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영화 스크린 현장

"베를린영화제 트로피도…" 집시 배우, 생활고로 사망 '충격'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2.20 17:31 수정 2018.02.20 18:20 조회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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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 배우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생활고로 사망했다.

AF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보스니아 배우 나지프 무지치가 건강 악화로 18일(현지시간) 58세에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집시 출신의 무지치는 가난한 집시 가족의 삶을 그린 보스니아 영화 '아이언 피커의 일생'(국내명 '어느 남편의 부인 살리기)에서 아이를 유산하고 입원한 아내의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기를 펼쳤다.

데뷔작이자 유작이 된 이 영화로 무지치는 2013년 베를린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비전문 연기자의 수상으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속 캐릭터의 삶과 배우의 실제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지치는 고향에서 고철을 모아 팔며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로피가 무지치의 삶을 바꾸진 못했다. 급기야 계속된 생활고로 아끼던 트로피를 4,000유로(한화 약 530만 원)에 내다 팔았다. 

생전 인터뷰에서 무지치는 "자식들이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며 “자동차는 물론 가재도구를 모두 팔았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트로피를 팔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연기가 업이 아닌 비전문 배우였기에 연기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무지치는 2014년 가족과 함께 독일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례식은 오는 21일 고향 마을 스바토바치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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