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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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스님, 숨겨진 딸 있다"…'PD수첩' 보도에 불교계 충격

강선애 기자 작성 2018.05.02 08:23 수정 2018.05.02 10:54 조회 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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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에 대한 의혹이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일 밤 방송된 MBC 'PD수첩'에선 설정스님의 학력 위조, 숨겨진 자녀, 사유재산 은닉 등과 현응스님의 성추행 및 유흥업소 출입 의혹이 다뤄졌다.

조계종의 큰 스님인 수덕사 설정스님은 서울대 출신이라 더 주목받아 왔다. 그가 서울대 농과대학 앞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고, 그가 출판한 대담집에는 '서울대학교에 들어가다'란 소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적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대에 확인한 결과 그의 본명인 '전득수'는 서울대에 입학한 사실이 없었다. 그는 서울대가 아닌 방송통신대 출신이었다.

설정스님이 한 여승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딸 전은경(가명) 씨는 설정스님의 형 호적에 올랐다. 전은경 씨는 설정스님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낸 적도 있다. 설정스님의 형, 여동생 등의 집으로 전입신고를 하며 주소지를 옮기며 살아오던 전은경 씨는 설정스님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직전 캐나다로 출국했다.

설정스님과 그의 친인척들이 전은경 씨에게 거액의 돈을 수시로 입금한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이런 은처자 의혹에 대해 설정스님은 “수덕사 주지를 하면서 많은 핏덩이들을 입양시켰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설정스님의 사유재산 은닉 의혹도 나왔다. 설정스님의 둘째 형인 전갑수 씨는 수덕사 인근 2만 5천평 토지에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세웠다. 설정스님은 박물관을 담보로 은행에서 13억원의 대출도 받기도 했다. 박물관의 땅과 건물 곳곳에 설정스님이 가등기를 해놔, 이 재산권은 설정스님에도 해당됐다. 그는 박물관을 담보로 은행에서 13억원의 대출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설정스님 측은 “박물관을 수덕사로 소유권을 넘길 것”이라 밝혔고, 실제로 박물관 명의를 수덕사로 옮기는 조치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조계종의 돈이 쓰였다.

조계종 총무원은 수덕사가 신청한 약 50억원의 집행계획을 승인했다. 수덕사는 이 돈으로 설정스님 일가가 진 35억원의 빚을 갚아주고, 나머지 돈으로 박물관을 인수할 계획이다. 결국 설정스님 일가는 조계종 돈으로 거액의 빚을 갚고, 적자를 보던 박물관도 매각하는 것. 'PD수첩' 제작진은 “가장 큰 수혜자는 설정스님과 가족들, 최종 결제자는 총무원장 설정스님 그 자신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선 해인사 현응스님의 여성 성추행과 유흥업소 출입 의혹도 제기됐다. '미투' 게시판에 현응스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글이 올라왔고, 'PD수첩' 제작진은 해당 여성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여성은 현응스님이 바람을 쐬러 가자며 대구 시내 술집으로 데려갔고, 그 후 모텔에 가서 “손만 잡겠다, 침대에 와서 누우라”더니 몸을 더듬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 여성의 제보도 있었다. 이 여성은 현응스님과 술을 마실 때 “러브샷을 하자고 하더니 '이거는 안주'라며 입에 키스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현응스님과 해인사 스님들은 대구 시내 유흥가에서 환대받는 고객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유흥업소 사장은 “왕 고객이다. 스님들이 오면 잔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응스님이 해인사 주지로 있었던 2005년부터 2008년까지의 법인카드 내역에는 유흥주점이나 고급 호텔에서 거액을 결재한 내역들이 있었다.

앞서 조계종은 'PD수첩' 방송에 앞서 방송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당했다. 이에 조계종 측은 “불교를 파괴하기 위한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예고했다.

[사진=MBC 방송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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