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스타 끝장 인터뷰

[펀펀한 현장] ‘해피시스터즈’ 배우 이시강, 그가 아줌마들의 대통령인 이유?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4.30 13:51 수정 2018.04.30 14:29 조회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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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강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아주머니들의 대통령이요? 하하하. 기분 좋네요.”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SBS 아침드라마 '해피 시스터즈'에는 시선을 강탈하는 남주인공 민형주가 있다. 7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았던 윤예은(심이영 분)을 사로잡은 로맨티스트 형주가 그 주인공. 형주는 예은을 '인어공주'라고 부르며 설레게 하기도 하고, 또 그녀를 괴롭히는 이들에게 송곳 같은 돌직구를 던지기도 한다.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때론 가슴을 뜨겁게도 했다가 시원하게도 하는 남자는 바로 배우 이시강이다.

이시강은 어디서 갑자기 찾아온 배우일까. 그는 과거 대학까지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렸다가 일본에 건너가 그룹 '키노'로 데뷔해 현지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시강은 차근히 배우로서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최근 '해피 시스터즈'에서 예은만 바라보는 형주 역을 맡은 그는 때론 '직진남'다운 남성적인 매력으로, 때론 소년 같은 눈웃음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아침 시간대를 평정하고 있다.

이시강

◆ 심이영 누나,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이시강에게 '해피시스터즈'의 형주 역은 신인에게 덜컥 찾아온 큰 기회였다. 거듭 오디션을 본 끝에 남주인공으로 파격 발탁된 것. 이시강은 “전작인 SBS '엽기적인 그녀'의 오진석 감독님이 추천을 해주셨고, 고흥식 감독님이 깊은 연륜을 통해 얻은 남다른 직관으로 저의 가능성을 보시고는 믿고 캐스팅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시강

초등학교 때는 배드민턴 선수를, 중학교 때부터는 축구선수로 활약하며 '성실함' 만큼은 누구에게 빠지지 않는 이시강이었지만, '해피시스터즈'의 남주인공 발탁된 이후 한동안 부담감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이시강은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는데, 대본 리딩을 하러 갔다가 나오자마자 매니저 형에게 '담배 있나'라고 물었다. 그 정도로 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막중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그랬던 그가 조금씩 형주에 적응하기 시작했던 건 상대역인 심이영 덕분이었다. 심이영의 사랑스러운 매력은 촬영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했다. 이시강은 평소에도 심이영을 '예은 누나', '인어공주'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시강은 “촬영을 하면서 몇 번이나 예은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다. 심이영 누나 역시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라고 되물으며 극 중 캐릭터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이시강

◆ “아줌마들의 대통령? 쑥스럽지만 즐거워”

요즘 이시강은 어딜가든 “민형주 씨 아니냐”며 환대를 받는다. 특히 여성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인다. 100회를 넘어선 '해피시스터즈'가 시청률 15%를 육박하며 인기를 끈 데다, 극 중 남편의 배신의 상처를 겪은 예은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형주가 이혼을 겪은 예은에게 “이혼은 실패가 아니다. 선택한 것이다.”라고 한 대사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줬다.

“겪어본 적은 없지만 이혼이라는 삶의 위기를 만났을 때,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제 실제 성격도 형주처럼 누군가를 좋아하면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이에요. 특히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이혼이나 나이는 전혀 문제 될 게 없기 때문에 더욱 형주의 대사에 공감했고요. 많은 분들이 이 드라마는 '판타지'가 아니냐고 하는데, 실제 저를 생각하면 이 드라마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웃음)”

실제 연애 스타일도 '직진남' 형주와 다를 바가 없다고 이시강은 살짝 공개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생기면 이벤트 해주는 걸 정말 좋아한다. 여자친구가 물건을 기억해뒀다가 주는 것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긴다.”면서 “연애할 때는 대화가 통하는 게 가장 중요해서 그런지, 공교롭게도 연애 상대가 늘 연상의 여성이었다. 그런 점도 신기할 정도로 형주와 비슷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시강
이시강

◆ “축구할 때부터 연습벌레…배우 된 것 후회 없어”

이시강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연습벌레'라는 점. 이시강은 오랜 시간 축구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운동과 자기관리는 떼래야 뗄 수 없을 정도로 몸에 배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해피 시스터즈' 촬영 기간 동안 이시강은 대본을 손에서 놓은 적이 거의 없다. 잠을 줄이더라도 대본을 여러 번 통째로 읽고, 자신의 대사는 최소 100번씩은 읽어야 마음이 놓일 정도로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서 신인배우를 중요한 배역에 파격 발탁한 거라서 초반에는 많이 불안하셨던 것 같아요. 한번은 형주의 대사가 7~8분 정도를 혼자 이어나갈 정도로 많은 분량이 있었는데, 전날 감독님께서 '필요하면 줄여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다 외워왔다'고 하고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다 외우니까, 그때부터는 저를 믿어주셨어요. 제 성실함을 이제는 믿어주시고 예뻐해 주시는 것 같아요.”

이시강

대학에서 축구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이제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화려했던 축구장에서의 활약이 그립진 않을까. 이시강은 전혀 아니라고 했다. 연기를 하는 행복에 생각하면 “더 빨리 축구를 그만둘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라고. 축구에 대한 아쉬움은 이기광, 김준수 등과 함께 하는 연예인 축구단 활동으로 풀고 있다고도 했다. 최근에는 '해피시스터즈' 이진섭 역을 맡은 강서준에게 촬영 중 틈날 때마다 축구 과외를 해주고 있다. 이시강이 인터뷰 도중 살짝 공개한 축구 실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이시강

◆ “시청률 20% 돌파하면? 자비로 팬미팅 쏩니다”

종영까지 20화를 남긴 '해피시스터즈'를 생각하면 이시강은 벌써부터 서운함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정든 스태프들과 배우들과 떨어질 생각에 허전하다는 것. 그에게 바람을 묻자 “시청률 20%를 찍어보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만약 20% 시청률을 돌파한다면 드라마와 저를 좋아해 주셨던 팬들을 모시고 '자비로' 팬미팅을 하고 싶어요. 여러 가지 생각해둔 게 있어요. 노래도 해드리고 싶고 또 즉석에서 원하는 걸 얘기해주시면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 분씩 허그도 해드리고 싶고요. 아침드라마이기 때문에 20% 돌파가 쉬운 미션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은 방송을 통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시강에게 '해피시스터즈'는 배우로서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이미 'K팝 최강서바이벌', '닥터 프로스트', '엽기적인 그녀' 등 드라마에 출연했었지만, 배우 이시강이라는 이름을 당당히 알리기 시작한 건 '해피시스터즈'가 처음이기에 그렇다고 했다. 출발선에 섰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숨을 헐떡일 때까지 전력 질주하고 싶은 마음밖에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앞으로 해보지 않은 걸 많이 해보고 싶어요. 몸을 써서 하는 건 다 자신 있기 때문에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다면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 있어요. 정글에 가면 저는 10일씩 혼자 있는 건 일도 아닐 걸요(웃음). 또 제가 최화정 누나의 팬인데, 최화정 누나가 진행하는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나가서 지치지 않는 수다 본능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잠을 못 자는 건 괜찮아요. 지칠 때까지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이시강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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