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반소영-이시강 “둘 다 노력파 독종…OK사인 나면 눈물 뚝뚝”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5.29 11:12 수정 2018.05.29 14:10 조회 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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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소영 이시강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주요 배역에 신인 배우들을 파격적으로 캐스팅했던 SBS 드라마 '해피 시스터즈'가 15%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에 불이 붙는 배우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신인배우 반소영과 이시강이었다.

처절한 악녀 조화영을 제대로 보여준 반소영은 '국민 악녀'가 됐고, 그런 화영을 응징하며 윤예은(심이영 분)을 사랑해줬던 이시강은 '아주머니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게 됐다. 촬영장에서 '독종'으로 손꼽혔던 두 사람. 반소영과 이시강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은 '해피 시스터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이시강
반소영

◆ “첫 만남부터 서로 독종임을 알아봤죠”

원조 얼짱에서 배우로 거듭난 반소영과 축구선수에서 한류 아이돌 키노의 멤버, 그리고 배우로 변신한 이시강은 모두 '절박함'을 가지고 드라마에 임했다. 그래서일까. 두 사람은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말도 놓지 않을 정도였다. 한 살 차이인 두 사람이 말을 놓고 친구처럼 지낸 건 드라마 종영이 가까워오면서부터였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렸던 '앙숙' 반소영과 이시강의 첫 만남은 수영장에서였다. 아침부터 시작돼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던 수영장 장면을 함께 촬영한 두 사람 서로에게 “독종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영장에서 접영만 10바퀴를 넘게 했어요. 물을 마시지 못할 정도로 탈진을 했죠. 그래도 감독님께서 '다시'라고 하면 물에 들어갔어요. 온몸이 벌겋게 될 정도로 수영을 했죠. 그런데 시강 씨는 더 하더라고요. 심지어 그 장면을 위해서 수영을 배워왔대요.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진짜 '독하다' 생각했어요”(소영)

“수영을 전혀 못 했는데 그 장면을 위해서 2달 동안 매일 수영을 배웠어요. 친한 친구가 수영 선수라서 수영을 가르쳐줬어요. 접영, 퀵턴, 백턴, 다이빙까지 배우고 촬영에 들어갔어요. 남자인 저도 힘들었는데 소영 씨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둘이 맞붙는 장면이 있었는데 서로 다 숨을 헉헉 쉬었어요.”(시강)

반소영
이시강

◆ “'대본을 먹으면 외워질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해피 시스터즈'는 사이다 같은 찰진 대사가 많았다. 긴 대사를 다 외워야 하는 배우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유독 노력파로 손꼽혔던 두 사람은 대본 나오는 날마다 밤을 꼴딱 새우기 일쑤였다. 이시강은 아예 대본을 통째로 외우는 열정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어렵게 캐스팅이 확정이 됐기 때문에 굉장히 절박했어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죠. 대본을 통째로 외웠어요. 지난 7~8개월 동안 잠자는 건 포기했어요. 민형주의 독백이 대본 15장 정도가 될 때도 있었는데 NG 나지 않게 다 외워갔죠. 감독님이 그 모습을 보고 놀라시면서 저에 대해서 믿어주셨어요.” (이시강)

“시강 씨는 얼굴만 보면 안 그럴 것 같은데 정말 독해요. 대본을 통째로 다 외워오는 걸 보고 정말 놀랐죠. 형주의 유행어가 '다 외웠다'였어요.(웃음) 그 모습을 보니 더 경쟁이 붙어서 다들 열심히 대사를 외워갔죠. 저는 그렇게 잘 외우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이 대본을 먹으면 외워질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배우들끼리 함께 밥 먹자고 만나도 서로 말도 없이 대본 보느라 후끈후끈해질 정도였어요.”(반소영)

반소영 이시강

◆ “마주치면 으르렁…OK사인 나면 눈물이 뚝뚝 흘렀죠”

극 중 화영은 예은을 괴롭히고, 형주는 화영에게 '사이다 응징'을 해줘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줬다. 반소영과 이시강의 케미는 한마디로 불꽃이 튀었다. 두 사람이 으르렁거릴수록 긴장감도 높아졌다. 두 사람은 모두 “어떻게 하면 서로를 더 열 받게 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감독님께서 화영과 형주가 싸우는 걸 좋아하셨어요. 집에서 '어떻게 하면 화영이를 더 화나게 할 수 있을지' 표정과 말투를 연구했어요. 화영과 형주가 엔딩 장면을 촬영할 때가 많았는데, 1분 가까이 서로 노려보거든요. 둘 다 눈 깜빡하지 않으려고 더 무섭게 노려봐요. 'OK사인'이 들리면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요.”(이시강)

이시강
반소영

“저도 어떻게 하면 시강 씨에게 더 타격을 줄까 생각 많이 했어요. 일부러 저희 둘은 평소 말도 잘 안하고, 리허설도 안했어요. 본 촬영 때 불꽃 튀는 감정을 잘 살리려고요. 상은(한영 분) 결혼식 장면에서 화영이 진섭과 바람피우는 걸 형주에게 들키거든요. 최대한 표독스럽게 '당신 날 알아요?'라고 했어요. 시강 씨와 상의해서 애드립으로 서로에 대한 모진 말도 많이 연구했죠.”(반소영)

이시강 반소영

◆ “악녀 화영, 로맨틱 형주…실제 성격이요?”

극 중 화영과 형주는 정반대의 인물이었다. 반소영은 한 가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서 예은을 괴롭히던 악녀, 이시강은 그런 예은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해주며 아주머니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던 로맨틱 남성이었다.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이시강은 식당에 갈 때마다 아주머니 팬들의 환호가 이어져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반면 반소영은 차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촬영하다가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께서 팬이라며 맛있는 걸 많이 챙겨주셨어요. '아주머니들의 대통령'이라는 얘기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친구 어머님들도 팬이라고 따로 연락을 주시는 것도 많았고요. 꽃 배달, 떡 케이크 등 생일 때 아주머니 팬들께서 정말 많은 걸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었어요.”(이시강)

이시강
반소영

“사실 저는 70~80부 이후부터는 무서워서 밖에 못 돌아다녔어요. 60부 전까지는 돌아다녀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셨는데, 어느 순간부터 차가운 눈초리가 느껴졌어요. 한번은 엄마와 마트에 갔는데 주위에서 싸늘하게 지켜보시던 분이 '화영이 맞죠? 너무 나빴어'라고 하고 가셨어요. 또 길에서 '너 진짜 나쁘다.', '바람피우지 마'라고 하셨던 분들도 있고요. 그래도 알아봐 주셔서 감사했어요.”(반소영)

이시강 반소영

두 사람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반소영은 이시강에 대해서 “드라마 속 민형주와 참 흡사하다.”고 말했다. 반소영은 “시강 씨는 한 마디로 자기 여자한테는 참 잘할 것 같은 스타일”이라면서 “심이영 언니나 아역 수지에게도 정말 다정다감하게 했다. 결혼하면 정말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될 것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시강은 반소영과 조화영은 전혀 다른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시강은 “소영 씨는 셀 것 같은 이미지지만, 성격이 털털하고 또 굉장한 '집순이'다.”라고 설명한 뒤 “정말 성실하고 화영처럼 화를 내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막말을 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여성스럽고 주위 사람에게 친절하다.”고 말했다.

반소영

◆ “아직 '해피 시스터즈'를 떠나보내는 게 아쉬워요”

'해피 시스터즈' 120회를 모두 마친 반소영과 이시강은 모두 아쉬움이 한가득이었다. 반소영은 “마지막 회를 보고 펑펑 울어서 눈이 다 부었다.”고 말했고, 이시강은 “마음이 허전할 것 같아서 강서준 형과 함께 마지막 편을 시청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걸 쏟아부었던 만큼 허전함도 크다고 말했다.

“화영이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인물이어서 그 타당성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을 받아본 적도, 그래서 줄지 몰랐던 화영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죠. 참 안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걸 쏟아부은 인물을 연기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정말 즐거웠어요. 이 귀한 경험이 앞으로 5~6년 동안 제가 연기하며 힘든 일이 생겨도 포기하지 않을 힘이 될 것 같아요.”(반소영)

이시강 반소영

“민형주로 살면서 더 민형주스러워졌어요. 그래서 민형주를 떠나보내던 마지막 회 방송 날 마음이 많이 아팠나 봐요. 2012년부터 배우 일지를 쓰고 있어요. 감독님께 받은 디렉팅이나 느꼈던 걸 다 기록해 두고 있거든요. 최근에 2012년에 썼던 걸 다시 읽어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민형주도 배우 일지에 꼼꼼히 적어놨어요. 조바심을 갖지 않고 다음 기회가 왔을 때 이 귀한 경험을 토대로 더 진정성 있게 배우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해피 시스터즈'는 이제 시작인걸요”

신인배우로서 파격적인 비중의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이시강과 반소영. 두 사람은 이제 아쉬움을 털고 또 다른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대중과 친숙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해피 시스터즈'를 하면서 연기의 본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거든요. 언제 어디에 나오더라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가 더 사랑스럽고 재밌어졌어요. 많은 역할을 다양하게 하고, 대중에게도 익숙하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반소영 이시강

“스스로 미녀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쁜 배우분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저는 '채널을 돌리고 싶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은 말로 하면 '흡인력 있는 배우'라고 해야 할까요. 이미 각오를 했기 때문에 또 악역이 들어오면 열심히 할 것이고요, 비중이 크든 작든 가리지 않고 도전해볼 거예요. '저 배우가 나오면 왠지 더 보고 싶어져'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시강 반소영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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