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영화 스크린 현장

[종합] "욕먹을 각오 했다"…'장르 마스터' 김지운의 실험 '인랑'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6.18 12:15 수정 2018.06.18 13:37 조회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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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더 욕먹는다는 생각으로 했다."

18일 오전 서울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인랑'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지운 감독은 전설의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필사의 각오도 덧붙였다.  

김지운 감독은 "온갖 장르를 섭렵하면서 해보지 못한 게 멜로 드라마랑 SF인데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인랑'을 선택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앞서 김지운 감독은 블랙 코미디, 느와르, 스파이 무비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만들며 '장르 마스터'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번 영화는 장르 마스터 김지운에게도 실험에 가까운 초대형 SF 영화다. 

영화는 일본 오시이 마모루 원작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철학적인 세계관으로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명작이다. 1999년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렸다. 

인랑

김지운 감독은 영화의 제목인 '인랑'에 대해서는 "'사람 인'과 '늑대 랑'을 합친 말이다. 늑대인간이라는 말인데 부조화된 성질이다.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모습과 늑대의 모습, 인간병기로 길러진 또 강요하는 한 인물과의 갈등과 고뇌 과정을 볼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영화의 고사 자리에서 김지운 감독은 "내가 원하는 건 딱 4가지다.'새롭다', '놀랍다', '재밌다', '섹시하다' 4가지 소리를 듣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도전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김지운 감독은 긴 여정에 대해 "무모함 그 자체였다. '인랑'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전설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광팬이 많다. 팬들은 '인랑'을 실사화한다는 것에 기대 반, 불안함 반이 있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잘해도 욕먹고, 못하면 더 욕먹는다는 생각으로 했다. 각오도 남달랐다. 다른 영화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지운 감독은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끝나고 다시는 이런 영화 안 한다고 했는데 '인랑'이 그런 영화가 됐다. 영화 찍으면서도 아팠고 지금도 아프다. 내 건강을 많이 아프게 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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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타이틀롤은 강동원이 맡았다. 강동원은 최정예 특기대원 '임중경'(강동원)으로 분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강화복 액션부터 카 체이스까지, 강렬한 액션뿐만 아니라 짐승이기를 강요하는 임무와 인간의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내 인간병기를 만들어냈다.

강동원은 "특수 의상의 무게만 30kg가 넘는지라 걷는 것만으로도 힘들더라.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좀 적응이 되더라. 그때 감독님이 이제 뛰라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육탄전까지 시키더라."고 웃어 보였다.

김지운 감독은 강동원에 대해 "지상계에서는 볼 수 없는 만화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배우다. 강동원이라는 배우 그 자체가 임중경이다. 별다른 디렉팅이 필요치 않았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인랑'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이어 10년 만에 김지운 감독과 정우성이 만난 작품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정우성은 "오랜만에 김지운 감독에게 연락이 왔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운을 뗀 뒤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통일 준비위원회라는 설정도 흥미로웠다. 게다가 강동원 씨와는 사석에서 만나 함께 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한효주 씨와는 5년 전에 '감시자들'을 했을 때 무척 좋은 기억이 있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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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홍일점인 한효주는 "그간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어려웠다. 굉장히 복합적인 캐릭터였다. 촬영 직전까지 연구를 많이 했는데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촬영장을 가는 것이 무서웠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를 몸으로 느끼면서 캐릭터가 편안해졌다"고 캐릭터 분석의 어려움과 작품에 대한 열정을 밝혔다. 

여기에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인 최민호는 연기를 병행한 이래 가장 임팩트 있는 역할로 김지운 영화에 첫 출연 했다. 훈련소장인 '장진태'의 오른팔로 그의 지시를 따르는 특기대의 에이스 '김철진'으로 분했다. 

선 굵은 연기력으로 신스틸러로 맹활약해온 김무열 역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공안부 차장 '한상우' 역할을 맡아 '임중경'의 동기이지만 특기대 해체를 꾀하는 적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를 펼쳤다는 후문이다. 

원작의 배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였다면 한국에서 만들어진 '인랑'의 배경은 남북한 통일 정국이다. 김지운 감독은 최근 남북한 정세 변화를 지켜보며 "시나리오 쓸 때만 해도 통일 설정은 SF였는데, 이렇게 빨리 진전될 줄은 몰랐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제작비 약 200억 원이 투입된 '인랑'은 오는 7월 25일 개봉을 확정지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정면 대결로 여름 대전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ebada@sbs.co.kr

<사진=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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