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뮤지컬 ‘얼쑤’ 박정은 “판소리 당나귀? 다큐멘터리 보며 연구했죠”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6.10 11:31 조회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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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배우 박정은은 한국 단편 소설들을 엮은 뮤지컬 '얼쑤'에서 이야기꾼 판소리 당나귀(판당) 역으로 출연했다. 사랑스럽고 재기발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도 구성지게 소리를 하는 모습은 배우 박정은의 매력을 반짝이게 했다.

'얼쑤'에서 박정은의 판당 역 캐스팅은 우연처럼 이뤄졌다. 우 연출이 판소리를 하는 배우를 수소문 하던 차에 박정은과 만나게 된 것. 박정은의 예쁜 외모를 본 우 연출이 다른 역할을 제안했지만, 박정은이 “연출님 저, 사실은 좀 독특해요”라고 말해 판당 역으로 낙점됐다.

결과적으로 박정은의 캐스팅은 신의 한수였다. 공연 1시간 50분 동안 박정은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판당 그 자체다. 이런 모습을 만들기까지 남다른 노력도 있었다.

“유튜브로 실제 당나귀 영상도 많이 찾아봤고, 다큐멘터리도 많이 봤어요. '슈렉'의 동키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뻔한 당나귀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세명의 당나귀가 합을 이루는 것이니까, 영화 '밀리언즈'나 '라이언킹'의 하이에나도 참고를 했어요. 그렇게 고민해도 잘 안될 때는 배우 조현식 씨가 많이 조언을 해줬어요.”

얼쑤

또 하나 '얼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박정은의 판소리. 고등학교 때까지 판소리를 했다는 박정은의 소리는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과 음악과 어우러져 '얼쑤'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얼쑤'를 연습할 때 구성이나 민요,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어요. 증조할머니가 명창이셨거든요. 엄마의 꿈이 소리꾼이어서 예고를 가긴 했는데, 연기가 좋아서 진로를 바꿔 배우가 됐어요. 이 공연을 통해서 그 때 배웠던 게 빛을 발했어요. 또 서울예술단에서 공연하면서 했던 경험과 그동안의 제가 했던 모든 걸 '얼쑤'에 쏟아 부었어요.”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은 '얼쑤' 팀워크에 큰 도움이 됐다. 행여 배우들이 지치고 힘들 때 박정은은 엉뚱한 돌직구 소통법으로 더욱 동료애를 끈끈하게 했다.

박정은은 공연 내내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 뜻밖의 실수를 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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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순조롭게 정말 잘 돼서 기분 좋게 연기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대사를 해야 하는 타이밍인데, 남자 당나귀로 출연한 배우가 대사를 잊은 줄 알고 아예 '왜 대사를 안하냐'며 제가 장면 하나를 날려버렸어요. 그날 그 친구가 생일이었고, 그 친구의 지인들도 참 많이 보러왔던 날이었거든요. 그 친구 당황한 표정이 고스란히 다 드러났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선물을 주게 돼서 미안했어요.”

이밖에도 박정은은 최광제 배우의 각종 생리현상 때문에 괴로웠다는 얘기를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정은에게 '얼쑤'는 배우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고 강조했다.

“저를 비롯해 배우들 중에서 이제 공연을 그만두려고 했던 사람들이 몇 명 있었어요. 나이 더 먹기 전에 다른 일을 해보자 하는 마음을 거의 먹고 있었던 거죠. 그런 친구들이 '얼쑤'를 통해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용기와 꿈을 갖게 됐어요. 그 이상의 더 큰 행복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요. '얼쑤'는 우리가 잊을 뻔한 것들을 되찾게 한 공연이었고, 만약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꼭 '얼쑤'를 봐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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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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