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8뉴스' 조근현, 성희롱 녹취록 공개 "여배우, 감독 자빠뜨려…"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3.02 20:47 조회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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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지망생을 성희롱한 의혹에 휩싸인 조근현 감독의 녹취록이 처음으로 공개돼 충격을 전해줬다.

2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조근현 감독이 여배우 오디션 현장에서 한 말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녹취록은 한 배우 지망생이 "오피스텔로 오라"는 조근현 감독의 말에 불안함을 느껴 현장에서 직접 녹음한 것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조근현 감독은 약 1시간 동안의 오디션에서 감독과 여배우들의 사생활에 관한 말을 80%이상했으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충무로에서 활동하는 여배우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해석하고 매도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조근현 감독은 배우 지망생에게 "이 바닥은 본능이 강한 사람(여배우들)이 살아남는다. (중략) ◆◆◆은 보조출연자였는데 영화감독들의 술자리에 끼었더라. 그날 □□□ 감독을 자빠뜨려서 이후 작품에서 여주인공이 됐다. 연이어 대형 작품에 캐스팅됐고 그걸로 게임이 끝났다."고 말했다.

또 조언이라는 명목 아래 여배우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발언도 남발했다. 조 감독은 "연기를 하는 것과 캐스팅이 되는 건 완전히 별개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연기할 기회가 주어져 자기 매력을 드러내야 하고, 타인에게 보여주려면 기회를 얻어야 한다.(중략) 감독들은 다 똑같다. 남자의 어떤 지점을 건드려 줘야 하는데 저질 감독이든 세계적인 감독이든 다 똑같다. 남자들이 원하는 건 잠자리 아니겠나. 그 여지를 열어줘야 한다. 접근하기에 좀 더 쉽고 편한 표정과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모범적이고 단정하다."고 말했다.

조근현 감독의 성희롱 의혹은 오디션에 참석한 배우 지망생들의 폭로로 불거졌다. 잇따른 증언은 나왔지만 녹취록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조근현 감독의 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하고 진지해 더 충격을 안겼다. 마치 자신이 아는 일부의 이야기가 충무로의 일반적인 현실이라고 믿는 듯 했다. 

'8뉴스' 제작진은 관련 녹취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방송용으로는 부적절한, 자극적인 내용이 있지만 미투 운동의 취지를 고려해 방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근현 감독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흥부'를 연출했다. 언론시사회 직후 성희롱 의혹을 접한 제작사는 사실을 확인한 뒤 감독을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했다.

해당 논란이 확산되자 조근현 감독은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오해지만 불쾌했으면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뒤 미국으로 떠났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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