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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기자의 사건 비하인드]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은 송선미 남편 살해교사범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4.11 15:54 수정 2018.04.11 16:44 조회 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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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미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배우 송선미의 남편 고 모 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피해자의 사촌 동생 곽 모(38) 씨에게 무기징역형이 내려졌다. 11일 재판부는 “폐륜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로 사회적 격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사문서위조, 사기, 살인교사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곽 씨가 지난해 8월경 재일동포 재력가인 할아버지의 600억 원 대 국내 재산을 빼돌리려고 무단으로 소유권 이전을 강행했고, 이로 인해 할아버지와 고 씨에게 법적인 소송을 당해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자 조 모(28) 씨를 교사해 고 씨를 살해하도록 했다는 것.

지난달 고 씨 살해혐의로 징역 22년 형을 선고받은 조 씨는 검찰수사 단계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곽 씨에게 살인을 교사받았다는 구체적인 자백을 했다. 조 씨와 곽 씨는 일본에서 만난 사이로, 조 씨는 곽 씨 소유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지내며 차량을 운전할 정도로 '심복' 역할을 해왔다.

할아버지가 곽 씨의 재산 소유권 이전 등을 알아챈 뒤 고소를 진행하며 딸의 자택으로 거처를 옮겨 지낼 때 조 씨가 나서서 고 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등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 곽 씨의 '오른팔'처럼 지내며 고 씨를 감시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다가 곽 씨가 구속영장 청구 이후 조 씨에게 '고 씨를 가만두면 안 되겠다'고 하자, 20억 원의 금품 등을 약속받고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재판부에 따르면 조 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일부러 말다툼을 유발해 화가 난 것처럼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고 씨를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후 조 씨는 곧바로 지인에게 곽 씨의 명함을 건네며 '여기에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후 재판에서 조 씨는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하면 곽 씨가 변호사 비용을 해주기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선미

살인범 조 씨까지 범행을 인정했고, 검찰이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반박할 수 없는 물증 등을 내놨음에도 곽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범행을 부인했다.

곽 씨는 “기억이 없다”, “왜 그걸 나에게 묻나.”, “검사님이 뭘 의도하고 그런 질문을 하는지 알겠다.”며 거세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오히려 곽 씨는 자신을 돕던 조 씨가 등을 돌리고 고 씨에게 붙어서 돈을 요구하던 중 '을 제대로 못 받을 것처럼 하니까 살해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곽 씨가 수사 기관과 법정에서조차 허위주장을 펼치며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나 반성을 내비치지 않자, 재판부는 양형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재산상 규모는 차치하고 패륜적인 범죄를 저질러서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잃게 했음에도 사과나 반성이 없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하여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곽 씨는 판결 이후에도 표정과 몸짓으로 억울함을 드러냈다. 곽 씨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방청석으로 시선을 돌렸으며, 법정을 퇴정하기 전에는 방청석에 온 자신의 지인을 가리키며 손을 내저으며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반면 유족은 그런 곽 씨의 행동에 재판 기간 내내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송선미 등 유족은 수차례 열리는 재판에 빠짐없이 출석해 방청석을 지키면서 곽 씨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휴정 시간에 법정 밖으로 나온 유족은 “어떻게 사람으로서 이럴 수가 있나.”,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억울하고 원통하다”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엿보이기도 했다.

남편을 잃은 송선미 역시 곽 씨의 행태에 소리 없이 분노하는 모습이었다. 송선미는 밤늦도록 이어진 재판이 있는 날에도 끝까지 법정을 지켰다. 곽 씨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 곽 할아버지의 영상을 수차례 촬영해놓은 분량이 법정에서 공개되자 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기도 했다. 남편의 살인교사가 유죄 판결이 나자 송선미는 한 손으로 입을 막고 울음을 참기도 했다.

피고인 곽 씨의 아버지이자 곽 할아버지의 장남인 곽 씨는 사문서위조 및 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이, 법무사 김 씨에게는 징역 1년 6월형이 내려졌다. 김 씨가 청구한 보석 신청은 이날 기각됐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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