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옥자'의 탈락과 '이카루스'의 수상…오스카와 친해진 넷플릭스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3.06 11:59 수정 2018.03.06 15:30 조회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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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옥자'는 아쉽지만, '이카루스'가 해냈다. 

다큐멘터리 영화 '이카루스'가 아카데미의 벽을 넘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

'이카루스'는 러시아 스포츠 선수들의 도핑 스캔들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를 연출한 브라이언 포겔 감독은 "넷플릭스는 훌륭한 파트너이다. 나의 프로듀서, 그리고 팀에게도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상을 위험에 처해있는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 내부 고발자)에게 드린다. 지금은 그 어떤 시기보다 진실을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내부 고발자의 용기를 독려했다.

옥자

최초의 이정표를 '옥자'가 꽂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적지 않았다. 앞서 미국 다수의 영화 매체들은 '옥자'가 올해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1차 후보에 오르는 데 그쳤다.

대신 넷플릭스 제작의 또 다른 극영화 '머드바운드'가 선전했다. 여우조연상, 촬영상, 주제가상 3개 부문에 후보 지명됐다. 모두 쟁쟁한 경쟁 상대가 있었던 부문인 만큼 수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상징적인 노미네이트였다. 인기 팝가수인 메리 J. 블라이즈는 첫 영화로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에 동시 노미네이트 됐고, 레이첼 모리슨은 여성 최초로 아카데미 촬영상 부문에 후보 지명됐다.

지난해 시상식에서도 넷플릭스가 제작한 4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하얀 헬맷'이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이 작품의 카메라맨인 칼레드 카티브는 미국 비자를 받고도 이스탄불에 구금돼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을 시작으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경우 매년 아카데미에 후보 지명될 정도로 수준급이다. 

지난해 5월 제작비 5천만 달러(약 579억원)를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최초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러나 영화제 초청을 두고 프랑스 극장협회와 갈등을 겪었다. 극장 상영을 전제하지 않은 동영상 스트리밍이 영화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을 촉발한 것이었다.   

자국인 미국은 넷플릭스 제작 영화에 관대한 편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까지 선사해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올해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카데미의 벽을 넘은 데 이어 내년에는 극영화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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