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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의 셀러브리티]빛만큼 어두웠던 종현의 그림자,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작성 2017.12.19 09:10 수정 2017.12.19 09:41 조회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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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

[SBS연예뉴스 |이정아 기자]샤이니 멤버 종현이 세상을 떠났다. 28세의 빛나던 청춘. 그 청춘이 그렇게, 믿을 수 없이 먼 곳으로 서둘러 떠났다.

2008년 봄을 기억한다. 샤이니라는 그룹이 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데뷔를 앞두고 아직 어린 얼굴을 한 5명의 청년들을 만났다. 유독 맑아 보였고 유독 눈이 반짝거렸다. 샤이니라는 그룹명이 이 친구들의 눈에서 나온 이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후 샤이니는 만날 때마다 놀랄 만큼 성장을 보여주는 그룹이었다. 미니앨범 '로미오'로 다시 만난 샤이니의 종현은 "빨리 새 노래를 들려주고 싶고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 혼났다"라며 활짝 웃었다.

종현. 독특한 목소리에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멤버였다. 1990년 4월생으로 2005년 청소년 가요제에 나갔다가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캐스팅됐다. 3년간 SM 연습생으로 자신을 갈고닦은 그는 2008년 5월, 5인조 보이그룹 샤이니 메인보컬로 데뷔했다. 샤이니는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부터 크게 주목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종현 솔로앨범 쇼케이스

2010년 9월께로 기억한다. 미국 LA에서 SM타운 공연이 열렸다. 미국 현지에서 공연을 펼친 샤이니, 어찌나 관객들 반응이 뜨겁고 또 멤버들은 어찌나 무대 위에서 날아다니던지 그 열광적인 반응은 지금도 생생하다. 공연이 끝나고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길에 종현과 마주쳤다. 그에게 "진짜 멋있었다. 정말 관객 반응도 뜨거웠다"는 본인에게 "재미있게 봤다니 다행이다. 다들 함께 즐겨줘서 너무나 고맙다"라며 활짝 웃는 그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비보를 접하니 왜 그때 그 짧았던 대화가 그렇게도 생각이 나는지.

종현의 음악성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이었다. 트랙스 제이, 슈퍼주니어 규현과 SM더발라드 프로젝트팀으로도 활약했고 2015년에는 첫 솔로 앨범을 내며 '데자부'와 '크레이지'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앨범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다. 

샤이니 종현

지난해에도 솔로 활동은 이어졌다. '좋아'로 음악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 솔로 콘서트로 올해를 너무나 멋지게 장식하고 있었다. 종현은 지난 9일부터 10일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솔로 콘서트를 열었다. 

SM의 소극장 라이브 콘서트 브랜드 '더 아지트'의 첫 타자로 나선 것도 종현이었다. 종현은 2015년 '더 아지트'의 첫 주자로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종현은 라디오 DJ로도 활동을 펼쳤다. 멤버들은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멤버로 종현을 꼽았다. 얼마 전 솔로 활동을 펼친 태민도 그랬다.

샤이니 종현

그렇게 빛났던 종현은 18일 오후 청담동 자택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음악으로 라디오로, 그렇게 듣는 이들을 위로하던 그였다.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당신의 음악을 듣고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 그런데 나는 정작 당신의 아픔은 몰랐던 것 같다", "얼마나 아픈지 우리에게 말을 좀 해주지...나만 위로를 받았다. 나만..."이라며 그의 아픔을 미처 몰랐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그랬다. 너무나 밝게 빛나서 그 뒤에 차마 이런 어둠이 있을지는 몰랐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지는 법인데 간혹 너무나 밝은 빛을 보면 그 사실을 잊는다. 너무나 젊기에, 그리고 너무나 에너지 넘쳐 보였기에 그래서 앞으로 볼 날이 많을 거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갑작스러운 이별이 다가올 줄은 몰랐다. 그의 가족들, 그의 회사 식구들, 그의 팬들, 그의 지인만큼이나 하겠는가. 그래도 너무나 믿을 수 없는 이 소식 앞에 필자도 마음 한 켠이 한없이 쓸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그것이 그를 사랑한 모든 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부다 저 곳에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오롯이 편안하고 오롯이 행복하기를 빈다.

happ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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