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동주' 신연식 감독, 컴백작으로 '종교 영화' 택한 이유

김지혜 기자 작성 2017.10.19 14:00 수정 2017.10.19 14:03 조회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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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동주'의 제작과 각본으로 2016년 최고의 해를 보냈던 신연식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3시간짜리 장편 영화 '좋은 배우', 중년 남성과 20대 여성의 사랑을 그린 '페어 러브', 문학과 영화를 접목한 시도로 극찬받은 '러시안 소설', 새가 된 인간이라는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한 '조류 인간' 등 만드는 영화마다 실험과 도전을 해온 그다.

'프랑스 영화처럼' 이후 약 1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은 '로마서 8:37'이다. 전도사 '기섭'(이현호)이 자신의 우상인 형 '요섭'(서동갑)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우리 모두의 '죄'를 마주 보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돼 첫 공개된 영화는 '종교 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고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관객 모두에게 뜨거운 공감과 호평을 받았다. 

지난 13일(토), 14일(일) 양일간 열린 관객과의 대화에는 수많은 관객이 참석했다. 연출 컴백작으로 종교 영화를 선택한 신연식 감독은 "내 영화는 모두 기독교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들어 왔는데, '로마서 8:37'은 조금 더 노골적인 기독교 영화이다."라고 말했다.

로마서

이어 "복음의 이야기를 들어가는 관문으로 '죄'의 문제를 다뤘고, 기독교 철학의 핵심인 '로마서'의 8장 37절의 구절을 영화의 주제로 정했다."고 영화의 출발점을 전했다.

신연식 감독은 "한국사회는 어떤 담론을 나누기에 굉장히 척박하다. 결국은 모든 것이 진영논리로 가기 때문"이라며 "'로마서 8:37'을 만든 목적은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바라볼 수 있는 담론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는 바람을 말했다.

뒤이어 진정한 믿음을 쫓는 죄인 '기섭'을 맡은 배우 이현호는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서,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 타인의 죄가 크다고 해서 내 죄가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내면을 돌아보는 작업이 되었다.”고 출연 계기와 소감을 말했다.

회개하지 않는 죄인 '요섭' 역의 서동갑 배우는 “교회라는 배경, 기독교라는 종교를 떠나서, 한 인간에서부터 출발해 캐릭터에 접근했다”, 극 중 미스터리의 키를 쥔 이지민 배우는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두 달 정도 집 밖에 나가지 않고, SNS 계정도 삭제했다”고 역할을 준비했던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이날 GV에서는 관객이 감독과 배우에게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 자신의 종교 유무를 밝히는 이색적인 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로마서 8:37'은 11월 정식 개봉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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