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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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뮤지컬 배우 민우혁 “일하는 이유는 가족…소중함 잊지 않을 것”

강경윤 기자 작성 2017.12.20 12:22 수정 2017.12.20 15:08 조회 2,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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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혁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가족은 희망이자 열심히 일하는 이유 
-운명적 사랑한 브론스키, 나와 비슷
-브론스키 딱딱하지만 자존감 배우고 싶어

뮤지컬 배우 민우혁(35)은 최근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개막을 21일 앞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연습을 하면서, KBS '불후의 명곡'과 '살림하는 남자2' 등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이렇게 러브콜이 쇄도하는 상황은 기쁘지만, 동시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미안하고 섭섭하다고 민우혁은 말했다.

“집에 들어갈 시간이 없어요. 연말이라서 행사도 많아서 전국을 다니고 있거든요. 2주 정도 '안나 카레니나' 연습을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안나 역의 옥주현 누나가 발레를 배워보자고 해서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이번 뮤지컬은 러시아 작품으로 조금 낯선 분위기가 있고 음악도 어려워요. 하지만 그만큼 아름답죠. 힘들지만 뜻깊게 연습하고 있어요.”

민우혁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러시아 창작 뮤지컬로, 안나라는 한 여인이 매력적인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파국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안나 카레니나'는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다.

민우혁이 맡은 브론스키는 절도 있고 카리스마 있는 매력으로 안나뿐 아니라 모든 여성들에의 마음을 빼앗을만한 치명적인 인물이다. 민우혁은 브론스키를 어떻게 표현할까.

“러시아의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까 특유의 정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과 러시아는 정서가 다르더군요. 브론스키는 누가 봐도, 가만히만 서 있어도, 손짓만 해도 누가 봐도 매력을 느낄 만큼 내적인 에너지가 충만해야 해요. 자꾸 다정한 눈빛과 손짓 등 한국적인 느낌이 나온다는 지적을 받아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실제 민우혁은 브론스키와는 정반대로 다정한 사랑꾼이다. '살림하는 남자2'에서 드러난 것처럼 4대 대가족이 함께 어울려 살며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남자다. 다만 민우혁은 민우혁은 걸그룹 LPG 멤버였던 이세미(34)를 만나서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는 면에서 브론스키와 공통점도 있다고 말했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을 때 아무것도 많이 안 따지는 건 저와 브론스키가 참 많이 닮은 모습인 것 같아요. (이)세미씨와 만나서 4개월 만에 '이 여자랑 결혼해야겠다'고 했더니, 모든 사람들이 다 반대했어요. 결혼하면 저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였죠. 하지만 그런 게 하나도 귀에 들리지 않았어요. 브론스키와 안나 이런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주위에서 헐뜯고 험담하고 소문은 퍼져나가더라도 '괜찮아 우리 둘만 있으면 돼'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세미 씨를 봤을 때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민우혁은 부인 이세미에 대한 애정표현으로 얘기를 듣던 여기자들의 마음을 덩달아 설레게 했다. “좋아하면 모든 걸 표현해야 한다.”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민우혁은 브론스키를 표현하기 위해서 '절제'를 연습하고 있다.

“러시아 귀족사회는 무조건 정략결혼만 하는 사회였기 때문에, 체면과 배경을 모두 버리고 선택하는 안나와 브론스키의 만남이 얼마나 운명적이었겠어요. 둘이 있을 때 사랑 표현은 뜨겁고 정열적이지만 남들 앞에서는 절제된 행동으로만 그 마음을 표현해야 해요. 그래서 브론스키의 행동은 최소한이지만 굉장히 멋지죠. 브론스키 내면의 자존감은 제가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이에요. 자존감이 있다면 저절로 아우라도 가질 수 있겠죠?(웃음)”

안타깝게도 '안나 카레니나'의 결말은 비극이다. 치명적이고 운명적인 사랑의 끝이 비극이라는 점은 관객들에게도 적잖은 충격으로 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브론스키의 사랑만 원했던 안나와 달리, 다시 명예를 회복하려는 브론스키의 성공에 대한 열망은 사랑을 파국으로 몰게 한다. 그런 브론스키의 선택에 대해 민우혁은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안나만 모든 걸 잃은 건 아니예요. 안나와 브론스키의 금지된 사랑으로 두 사람은 동시에 모든 걸 잃게 되거든요. 하지만 비극은 서로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안나는 브론스키의 사랑만 원했다면, 브론스키는 안나를 향한 사랑 때문에 예전의 명성과 명예를 다시 한번 회복하려고 한 거였죠.”

민우혁

이런 모습을 보면서 민우혁은 사랑과 행복에 대한 가치를 새삼 다시 떠올린다고 말했다. 민우혁에게 행복은 뭘까.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가장 값싸게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는데 결과적으로 집에 갈 시간이 없고 아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는 상황이에요. '왜 일을 하고 있지?'란 질문을 떠올리면 저는 그 이유가 늘 가족이었어요. 지금 제 현실이 브론스키와 매우 닮아 있어요. '안나 카레니나' 작품을 하면서 더 세미 씨의 마음을 헤아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민우혁은 일이 없던 예전을 생각하면 이렇게 러브콜이 이어지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우혁은 “만약 가족이 없었다면 일을 하는 이유는 사라졌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민우혁이 뮤지컬과 음악을 더 사랑하게 하는 이유는 바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쇼온컴퍼니/SNS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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