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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이소윤 집단 성추행 피해 호소…결국 경찰 수사착수

강선애 기자 작성 2018.05.17 11:17 수정 2018.05.17 11:19 조회 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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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유명 유튜버 양예원이 3년 전 피팅모델로 촬영하던 중 성추행과 협박을 당했고 당시 찍힌 신체 노출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돼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 가운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양예원이 동료 이소윤과 이런 피해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양예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꼭 한 번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며 성범죄 피해사실을 고백하는 영상과 글을 공개했다.

양예원에 따르면, 그는 배우를 꿈꾸던 3년 전, 피팅모델 알바에 지원해 '실장님'이란 사람의 연락을 받고 한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거기서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고 “일단 5회 정도만 촬영을 해보자. 촬영은 평범한 콘셉트 촬영인데 여러 콘셉트가 있지만 가끔은 섹시 콘셉트도 들어갈 것”이란 설명을 들었다. “연기를 할 거면 천의 얼굴을 가져야 한다. 여러 콘셉트로 찍는 건 연예인들도 그렇게 한다. 연기를 한다 하니깐 내가 그 비싼 프로필 사진도 무료로 다 찍어줄 거고, 아는 PD와 감독도 많으니 잘하면 그분들께 소개해주겠다”는 '실장님'의 말에 양예원은 덜컥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이후 실제 촬영 당일, 다시 스튜디오를 찾아간 양예원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그 실장님께선 문을 자물쇠까지 채워 걸어 잠갔다. 철로 된 문이였고 도어록으로 문이 한번 잠긴 것을 또 한 번 손바닥만 한 자물쇠로 걸어 잠갔다. 그리고 스튜디오 안에는 20명 정도 돼 보이는 남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때부터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는 양예원. 밀폐된 공간에서 '실장님'은 양예원에게 포르노에 나올 법한 성기가 보이는 속옷을 갈아입으라고 강요했다. 거부하는 양예원에게 실장은 “너 때문에 저 멀리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냐, 저 사람들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할 거다. 고소할 거다. 내가 아는 PD, 감독들에게 다 말해서 널 배우 데뷔도 못 하게 만들어버릴 거다”라며 협박했다.

무서운 마음에 결국 속옷으로 갈아입었다는 양예원은 “20명의 아저씨들이 절 둘러싸고 사진을 찍으면서 한 명씩 포즈를 요청했다. 그리고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다가와 여러 사람이 번갈아 가며 제 가슴과 제 성기를 만졌다. 너무 무서웠다. 소리도 지를 수 없었고 덤빌 수도 없었다. 머릿속에는 딱 한 가지 생각만 있었다. 여기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죽을 수도 있겠구나. 강간만큼은 피하자, 말 잘 듣자. 여기서 꼭 살아서 나가자..라는 생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촬영을 가장한 성추행을 당한 양예원은 집에 돌아온 후 앞으로 더이상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실장님'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실장은 “네가 이미 사인하지 않았냐, 다음 회차들 회원들 다 예약되어있는데 어쩌라는 거냐, 손해배상 청구하면 너 감당 못 한다, 너 이미 찍힌 사진들 내가 다 가지고 있다”며 협박했다. 결국 양예원은 다섯 번의 촬영을 강행해야만 했다.

끔찍한 기억을 안고, 혹시라도 인터넷에 사진이 퍼졌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배우의 꿈조차 접고 3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양예원은 지난 8일 한 음란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진이 유포됐다는 걸 발견했다. 이후 그는 충격에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려 했다.

양예원은 “괜찮다. 넌 피해자다”라고 말해주는 남자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격려에 용기를 얻고 신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용기 내어 이 사건에 대해 세상에 알려 조금이라도 피해자를 줄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나쁜 사람들을 잡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사람들이 더 이상 그런 짓을 못하게 막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예원은 자신과 친한 배우지망생 언니 또한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의 '친한 언니'이자 또 한 명의 피해자라는 이소윤 역시 양예원의 게시글에 실명으로 답글을 다는 형태로 자신의 피해사실을 전했다.

이소윤은 “저는 예원이가 영상에서 언급한 친한 언니이자 같은 배우지망생 이소윤이다”라며 “저 역시 같은 방법으로 똑같이 당했고 예원이 덕분에 큰 용기를 내게 되었다. 더 많은 피해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저도 너무너무 무서웠고 부끄러웠고 떨렸다. 하지만 숨는 게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희는 꿈을 져버렸고 정말 어떤 사람도 못 만나겠으며 지금도 너무 무섭고 떨린다. 저희를 도와달라. 연락주시길 바란다. 이 악몽에서 벗어나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이런 피해내용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이 언급한 '실장'이란 사람을 중심으로 혐의점을 조사할 방침이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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