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22nd BIFF 개막] 이 영화 안 보고 가지마오…필람 리스트②

김지혜 기자 작성 2017.10.12 01:04 수정 2017.10.12 09:56 조회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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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75개국 30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제한된 시간에 이 많은 영화를 다 볼 수는 없는 노릇. 개인의 취향도 고려해야겠지만, 예매 전쟁도 만만치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필람 리스트'를 짜야 한다면 어떤 영화들을 넣는 게 좋을까. 

◆ 개·폐막작, '여성 감독' 프레임 걷어낼 수작

올해 개, 폐막작은 22년 부산국제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여성 감독의 영화가 선정됐다. 개막작 '유리정원'은 칸, 베를린,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돼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한 여인의 사랑과 아픔을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신수원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보여주는 영화다. 동물적 욕망과 질서로 가득 찬 세상에서 식물로 살아야 하는 여자의 가슴 아픈 복수극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문근영이 생명공학도 '재연'으로 분했다.

폐막작 '상애상친'은 대만의 배우 겸 감독 실비아 창이 연출한 작품으로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하며 섬세한 정서를 탁월하게 그려냈다. 8,90년대 산업화를 경험한 세대를 대표하는 후이잉이 부모 세대와 화해하지 못하고, 자식 세대와도 교감하는 못하는 모습들은 유사한 경험이 있는 아시아인이라면 누구나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두 영화는 한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 감독의 영화라서가 아니라 영화 자체가 가진 힘과 매력이 빼어난 작품이다. 

마더

◆ 정재은, 오우삼 그리고 대런…감독의 이름값

갈라프레젠테이션은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인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감독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예매 속도가 가장 빠르다.

올해는 5편의 영화를 만나볼 수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유명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신작 '나라타주'는 마츠모토 준과 사카구치 켄타로 그리고 아리무카 카스미가 호흡을 맞춘 아픈 사랑과 상실을 다룬 멜로드라마다.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감독으로 꼽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세 번째 살인'은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쇼지 그리고 히로세 스즈가 출연하는 스릴러물이자 법정 드라마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이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와 함께 일본에서 찍은 영화 '나비잠'도 첫선을 보인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일본 여성 작가(나카야마 미호)와 한국 청년(김재욱)의 사랑을 그렸다. '말하는 건축가'를 통해 다큐멘터리 장르에서도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정재은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극영화다.

맨헌트

'맨헌트'도 기대작이다. 일본의 국민배우였던 다카쿠라 켄에게 바치는 헌사의 의미로 그의 대표작이었던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6)을 리메이크한 영화. '영웅본색'(1986), '첩혈쌍웅'(1989) 등으로 전 세계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오우삼 감독이 20여 년만에 정통 범죄 액션 느와르로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비아시아권 작품에서는 '블랙스완'으로 유명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가 필람 영화다. 교외의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중년의 시인과 그의 젊은 아내, 그리고 그들을 찾아오는 이방인들을 그린 이 작품은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미셸 파이터, 에드 해리스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더 스퀘어

◆ 칸·베니스 달군 화제작 먼저 보자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니스의 화제작들은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더 스퀘어'가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 미술 분야의 큐레이터인 한 남자가 '더 스퀘어'라는 제목의 설치 전시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밖에 칸 경쟁 부문 진출작인 프랑수아 오종의 '두 개의 사랑',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 '원더스트럭',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주피터스 문',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 파키 아킨 감독의 '인 더 페이드'도 상영된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인 알렉산터 페인 감독의 '다운사이징'과 폐막작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아웃레이지 파이널'도 개봉 전 미리 만나 볼 수 있다.

'플래시 포워드' 초청작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유럽과 영미권, 아프리카, 중남미권에서 온 놀라운 데뷔작과 독립영화들을 대상으로 한 이 섹션은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이 대거 포진돼있어 마니아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이 중 '쓴 꽃' '골리앗' '머리 하나 귀 둘' '나의 세계' '마법 상자를 가진 사나이' '고독' '심장소리' '별자리 종파' '업사이드 다운' '중독된 땅' '비올레타, 결국은'은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BNK 부산은행상) 후보다.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라는 의미다.

로마서

◆ "한국 영화는 진부해"…그 소리 안나올 걸?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은 이미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은 한국영화와 개봉 전 첫 선을 뵈는 독립영화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천만 영화 '택시운전사'와 200만 흥행작 '박열'은 물론이고 올여름 논란으로 떠들썩했던 '군함도'의 감독판이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이밖에 영화 '지슬'로 한국 영화 최초로 선댄스 영화제 그랑프리를 받은 바 있는 오멸 감독의 신작 '인어전설'과 '오로라 공주'의 방은진 감독의 신작 '메소드', '러시안 소설' 연출 '동주'의 각본가로 유명한 신연식 감독의 문제작 '로마서 8:37'도 놓쳐서는 안 될 영화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서는 임수정 주연의 '당신의 부탁'과 고현정 주연의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개봉 전 만나볼 수 있다. 광화문 시네마의 4번째 영화 '소공녀'도 수많은 마니아들이 궁금해하는 재기발랄하고 개성 넘치는 한국 영화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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