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방송 방송 인사이드

[손재은의 빅매치]이미숙VS박지영, 서숙향의 페르소나

작성 2018.06.06 09:24 수정 2018.06.06 16:40 조회 874
기사 인쇄하기
이미숙 박지영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에서도 페르소나는 존재한다. 다만 '영화는 감독 놀음,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는 시쳇말이 있듯이 브라운관에서는 감독이 아닌 작가가 페르소나를 통해 작품관을 대변한다.

최근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극본 서숙향, 연출 박선호)에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이미숙과 박지영은 서숙향 작가의 페르소나로 불린다.

이미숙과 박지영은 서숙향 작가와 각각 '미스코리아'. '로맨스타운'을 통해 인연을 맺은 후 '질투의 화신'에 이어 '기름진 멜로'까지 동반 출연해 찰떡 호흡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에 두 사람을 손재은의 빅매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이미숙 박지영

# 이미숙
이미숙은 '기름진 멜로'에서 어리숙한 사모님이자 단새우(정려원 분)의 엄마 진정혜와 의문의 할머니로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진정혜를 통해 세상 물정에 어둡고 빈틈이 많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순수한 모습을, 정체불명 할머니를 통해서는 두칠성(장혁 분)의 주위에서 당당하게 껌도 팔고 욕도 하며 미스터리를 담당해 극과 극 매력으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미스코리아'나 '질투의 화신'을 통해서는 언제나 당당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자랑했다. '미스코리아'에서는 다년간에 걸쳐 미스코리아 진을 배출해온 업계의 명장 마애리 역, '질투의 화신'에서는 밤 12시 마감 뉴스를 단독 진행하는 기자 출신 여자 앵커 계성숙 역으로 독보적인 걸크러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그로 인해 '기름진 멜로' 속 진정혜의 옷을 입은 이미숙은 새롭다. 우아하고 고상한 말투와 소녀 감성을 느끼게 하는 스타일링은 기존 이미숙과는 다른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 하지만 의문의 할머니를 연기할 때는 또 다른 얼굴로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이미숙 박지영

# 박지영
박지영 역시 '기름진 멜로'에서 채설자 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자랑한다. 채설자는 '헝그리 웍'의 칼판 능력자이자 전직 단새우의 집 가사도우미. 남자보다 더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를 위해 데뷔 이래 처음 연변 사투리를 도전한데 이어 칼질 연습까지도 감행해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박지영은 '로맨스 타운'에서 말투며 행동이며 농염한 가사도우미 오현주 역을 맡았다. 오현주 역을 통해 사회에 대한 불만, 욕심과 허영이 많은 모습과 더불어 이혼해 만날 수 없는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질투의 화신'에서는 아나운서 국장 방자영 역으로 분해 여성미와 함께 계성숙(이미숙 분)과 다른 카리스마로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미숙과 마찬가지로 '기름진 멜로'의 채설자는 그간 박지영이 연기해온 역할과는 사뭇 다른 노선이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주방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거침없이 다가가 키스하는 팜므파탈 매력까지 발산하고 있다.  

이미숙 박지영

# 붙이는 말
이미숙과 박지영은 서숙향 작가와 연거푸 호흡을 맞추며 최고의 궁합을 자랑해 왔다. 서숙향 작가 특유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B급 병맛 코드를 누구보다 유쾌하게 표현해 극의 재미를 높였다.

특히 '질투의 화신'에서는 같은 남자와 결혼해 딸을 두고 으르렁거리고, 또 다른 남자를 동시에 좋아하게 돼 영원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더니 결국엔 같은 취향에 소울 메이트가 돼 드라마를 환기시키기도 했다.

이미숙은 원조 걸크러시 다운 카리스마를 자랑한다면 박지영은 그보다 여성미를 강조한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기름진 멜로'에서는 서로 바꿔 입은 듯한 역할로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는 상황. 각자 주무기를 내려놨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작품으로 켜켜이 쌓아 올린 관록의 연기로 대체불가 배우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서숙향 작가의 페르소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진=SM C&C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