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주상욱 "차예련 7월 출산, 아빠란 말 아직 어색해요"

강선애 기자 작성 2018.05.16 16:28 조회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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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욱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지난해 배우 차예련과 결혼한 주상욱은 조만간 '아빠'가 된다. 첫 아이를 임신한 차예련이 오는 7월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에서 악역이었던 진양대군 이강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주상욱은 아내와 아이에 대한 질문에 행복한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혈육마저 죽이려던 매서운 드라마 속 이강과 달리, 주상욱에게선 가족을 아끼고 그 안에서 스스로 안정을 찾는 가장의 든든함이 느껴졌다.

주상욱은 시원시원한 성격이 매력적인 사람이다. 어떤 질문을 하든 빼는 게 없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더라도, 당당하고 솔직한 답변을 들려준다. 연기나 작품에 관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자신있게 생각을 털어놓는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이미 수많은 고민을 거쳐왔기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기에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자신이 연기한 이강처럼 상남자다운 기질을 갖춘 반면, 훨씬 더 따뜻하고 솔직한 성격의 배우. 아빠가 된다는 게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인 주상욱을 만났다.

주상욱

Q. '대군'이 시청률 5%라는 TV조선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끝났다. 드라마를 무사히 마친 소감을 듣고 싶다.

주상욱: 즐거웠다. 여러가지 면에서 참 편안했던 촬영이었다. 캐릭터가 신선했고, 그걸 풀어내는 작업이 재미있었다. 특히 왕 역할을 연기한 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위에서 군림하며 내 말을 모두가 따른다는 게, 은근히 기분 좋았다.(웃음) 그래서 배우들이 왕 역할을 하나보다. 왕만이 가진 매력이 있더라.

Q. 왕을 연기한다는 게 '대군'을 선택한 이유였나.
주상욱: 전부터 사극에서 왕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사극의 의상이나, 수염분장 같은 게 멋있어 보였다. 그런 걸 언제 해보겠나. 사극을 할 수 있다는 건, 배우한테도 좋은 추억이자 영광이라 생각한다. '대군'이 사극이고, 내가 연기할 이강이 왕 자리에 오르는 인물이라 해서 출연을 결정했다. 이강이 악역이란 점에서 조금 고민하기도 했는데, 악해지는 명분이 확실한 캐릭터라 매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Q. 이강은 왕실에서 버림받았다는 상처, 동생에 대한 열등감, 자기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잘못된 욕심, 사랑과 집착 등 다양한 감정에 사로잡힌 악인이었다. 캐릭터를 잡아 나가는 게 어려웠을 거 같다.

주상욱: 감정표현이 어려웠다기 보단, 이 캐릭터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확실치 않아 고민이 많았다. 내가 어떻게 연기하냐에 따라 캐릭터가 다르게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슬프다고 울고 기쁘다고 웃는 게 아니었다.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잘 모르겠는 상황에 놓이고, 내가 그 신에서 순간 어떻게 연기하냐에 따라 이강의 다음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연기할 때 조심스러웠다. 작은 표정 하나, 대사 하나를 허투루 하지 않고, 감독님과 계속 대화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초반엔 내가 이강을 제대로 연기하고 있는 게 맞나 확신이 없었는데, 시청자 반응이 좋아 거기서 힘을 얻었다.

주상욱

Q. '대군'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 때 보면, 항상 자신감이 충만했다. 시청률 5% 돌파를 자신하며 공약을 걸기도 했고. 그 정도로 작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건가?

주상욱: 매 작품마다 자신감은 늘 넘친다. 결과가 안 따라와서 그렇지.(웃음) 배우는 어떤 상황에서든 확신을 갖고 연기해야 한다. 그게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자기 나름의 확신은 있어야 한다. 시청률도 마찬가지다. 전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시청률 질문을 받으면 잘 나올 거라 말한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의 표현이다. '대군' 시청률 공약으로 5%를 걸긴 했지만, 솔직히 진짜 달성할 지 몰랐다.

Q. 왕자리를 탐냈던 이강은 결국 죽음을 맞았다. 그런데 남에 의한 게 아닌, 스스로 택한 죽음이었다. 이런 결말은 만족하나?
주상욱: 너무 마음에 든다. 이게 가장 이강다운 행동이었던 거 같다. 캐릭터의 결말을 짓는, 정점을 찍는 죽음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하지만 내 연기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이강이 죽는 장면을 시간 여유가 없어서 한 번에 다 찍었다. 그래서 좀 더 시청자의 마음에 와닿게 연기를 못 한 거 같다. 특히 이강이 죽으면서 “그 누구도 날 위해 울지 마시오”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걸 내가 제대로 못 살렸다. 하필 제일 중요한 신을 만족스럽지 않게 연기해 아쉽다.

Q. 이강은 자현이란 여인과 왕권을 두고 동생인 은성대군 이휘와 대립했다. 이휘 역의 배우 윤시윤, 자현 역의 진세연, 두 후배 배우들과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주상욱: 시윤이와는 편하게 연기했다. 그만큼 서로를 믿은 거다. 상대방이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해 줄 거라는 믿음이 있으면 자신의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시윤이와의 연기가 그랬다. 그래서 호흡이 좋았다. 세연이는 대사량이 굉장히 많은데 단 한 번도 대사를 틀리는 걸 본 적이 없다. 그 정도로 하려면, 정말 하루종일 대본을 붙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근성있고 집중력이 좋은 배우다. 시윤이나 세연이나 둘 다 정말 착하고 순수하다. 그래서 촬영장이 항상 즐거웠다. 그 친구들은 분명 배우로서 더 잘 될 거라 확신한다.

주상욱

Q. 이강의 아내, 윤나겸 역의 류효영과는 어땠나?

주상욱: 효영이와의 작업도 재미있었다. 사실, 효영이가 초반엔 많이 힘들어했다. 사극이 현대극과 발성도, 대사톤도, 호흡도 다 다르다. 효영이가 연기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다보니, 초반엔 그걸 힘들어하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많이 물어보곤 했다. 근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효영이가 사극연기를 편하게 잘 해내더라.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스스로 노력했겠나. 그런 노력을 할 줄 아는 배우라면, 앞으로도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Q. 후배들에 대한 칭찬이 대단하다. '대군' 촬영장이 정말 즐거웠나 보다.
주상욱: 이번 작품은 참 즐겁게 임했다. 강이란 캐릭터가 나한테도 신선했다.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의 답답함이, 이번 강이를 통해 뻥 뚫렸다. 연기가 즐거웠다. 이런 적이 많지 않은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즐거웠던 작품이다.

Q. 그 '답답함'이란 건, 어디에서 오는 건가.
주상욱: 내가 나름의 해법을 찾지 못했을 때, 도무지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모를 때 오는 답답함이다. 그럴 땐 진짜 힘들다. 사실 모르겠으면 그냥 넘어가면 된다. 어차피 드라마에 그 한 신만 있는 게 아니니, 그냥 애매하게 연기하면 된다. 근데 그런 게 쌓여 결과로 돌아온다. 그냥 그런 드라마로 남는 거다. 거기서 오는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군'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내 생각대로 연기를 하고, 그게 맞다고 시청자가 반응해주는 것에 대한 통쾌함이 있었다. 시청자의 호응과 칭찬,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Q. 2007년 MBC '에어시티' 때부터 10년 넘게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쉼없이 달려온 이유가 있나.

주상욱: 그 당시엔 조급함이 있었다. 군대에 다녀온 후 나이가 28, 29세 정도 됐는데 인지도 없는 신인이다 보니 빨리 뭐라도 해야 했다. 시간은 없고, 빨리 자리는 잡고 싶고. 그러다보니 조급한 마음에 기회만 된다면 계속 뭐든 했다. 한 작품이 끝나는 시기와 다음 새 작품이 들어가는 시기가 몇 주 겹친다 해도, 그냥 하겠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정말 쉬지 않고 일을 많이 했다. 난 그게 맞다고 본다. 특히 신인이라면, 많이 해봐야 한다.

주상욱

Q. 지난해 배우 차예련과 결혼했다. 결혼 전과 후, 배우로서 달라진 게 있나.

주상욱: 연기적으로는 분명 성장한 거 같다. 갑자기 연기력이 좋아졌다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할 때 집중이 더 잘 된다. 그게 마음에 안정감이 생겨서 인 것 같다. 연기할 때 잡생각이 안 들고 불안감이 없어지더라. 확실히 결혼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다.

Q. 차예련의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빠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주상욱: 7월말이 출산 예정일이다. 그동안 작품하느라 시간이 없었으니, 당분간은 아내와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려 한다. 아직 '아빠'란 단어가 어색하다. 떨리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태명이 '대순'인데, 대순이가 뭘 닮았으면 좋을지, 뭘 안 닮았으면 좋을지, 그런 걸 아내와 이야기하곤 한다.

Q. 아빠가 된 후, 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
주상욱: 소소한 것들을 꿈꾼다. 아이와 식당에 가서 옆에 나란히 앉아 같이 밥을 먹고, 차량 뒷자석에 카시트를 달아 아이를 태우고 어딘가를 함께 가고. 그런 부모와 아이의 일상적이고 소소한 그림들이 부러웠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주상욱: 예전부터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한결같이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대답한다. 그게 대중한테 인정받는 것 같다.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아직도 멀었다. 모든 사람이 연기로 인정해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사진제공=윌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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