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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낸시랭 남편, 故 장자연 편지위조 전력…억대사기·횡령혐의 줄피소

강경윤 기자 작성 2017.12.29 09:13 수정 2017.12.29 09:58 조회 9,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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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2009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 장자연의 지인을 사칭하며 교도소에서 편지를 위조해 대중을 혼란에 빠뜨렸던 전준주(가명 가명 왕첸첸·왕진진 37)가 지난 27일 팝 아티스트 낸시랭(42)과 결혼을 발표해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복역하다가 2013년 만기 출소한 전준주는 낸시랭과 결혼 발표에서 “위한 컬렉션 왕진진 회장”이라고 밝혔다. 확인결과 '위한컬렉션'은 직원, 조직, 사무실은커녕 법인등기조차 존재하지 않는 전혀 실체가 없는 회사로 드러났다. 게다가 회장을 자처하는 전준주는 통장개설, 금융거래 등이 어려운 신용불량자로, 억대의 사기·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전준주의 사기, 횡령 등 고소만 총 세 건. 그는 지난해 8월까지 지방 모 사립대 교수 문 모 씨에게 “도자기 300점을 넘기겠다.”며 총 1억 350만원을 편취하고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사업상 어려운 처지에 놓인 또 다른 사업가 서 모 씨에게 차량을 수리해주겠다며 가져간 뒤 이를 담보로 맡기고 1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지난 9월 피소됐다.

그는 지난 10월 국선변호인을 선임했으며, 내년 1월 15일 공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수년째 신용불량자였으며 억대의 돈을 갚을만한 능력이 없었음이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그는 “거래 초반부터 나의 궁핍한 형편을 문 씨에게 다 얘기했고, 도자기 거래가 안 돼 현금이 융통이 어려워지면서 이렇게 일이 벌어졌지 돈을 횡령하려는 고의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랭

전준주가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한 도자기예술품 300점 역시 원 소유주인 김 모 씨에게 10억원을 주겠다는 매매계약서만 쓰고 돈을 주지 않은 물품으로 드러나 추가 고소 건은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았지만 “카지노 재벌이었던 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려주신 도자기예술품을 싼값에 팔겠다.”며 돈만 떼이거나 도자기를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도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향후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업상 만난 이들에게 전준주는 “재벌 아버지의 여섯째 부인이 어머니이며 홍콩에 있다”며 배경도 사칭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출소 이후에도 전준주는 “내가 장자연의 브로커였다.”고 말하며 주위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준주는 2009년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그가 보낸 편지라며 총 50통(230장 분량)을 위조해 언론사에 허위 제보했으며, 광주지방법원에서 증거위조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전준주는 낸시랭과의 결혼발표로 세간의 이목을 끌자, 일부 언론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조차 취재결과 또 다른 거짓으로 드러났다.

전준주는 주위 사람들에게 1971년생이라고 주장하지만 호적상 나이는 올해 만 37세로, 낸시랭보다 5세 연하다. 그런데도 “낸시랭과 13년 전부터 알아온 오빠”라면서 “홍콩에서 9세 때까지 살아서 호적이 뒤늦게 올라갔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거주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그의 본적은 홍콩이 아닌 전라도 강진. 지인들은 “2014년경 제주도를 간 게 비행기를 탄 유일한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준주는 2009년과 2011년 장자연 편지를 조작해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는 것도 모자라서, 언론제보를 통해 대중과 공권력을 기만하려고 한 바 있다. 전준주가 낸시랭과 결혼을 통해 세상에 나오면서 그가 최근까지도 사업상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솔깃할 만한 거짓 사업제안을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전준주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B씨는 “처음에는 경계심을 가졌다가도 그의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남다른 말재주, 사람들을 현혹할 만한 잡지식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그의 말을 믿게 됐다. 500억원대 자산가라는 감언이설에 속았던 스스로가 부끄럽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 C씨는 “두 달 만에 결혼을 결정했다는 낸시랭이 전준주의 모든 걸 알았을 걸로 보이진 않는다. 낸시랭은 가족도 없어서 속 깊은 얘기해줄 사람이 없는 데다가, 워낙 사람 말을 잘 믿는 편이라서 더 그럴 걸로 생각된다. 낸시랭이 가진 유명세가 자칫 더 많은 피해자를 생산하는 데 악용되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전준주와 낸시랭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 연락을 했지만 받지 않았다. 

전준주는 앞서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혼인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사실혼 관계인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나와 봐라.”면서 “500억원 자산가라는 얘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장자연 편지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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