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CJ '군함도'↓vs 메박 '범죄'↑, 희비 가른 4강 성적

김지혜 기자 작성 2017.10.27 15:43 수정 2017.10.29 12:57 조회 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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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국내 영화계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가 4강 체제를 확립하고 있다. 이들 4대 투자배급사는 연간 5편 이상의 자체 투자배급작을 통해 한국 영화 시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개별 영화의 흥행 결과에 따라 연간 성적표는 달라졌지만, 투자배급의 규모와 안전성 그리고 역사를 봤을때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가 1,2위를 다퉜고, 후발주자인 롯데와 NEW가 3,4위권을 구축했다.

그러나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는 뜻밖의 중소 투자배급사가 약진했다. 바로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다. 중소 배급사인 플러스엠은 지난 1월 배급한 일본 영화 '너의 이름은.'이 365만 관객을 동원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6월 '박열'로 전국 235만, 10월 '범죄도시'로 535만 관객을 동원하며 창사 이래 최고의 수익을 거뒀다. 

중박 정도의 성공에 뭔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지만 '박열'은 25억, '범죄도시'는 약 50억의 제작비를 들인 '작은 영화'로 제작비의 두 배 이상을 회수하는 알찬 성적을 거둬들였다.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택시운전사', 700만 '공조'를 제외하고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투자 대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택시운전사

최근 몇 년간 한국 상업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50억을 훌쩍 넘어섰다. 100억 이상을 투입한 영화도 빈번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제작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돈을 많이 들였다고 흥행작이 많이 나온 것도 아니다. 몸짓은 커졌지만, 쪽박을 차는 영화는 늘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는 물론 우수한 다양성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안목은 까다로워졌다. 이런 환경속에서 대작들을 물리친 메가박스 플러스엠의 성적표는 한층 빛난다. 

업계 1위 CJ의 올해 농사는 흉작이다. 1월 '공조'의 740만 돌파로 쾌조의 출발을 했던 CJ는 '조작된 도시', '임금님의 사건수첩', '불한당', '리얼', '군함도', '남한산성'으로 이어진 모든 영화가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1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리얼'(배급대행, 46만), '군함도'(650만), '남한산성'(380만)의 부진이 뼈아프다.

제작비 180억 원이 투입된 '군함도'는 개봉 전 "1,000만 관객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각종 논란 속에 손익분기점에 못 미치는 650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흥행 성적뿐만 아니라 관객 평가도 뼈아팠다. '불한당'과 '남한산성' 경우 흥행은 부진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와 참신한 스타일로 호평받았다. 하지만 '리얼'은 졸작 논란, '군함도'는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며 큰 내상을 입었다.

쇼박스는 알찬 성적을 거뒀다. 최근 몇 년간 알찬 라인업과 현명한 배급전략으로 4대 배급사 중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3월 '프리즌'이 293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조롭게 출발한 가운데 '택시운전사'가 2017년 개봉 영화 중 유일하게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살인자의 기억법'도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물론 30만 동원에 머문 '희생부활자' 같은 아픈 손가락도 있었다.

보안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의 성적은 거뒀다. 3월 '해빙'을 시작으로 '보안관', '아이 캔 스피크'(배급)를 선보였다. '해빙'(120만)이 손익분기점 수준, '보안관'(258만) 예상외 선전, '청년경찰'(565만)의 알짜 흥행, '아이 캔 스피크'(315만)의 흥행 호조로 지난해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하반기 200억 대작 '신과 함께'로 큰 한 방을 노린다.

지난해 '부산행'으로 유일한 천만 영화를 냈던 NEW는 올해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1월 '더 킹'이 531만 관객을 동원하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루시드 드림', '원라인', '악녀', '옥자'(배급), '장산범' 까지 모두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했다. 

전통 강호 4대 투자배급사의 부침과 중소 배급사의 강세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무엇보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편차가 극심해지고 있다. 최근 몇년간 투자배급사들이 기대작을 여름과 겨울 시장에 배급해 대형 흥행을 노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소위 '텐트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 극장에 미치는 타격도 상당히 커졌다. 대작에 스크린을 몰아줬는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극장 매출이 뚝 떨어지는 경우가 적잖았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예상을 엇나간 결과들이 속출하면서 극장은 울상을 지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영화 매출과 관객은 23일 기준 각각 1조4,267억원, 1억7,820만명으로, 지난해(1월~10월) 1조4,477억원, 1억8,418만명에 비해 약 210억원, 598만명 줄었다. 이 중 현재 한국영화 관람객수(8,746만)는 전체 중 49.1%를 기록, 전년 53.7%보다 4.6%p 하락했고, 매출(6,945억원) 역시 전체의 48.7%수준으로, 2015년 51.3%와 2016년 53.2%에 비해 감소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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