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미투·넷플릭스·셀카금지령"…제71회 칸영화제, 장외 이슈는?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5.08 10:24 수정 2018.05.08 10:39 조회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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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가 일흔 한 번째 축제의 개막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중요 이슈에 대해 말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영화제 메인 건물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프레모는 할리우드는 물론 전 세계 영화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과 남성 중심 영화제라는 시선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프랑스 정부 측은 칸영화제 조직위원회와 협의를 거쳤다며 영화제에 성추행과 성희롱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이 개설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언제라도 축제 기간 중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성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제스처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영화제 기간 내내 파티와 술자리가 이어지는 만큼 핫라인 개설은 성범죄 대응의 중요한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칸영화제는 오랫동안 남성 중심 영화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도 그럴 것이 매년 20편 안팎의 경쟁 부문 초청작이 발표되지만 여성 감독과 제작자가 만든 영화의 비율은 현저히 적었다.

올해 영화제의 경우에도 21편 경쟁 부문 진출작 중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3편에 불과하다. 칸 영화제 71년 역사상 여성 감독의 황금종려상(그랑프리) 수상은 1993년 '피아노'(감독 제인 캠피온)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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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모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변화하는 세계에 보조를 맞추겠다"며 "변화는 칸영화제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고, 전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상작 선정이 성별보다는 오직 예술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심사위원회의 남성과 여성 비율을 개선하고 심사위원장에 여성을 더 위촉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호주 출신의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48)이 맡았다.

프레모 위원장은 "영화는 항상 남성들의 손에 있었다"며 "앞으로는 (여성제작자들이) 더욱더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아마존에서 제작한 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프랑스 극장협회 등이 반발하고 나선 바 있다. 극장 개봉을 전제하지 않은 영화의 영화제 초청을 반대한다는 움직임이 일었고, 영화제는 올해 넷플릭스 제작 영화를 경쟁 부분에 초청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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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폐막작에 아마존 스튜디오가 제작한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를 초청해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올해 영화제 레드카펫에서는 셀카 촬영이 전면 금지된다. 이에 대해 프레모 위원장은 "셀카는 행사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 또 사람들이 핸드폰 사진에 집중하다가 레드카펫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기도 한다"며 "관객들은 스스로 보여지기 위해 칸에 오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기 위해 오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71회 칸영화제는 8일 개막해 오는 19일까지 12일간 열린다. 한국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경쟁 부문에, 윤종빈 감독의 '공작'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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