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황찬희, 누구를 만나도 케미 폭발 '그와 함께 무르익는 가을'

작성 2017.10.21 14:55 조회 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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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희

[SBS연예뉴스 |이정아 기자]김종국의 '한 남자', 케이윌의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김범수의 '슬픔활용법', 윤하의 '비밀번호 486', 크러쉬의 'Beautiful'...여기에 당신의 인생곡이 있나. 나 홀로 깨어 있는 듯한 밤, 마음을 위로해 주는 이 곡들을 알고 있다면 황찬희라는 이름을 함께 떠올릴 것이다.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황찬희가 이 가을 케이윌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실화'를 듣고 있으면 황찬희와 케이윌의 호흡이 더 깊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케이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가을이 느껴지는 황찬희의 멜로디가 더 없이 잘 어우러진다.

# 케이윌과는 한동안 한집에서 살 정도로 호흡이 잘 맞는다. 케이윌은 '실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당신과는 1집 때부터 작업을 했고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때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며 예전에 2년 반을 같이 살았는데 그때는 한 곡을 안 주다가 이번에 같이 작업을 하게 돼 의미가 있고 기분도 좋다고 밝혔다.
“어쩌다 보니까 함께 살 때는 그렇게 됐다.(웃음) 이번에는 케이윌이 자신의 스타일을 좀 바꾸길 원했고 그런 부분이 충분히 표현이 돼서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케이윌과는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 믿는다.”

# 이번 노래 만족도가 궁금하다. 잘 되긴 했지만 흔히 말하는 '초대박' 느낌은 아니다.

“발라드는 계속 사랑 받고 듣게 되는 것 같다. 발라드라는 장르 자체가 천천히 반응이 오는 부분도 있다.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공간, 방송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현재 여러 가지 방송가 여건상 아쉬운 부분은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서 행복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 받으리라고 생각한다.”

황찬희

# 워낙 히트곡이 많다. 곡 작업을 하면서 '아, 이 노래는 잘 되겠다' 이런 감이 오나. 또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이 노래는 잘 되겠다'하는 약간의 감은 있다. 물론 그 감이 100%는 아니다.(웃음) 일단 무작정 곡을 쓰기 보다는 키워드를 갖고 쓰는 게 좋다. 나는 작사가는 아닌데 곡의 느낌에 맞게 감을 잡기 수월하게 영감이라든지 단어를 작사가에게 함께 주는 편이다. 예를 들어 이별이라도 여러 가지 이별이 있으니까 좀 구체적으로. 아름다운 이별, 슬픈 이별, 아픈 이별 등 곡을 쓰면서 느낀 부분들을 함께 전달한다. 그러면 곡과 가사의 개연성이 커져서 더 좋아진다.”

# 노래를 들어보면 슬픈 사랑을 표현하는 게 많다.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인가.
“나는 경험의 음악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면서 영감을 받는다. 연애를 한참 하고 있을 때 작곡을 한다? 그럼 좀 산만해지는 느낌이다. 멜로디를 쓸 때는 누구도 안 만난다.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떠오를 때마다 그 때 그 때 핸드폰으로 메모를 해놓는 편이다. 밤에 무드등 하나 켜놓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 작곡가들마다 다들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 작곡가를 양성하고 재능을 가진 친구들에게 프로 작곡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찬스라인'이라는 실용음악학원도 운영 중이다. 벌써 2기를 모집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작곡, 보컬을 전공한 많은 친구들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오는데 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펼치면서 활동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 친구들 중에는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실력은 있는데 인맥이 없을 수도 있다. 작곡이라는 시스템이 요즘에는 분화가 된 시스템 속에 협업을 하는 것이다. 그럼 그 협업 속에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친구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런 연결 고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 작곡 학원을 시작하게 됐다. 벌써 1기 친구들은 20곡 정도를 의뢰 받아 작업을 하고 있다.”

# 이곳에서 능력을 발휘하면서 프로 작곡가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점이다.

“재능 있는 친구들과는 작곡가 계약을 한다. 작곡가를 꿈꾸는 친구들이 곡을 만들면 곡이 필요한 곳에 연결을 해주면서 개인적으로는 인맥이 부족해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가능케 하는 에이전시의 역할도 한다. 나는 대학에서 보컬을 전공했고 그 후에 어렵게 어렵게 독학을 해서 작곡가가 된 경우다. '한 남자'가 대학교 때 만든 곡인데 오랫동안 떠돌다가 김종국한테 가서 큰 사랑을 받게 됐다. 그 곡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동안 어려운 일도 많았다. 그래서 작곡가 후배들을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본인만 잘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니고 요즘에는 워낙 대형 기획사들이 많다보니까 그런 회사들에서 후배들이 만든 곡에 조금 더 귀 기울일 수 있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그룹이 되는 게 목표다.”

황찬희

# 이렇게 보면 참 부드러운데 학생들에게는 어떤 선생님일지 상상이 잘 안 된다.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마냥 좋은 선생님일 수도, 마냥 무서울 수도 없다. 수업 시간에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인데 수업이 끝난 후에는 함께 MT도 가고 회식도 하면서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

#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당신이 가수 출신이라는 사실을. 최민훈과 차니미니라는 2인조 남성그룹으로 데뷔했다. 데뷔곡 '꿈'은 지금 들어도 참 좋다. 히트를 하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로 좋은 노래다. 왜 해체한 건지 '꿈'을 들을 때마다 종종 궁금했다. 
“그 때 이야기를 하면 왜 이렇게 쑥스러운지 모르겠다.(웃음) 스코어도 안 좋았고 지금은 최민훈과 사이가 정말 좋지만 당시에는 의견 충돌도 있고 그랬다. 보컬 전공이었지만 작곡에도 관심이 많았다. 곡을 쓰면 쓸수록 싱어송라이터를 하는 것보다는 남들에게 곡을 주고 옆에서 지켜보는 게 더 기쁨이 컸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보컬은 접고 작곡에 전념하자는 생각을 했다.”

# 이민호의 글로벌투어 음악 감독도 해왔다. 이민호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다.
“이민호가 음악을 워낙에 좋아한다. 함께 월드투어도 하면서 재미있었다. 이민호는 잘 지내고 있냐고? 물론이다. 사실 찬스라인에 집중하고자 다른 공연이나 음악 프로그램 감독 일은 좀 미루고 있는 게 있는데 이민호에 대해서는 애정이 있어서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다.”

# 여행을 갈 때도 이동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를 챙겨서 가는 천상 일을 사랑하는 남자인 황찬희에게 남은 올해 2달, 내년은 더더욱 바쁜 한해가 될 전망이다. 차근차근, 그리고 뜨겁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에게 응원을 보낸다.
“슈퍼스타는 록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록 음악도 작업 해보고 싶고 노래 잘하는 솔로 발라드 가수, 알앤비 가수들을 만들어 볼 생각도 있다. 또 실용음악과 출신들 중에서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친구들이 많으니까 좋은 친구들을 뽑아서 남자 빅마마처럼 유닛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또 드라마 음악 감독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프로듀서 앨범도 선보일 예정이다.”

happy@sbs.co.kr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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