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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광석 부녀의 타살 의혹, 합리적 의심인가 마녀사냥인가

강선애 기자 작성 2017.09.21 17:33 조회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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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1996년 비극적으로 운명을 달리한 가수 김광석과, 지난 2007년 죽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그의 딸 서연 양. 이 두 사람이 죽은 배경에 부인이자 엄마인 서해순 씨가 존재한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김광석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게 아니라 타살일 수 있다는 의혹 제기가 이상호 기자가 만든 영화 '김광석'으로 인해 최근 다시 불거졌다. 이어 김광석의 딸 서연 양의 죽음이 뒤늦게 확인된 후, 이상호 기자는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김광석-서연 부녀의 죽음에 관한 재수사를 요청하는 고소 및 고발장을 접수하고 부인 서해순 씨의 출국금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상호 기자는 “유일한 목격자 서해순씨가 자살이라고 주장하면서 제기한 우울증, 여자관계 모두 거짓말로 확인됐다”라며 각종 증거를 제시했다. 오히려 거꾸로 서해순씨가 혼전 이혼 사실을 숨겼고, 임신 9개월에 아이를 낳아 죽인 뒤 김광석에게 접근했다는 주장까지 곁들였다. 이기자는 “김광석은 죽기 전날 이혼을 통보했고, 다음날 새벽 사망했다. 자살이 아니면 타살을 의심하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故 김광석은 1990년 6월 부인 서 씨와 결혼해 슬하에 서연 양을 뒀다. 1996년 김광석이 세상을 떠났고, 이후 서 씨는 김광석의 부모 등과 저작권 등 재산을 두고 분쟁을 벌였다. 2008년 미성년자인 서연 양에게 음원 저작권, 김광석에 대한 초상권이 상속됐다. 서연 양은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상속받은 대부분의 권한은 모친 서 씨가 행사해왔다. 서연 양은 서 씨와 함께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 20일, 이상호 기자의 보도와 경찰의 확인으로 인해 서연 양이 이미 10년 전 사망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서연 양은 만 16세였던 지난 2007년 12월 23일,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급성폐렴으로 사망했다. 서연 양이 저작권 상속녀로 판결난 것은 2008년. 서연 양이 죽은 이후다.

이에 이상호 기자는 서연 양의 죽음도 의심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호 기자는 “이번에도 목격자는 서해순이었다. 서해순은 마치 서연 양이 살아있는 것처럼 주변에 둘러댔고, 언론에는 딸과 함께 미국에 간다고 흘리기도 했다. 그 결과 서연이 몫의 저작권을 온전히 손에 넣을 수 있었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모든 주장들이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심증이고 정황상의 유추일 뿐이다. 의혹이 넘쳐난다면 재수사를 하는 게 맞고, 수사당국의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일이다. 그 전까지는 무엇이 진실인지 그 누구도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지나친 몰아가기는 억울한 마녀사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린 그동안 수많은 사건사고를 통해 겪어왔다.

무엇보다도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당사자인 서해순 씨가 먼저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어떤 사안이든, 특히 법적으로 분쟁이 될 만한 일이라면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봐야 한다. 아직까지는 김광석 부녀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상호 기자 측의 이야기만이 나오고 있다. 서해순 씨의 입장은 그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없다.

이상호 기자는 서해순 씨가 잠적했다고 말했다. 영화 '김광석'에서 타살 혐의자로 서해순 씨를 지목한 만큼 그녀가 고소해주길 바랐지만 아무런 반응도 연락도 없고, 오히려 서해순 씨가 해외 이주를 준비 중이라는 제보들이 측근들을 통해 들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호 기자를 도와 공소시효가 끝난 살인사건이라도 중대한 단서가 나오면 재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김광석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서해순 씨의 즉각적인 해명을 요청했다. 안 의원은 “오늘이라도 서해순 씨가 나와서 해명해야 한다. 이렇게 잠적해 있으면 더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남편과 딸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엄청난 의혹에 휘말린 서해순 씨. 사실이라면 막장 드라마에서조차 그릴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땅을 치고 억울해할 일이다. 서해순 씨의 입장 발표가 시급하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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