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②]"샤워 후 맥주 한 캔"…정해인, 소확행을 아는 남자

강선애 기자 작성 2018.05.28 07:55 수정 2018.05.28 09:19 조회 1,042
기사 인쇄하기
정해인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스브수다①에서 계속.

2018년 봄, 대한민국을 달군 단 한 명의 남자 배우를 꼽는다면 단연코 정해인이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손예진 분)의 연하 남자친구 서준희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내며 '대세 중에 대세'로 떠오른 정해인. TV를 켜면 그가 출연한 광고가 쏟아지고, 주변엔 “정해인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다”는 여성 팬들이 넘쳐난다.

맑고 순수한 느낌의 얼굴, 웃을 때 드러나는 이른바 '멍뭉미', 다부진 몸매, 여기에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걸 수 있는 순정까지. 정해인의 비주얼에 입혀진 서준희란 캐릭터는 여성들이 바라는 환상 속 남자친구 그 자체였다. 그래서 여심은 정해인에게 빠졌다. '정해인 신드롬'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드라마 속 정해인이 더 매력적인 남자로 보인 이유는 상대역 손예진과의 달달한 케미가 부러움, 혹은 대리만족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정해인과 손예진이 소화한 서준희와 윤진아는 사랑을 시작하고, 뜨겁게 불타올랐다가, 주변 반대로 인해 헤어지고 다시 재회하는 순간까지, 연인들의 사랑의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들이 실제로 사귀면 좋겠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올 정도로, 정해인과 손예진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예쁜 커플이었다.

생애 첫 멜로 주연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배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정해인. 드라마를 끝낸 소회부터 '멜로 여신' 손예진과의 호흡,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와 뜨거운 인기에 대한 속내까지. 정해인에게 모든 것을 물었다.

정해인

Q.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대세'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기분이 어떤가.

정해인: 도망치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대세란 말은 적응이 안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

Q. 친구나 부모님, 주변에서도 반응이 뜨겁지 않나?
정해인: 드라마를 잘 안 보던 주변 남자 친구들이 이 드라마는 챙겨보더라. 거기서 일단 놀랐다. 부모님은 정말 좋아하신다. 얼마 전에 어머니가 주변 감사한 분들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한 후 제 신용카드로 결제하셨다. 거기서 또 감사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저희 부모님은 가족외식 때 제가 계산하려 하면 늘 말리시던 분들이다. 근데 이젠 제가 계산하려 하면 “그래 잘 먹었다, 해인아”라고 하신다. 그게 너무 뿌듯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맛있는 음식 한 끼를 대접할 수 있다는 거,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느꼈다.

Q.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함께 연기했던 배우 이종석, 신재하와 친한데, 그들은 어떤 말을 해주던가.

정해인: 종석이도 재하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건강 잘 챙기면서 하라고, 그런 따뜻한 응원의 말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됐다.

정해인

Q. 서른한 살의 인간 정해인은 어떤 것에서 행복을 느끼나.

정해인: 전 일상의 사소함이 주는 행복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촬영을 잘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샤워 후에 맥주 한 모금 마실 때의 행복감, 친한 친구와 동네에서 고기 구워 먹을 때의 행복감. 이런 게 어마어마한 행복인데 많이들 놓치고 산다. 전 오늘 하루가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 그런 것들은 스스로를 너무 힘들 게 만든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생각한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자' 라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침대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며 체크한다. 전 지금도 행복하다. 오늘 아침에 샵에 갔다가 옷을 갈아입을 때도 행복했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상황도 행복하다. 지금 하는 말이 나중에 많은 사람들한테 전달되는 거니, 이 시간이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 아닌가. 스마트폰에 그날그날의 감정을 일기처럼 기록하는데, 요즘은 매사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이야기밖에 없다.

Q. 서준희는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사랑에 있어서, 정해인은 어떤 남자인가?
정해인: 저도 사랑에 올인하는 타입이긴 한데, 그렇게 준희처럼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뭔지,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아직은 그런 사랑을 해본 적 없는 거 같다.

Q. 사랑에 대해 가치관이 바뀐 건가?

정해인: 사랑에 대한 정의가 스스로 바뀌었다. 우선 여자와 남자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 거다. 더 많은 소통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용기도 필요하고, 더 솔직해져야 한다. 이 작품을 하며 진짜 연애가 뭔가, 내가 진짜 연애를 했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20대 때 했던 제 예전 사랑들도 그 나이대와 그 가치관에 맞는 진짜 연애였을 거다. 하지만 인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발전하고 성숙해지는 법이니, 앞으로의 진짜 연애가 기대된다.

정해인

Q. 배우로서는 20대와 30대에 차이가 있는가.

정해인: 묵묵히 감사한 길을 걸어가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지금은 그 위에 책임감이 더 따르는 거 같다. 배우는 명함이란 게 없는데, 제 연기가 명함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부담일 수도 있지만, 좋은 부담감이라 여기고 있다.

Q. 큰 인기와 명성을 얻었다. 동시에 이는 작은 실수만 해도 의도치 않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위치라는 이야기다. 최근에 이른바 '센터 논란'도 있었다.
정해인: 그 또한 배우가 감내하고 해결해야 하는 숙제다. 물론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무서움과 공포는 있다. 하지만 계속 부딪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주변을 살피고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 조심하고 더 겸손하고.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Q. 자기 기사나, 악성 댓글 같은 건 보는 편인가?
정해인: 기사도 보고 댓글도 본다. 보기 싫다고 눈 감고 귀 닫고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의사의 표현이라면, 악성 댓글도 존중해야 한다. 거기에 스스로 크게 동요하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다. 앞으로도 평생 노력할 거다. 그게 제 일이다.

Q. 그런 생각은 어떻게 갖게 된 건가.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정해인: 연기를 하고 배우를 직업으로 삼으며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절 사랑해주시는 분이 있다면, 절 사랑하지 않는 분도 있는 거다. 어떻게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겠나. 그 또한 배우가 가져가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제가 주어진 것을 묵묵히 차분하게, 연기적으로 보여드리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정해인

Q.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잘 마쳤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정해인: 영화, 드라마, 한정 짓지 않고 최대한 많은 시나리오를 읽어보려 한다. 지금 이 시기에 더 많이 읽어보고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에 차기작을 정해서 빨리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Q. 하고 싶은 장르는 있나?
정해인: 좋은 작품, 제 연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어떤 장르든 상관없다.

Q.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정해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정해인: 정말 행복하게 촬영했던 작품이라, 어떤 형용사로도 표현이 안 된다. 시간이 많이 흘러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다시 찾아보고 싶은 스스로의 작품일 거 같다. 드라마 OST였던 'Something In The Rain'이나 'Stand By Your Man'을 들으면, 2018년의 봄이 확 생각날 거 같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