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제22회 BIFF, 성공vs실패…내년엔 다 바뀐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17.10.21 15:10 수정 2017.10.21 15:39 조회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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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부산영화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우려와 걱정속에 막을 올렸던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일간의 영화 축제를 마무리한다.

금일(21일) 저녁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배우 김태우와 한예리의 사회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 등은 오전 결산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영화제의 성적표와 각 분야의 수상작 발표, 수확과 의미를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는 76개국 300편 영화)월드 프리미어 99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1편)가 5개 극장(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32개관에서 상영됐다.

총 관객 수는 19만 2,991명으로 지난해 관객수(16만5,149명) 대비 17% 증가했다. 그러나 2015년 22만 7,377명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부산

부산국제영화제의 자랑인 아시아 필름마켓도 성황을 이뤘다. 마켓배지를 신청한 나라는 모두 45개국, 658개 업체, 1,583명이었다. 세일즈부스는 총 23개국, 163업체, 65개가 차려졌다.

마켓스크리닝에는 총 14개국, 41개 업체가 참여해 68편, 73회 상영(마켓프리미어 43편)됐고 온라인스크리닝에는 총 207개 작품(영화제 상영작 172편 포함)이 상영됐다.

또한 세일즈 참가사의 최초 신작 및 흥행작의 발표로 바이어들의 관심과 실거래가 다수 성사됐다. 그 결과 올해 20회를 맞은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역대 최다인 645회의 미팅 진행됐다. 투자사 및 제작사, 방송사, 드라마 제작사 등으로부터의 미팅이 줄 이은 E-IP 피칭과 북투필름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강수연 위원장은 "어린이 관객들을 위한 시네키즈의 단체관람 증가, 회고전/특별전 영화에 대한 관람율 증가로 폭넓은 관객층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야외 상영장에서 상영하는 오픈시네마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며 매진을 기록한 작품도 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여러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시아독립영화인들의 공동성장 방안을 제공하고자 신설된 플랫폼부산은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마무리 되었으며,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들의 연대와 네트워킹의 중요한 지표를 마련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강수연

김동호 이사장은 "아시아영화펀드에서 새롭게 신설된 장편독립영화 제작지원펀드는 한국독립영화 제작의 활성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자 만들어진 펀드다. 제작비와 후반작업을 지원해 주는 원스톱 지원방식의 프로그램으로, 그 첫 주자는 박정범 감독의 '이 세상에 없는'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다이빙 벨' 상영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안팎의 여러 어려움에 봉착했다. 부산시와 영화제는 갈등을 겪었고, 감사 및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며 영화제는 흔들렸다. 무엇보다 전 정권의 탄압으로 영화제의 독립성과 프로그래밍의 자율성에 심각한 침해를 받으며 근간이 흔들리는 위기에 처했다.

2016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해촉됐고,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 체제로 두 차례 영화제가 치러졌다. 급기야 올해 영화제 개막을 몇달 앞두고 사무국 직원들이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소통부재를 문제 삼으며 내홍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 결과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은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잡음속에 개막한 영화제는 시작부터 불안불안해보였다. 개막 첫날 서신애의 '노출 드레스'라는 뜻밖의 가십이 인터넷을 지배하며 요란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영화제는 비교적 순조롭게 치러졌다. 물론 뜨거운 열기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는 2014년 이후 3년간 계속된 것이었다.

문재인

영화제 최고의 화제의 인물은 영화인이 아닌 정치인이었다. 12일 개막식에 참석한 서병수 부산시장과 4일차에 깜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었다.

전야제때 축사를 한데 이어 개막식이 참석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화인들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영화제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았고, 당일 SNS에 "레드카펫을 걸으며 지난 3년간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시민들은 언젠가 알아주시겠지 그 마음 하나로 이 자리에 이르렀습니다. 제 모든 결정은 오직 부산 시민만을 향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불참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영화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재선을 의식한 민심 확인이 아니었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몰래 온 손님'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계와 관객 모두의 환호와 사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약 6시간 동안 영화인과 관객 그리고 영화제 관계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를 보고 나서 우리 사회 소외 계층 그리고 여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였고, 영화과 학생들과 영화제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영화의 전당에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을 만나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는 말로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문재인

올해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던 관객 수가 소폭 상승하며 수치적으로 부활의 움직임을 보였다. 영화제 측은 크고 작은 변화를 통해 정체하지 않고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내년이 기대된다. 올해를 끝으로 물러나는 강수연, 김동호의 뒤를 이어 어떤 새 인물이 영화제를 이끌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제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영화제 뿐만 아니라 영화계 안팎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궁금해진다. 

올해를 끝으로 집행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강수연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드는 것도, 지키는 것도 오직 영화와 그 영화를 찾아주는 관객"이라며 "그 외에 어떤 것도 방해할 수 없다. 훌륭한 영화와 그걸 찾는 관객이 있는 한 영화제는 앞으로도 튼튼하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하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자)-

뉴 커런츠상='죄 많은 소녀'(김의석 감독) '폐색'(모흐센 가라에이 감독)
지석상='마릴라: 이별의 꽃'(아누차 분야와타나) '금구모궐'(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비프메세나상='소성리'(박배일 감독)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하라 카즈오 감독)
선재상='대자보'(곽은미 감독) '마돈나'(시눙 위나요코 감독)
올해의 배우상=박종환('밤치기') 전여빈('죄 많은 소녀')
KNN 관객상='여름의 끝'(조우취엔 감독)
BNK부산은행상='심장소리'(스티비 크루즈-마틴 감독)
시민평론가상='얼굴들'(이강현 감독)
비전감독상='이월'(김중현 감독) '밤치기'(정가영 감독)
CGV 아트하우스상='소공녀'(전고운 감독)
부산시네필상='자유인'(안드레아스 아트만 감독)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이월'(김중현 감독)
국제영화평론가협회(FIPRESCI)상='살아남은 아이'(신동석 감독)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스즈키 세이준 감독
한국영화공로상=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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