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스타 스타는 지금

[인터뷰] 조성하 “사이비 교주 백정기, 최순실 사태와 닮아”

강경윤 기자 작성 2017.09.25 09:17 조회 570
기사 인쇄하기
조성하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될지어다', '할지어다'라는 말을 유행시킨 배우 조성하. 그는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타락한 교주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교주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구원파의 유병언을 참고해 흰색 양복과 흰색 헤어스타일로 변신했다.

총 16번 탈색을 했다는 조성하는 “숱한 염색과 탈색을 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고충이 이해가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사이비 교단의 교주 백정기를 연기하기 위해 브로치 하나까지도 준비했다. 연기도 섬세하게 준비했다.

“사이비 교단의 영상 자료들을 많이 봤어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죠. 실제로 사이비 교단들은 대체로 기독교를 근간으로 두고 변형된 집단이 많더군요. 그래서 목사님들의 화법과 패턴을 연구했어요. 종교는 불교에 가깝지만, 어린 시절 잠시 교회에 갔던 기억이 도움이 됐죠.”

그래서일까. 조성하가 보여준 사이비 교주 역할은 소름이 돋았다. 겉으로는 온화한 말투를 쓰는 것 같지만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은 끔찍했다. 그가 신도들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공포를 호소하기도 했다.

조성하

“실제로 백정기를 연기하면서 짜릿했던 적도 있어요. 백정기가 '성령의 불을 받아라'라며 장풍을 쏘면 신도들이 다 쓰러지는 장면이 있어요. 신도들이 광분하면서 쓰러지거든요.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교주들도 이런 맛으로 사기를 치나'란 생각이 들더군요.(웃음) 묘한 쾌감 같은 게 있었어요.”

조성하는 백정기를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구상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사람들을 선동했다는 점에서 '최순실 사태와 비슷한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그는 “백정기를 표현하면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길 바랐다.”고 털어놨다.

“사이비 교단에서 항의나 나아가서 협박을 당하진 않았나.”라고 묻자 조성하는 “만약 따지는 분이 있으면 그분이 사이비 교주일 것”이라고 웃으면서 “찔린다고 나타나면 손해이지 않겠나?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재치있게 설명했다.

“현실에서 백정기 같은 인물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겠나.”란 질문에 조성하는 “사기꾼을 많이 만나봐서 사기꾼이 어떤 냄새를 풍기는지 정확히 안다. 그런 면이 백정기를 표현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성하

지난 24일 방송된 OCN '구해줘'에서 백정기는 임상미(서예지 분)과 새천국 결혼식을 진행 하던 중 겁탈을 시도했다가 한상환(옥택연 분)에게 발각됐다. 결국 임상미의 주사기에 찔린 백정기가 몸에 불이 붙으며 죽음을 맞았다. '구해줘'는 거대 악의 종말로 결말을 맞은 것. 결말에 대해서 조성하는 어떻게 생각할까.

“결말에 불만족합니다.(웃음) '구해줘'라는 걸 하는 이유가 현실에서 존재하는 헌신의 탈을 쓴 종교인들을 고발한다는 목적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백정기가 죽음으로써 심판받는 사이다 결말도 좋았지만, 추악하게 현실에 남아있는 모습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든 사회로 스며들어가 다른 얼굴로 내 옆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려면, 극 중에서도 백정기가 죽지 않고 살아서 결말을 맞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ky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