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드니 빌뇌브가 메가폰을 잡았다. 웬만한 감독이라면 불만이 터져나왔겠지만 '그을린 사랑', '컨택트', '시카리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준 빌뇌브 감독에 대한 관객의 신뢰는 남달랐다. 

게다가 그는 늘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만들며 제2, 3의 해석을 가능했다. 철학적 세계관이 특징인 '블레이드 러너'와는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최고의 제작진과 배우들과 함께 한 이번 작업에 대해 "현실 같지 않은, 꿈만 같은 작업이었다. 캐나다, 미국, 그리고 헝가리로 이어지는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 관객과 만나게 돼 기분이 묘하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 최대한 즐겨달라"고 기대를 부탁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2049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 'K'가 자신의 비밀을 풀기 위해 오래전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를 찾아 나서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은 오는 10월 12일이며, 러닝타임은 2시간 32분으로 알려졌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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