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빅픽처] 김다미vs전종서vs전소니vs김혜준…'2018 괴물 신인'은?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6.21 15:28 수정 2018.06.21 16:08 조회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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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2의 ○○○'이라는 말은 누군가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그리 유쾌한 수식어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새 얼굴을 찾고 있는 충무로에서는 매력이 보증된 신예의 등장이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2012년 영화 '은교'의 김고은, 2016년 영화 '아가씨'의 김태리는 그야말로 뜨거운 데뷔전을 치렀다. 영화의 캐스팅 소식과 함께 베일을 벗었고, 제작보고회에서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동일 수순을 밟았다. 그리고 영화의 개봉과 함께 배우의 진가가 드러났다.  

김고은과 김태리는 성실한 활동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 탁월한 안목으로 이제는 충무로를 이끌 20대 대표 배우로 우뚝 섰다.

한국 영화계는 매년 배우 기근에 시달리고 있지만 올해는 '제2의 김고은', '제2의 김태리'를 노리는 새 얼굴이 많다.  

버닝

◆ 전종서vs김다미vs전소니vs김혜준, 4인 4색 개성

2018년 충무로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신인은 '버닝'의 히로인 전종서다. 세계적인 거장 이창동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단숨에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소식에 이어 제작보고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전종서의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으로만 보던 신비로운 이미지는 여전했다.

김다미도 화제의 신인이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오디션 경쟁률은 무려 1500:1이었다. 다른 신인들과 달리 원톱 주연을 맡아 연기력은 물론 액션 연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전소니와 김혜준은 아직까지는 비밀 병기다. 올해 개봉 예정인 이정범 감독의 '악질경찰'과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을 통해 발견의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준

전소니는 단편영화 '사진'으로 데뷔한 후 독립영화 '여자들', '죄 많은 소녀'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에 얼굴을 알렸다. 상업영화 데뷔작인 '악질경찰'에서는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를 가진 고등학생 장미나로 분했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이선균, 박해준 등 베테랑 배우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산했다는 후문이다. 

김혜준은 독립영화 '대세는 백합'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SNL 코리아'의 크루, 웹드라마 '내일부터 우리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그냥 사랑하는 사이' 등을 통해 신선한 매력을 발산해왔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에서 열일곱 살 딸 역할을 맡아 신선한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마녀

◆ "뻔한 미인 싫어"…평범하지만 강렬해

네 여배우의 공통점은 도화지 같은 매력이다. 이목구비가 선명한 서구형 미인이 아닌 쌍꺼풀 없는 눈에 수수한 매력이 돋보이는 얼굴이다. 한 마디로 창작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투명한 민낯이다. 평범한 얼굴은 이미지 그대로의 순수한 역할도 가능하지만, 180도 다른 전복의 이미지를 보여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마녀'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다미가 대표적이다. 기억을 잃은 여고생 '자윤'으로 분한 김다미는 상영시간 절반 내내 순수하다 못해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다 중반 이후부터 180도 다른 이미지의 '본색'을 드러낸다. 이때 잠재된 매력도 폭발한다. 양극단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공포감마저 선사한다. '마녀'라는 영화 제목을 단숨에 이해시키는 놀라운 연기였다.   

전종서의 경우는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신비로움과 퇴폐미를 영화에서 온전히 발산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해미'로 분한 전종서는 종수와 벤을 오가며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내면의 갈망을 표출해냈다. 연기력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녀가 선사한 이미지의 충격은 강렬했다.

주연으로 데뷔한 김다미와 전종서의 경우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기획부터 신인 여배우 주연으로 캐스팅한다고 공표한 '버닝'과 '마녀'는 감독의 시나리오 속 이미지에 따른 타입 캐스팅이 이뤄졌다. 어디에도 노출된 적 없는 신선한 얼굴이 발굴됐다. 폭넓은 잠재력을 가졌던 두 배우는 감독이 머릿속에 그려온 이미지와 연기를 보란 듯이 스크린에 구현해냈다.     

김혜준과 전소니는 독립영화계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치며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두 배우의 영화 속 연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간 작품에서 보여준 다양한 모습으로 인해 기대감을 높인다. 

칸

◆ 스포트라이트는 성공적…이미지 메이킹도 중요

김다미는 1995년생, 전종서는 1994년생, 김혜준 1995년생, 전소니는 1991년생이다. 전소니를 제외한 세 배우가 20대 초중반이다. 나이로도, 경력으로도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것이 많다.

이들은 데뷔 초반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하다. 수많은 신인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데뷔했지만 모두가 김고은과 김태리처럼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무수한 배우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특히, 노출로 주목받은 신인은 생명력이 짧은 경우가 많았다. 데뷔부터 이미지 소비가 크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파격적 이미지를 넘어서는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김고은

김고은, 김태리는 달랐다. 준비된 신인이었고, 노력하는 배우였다. 무엇보다 선구안이 남달랐다. 자신이 가진 카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았다. 김고은은 다양한 장르물('몬스터', '차이나타운', 드라마 '도깨비')에 도전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고, 김태리는 거장의 영화('아가씨')로 데뷔해 저예산 영화('리틀 포레스트')의 타이틀롤을 맡는 현명한 행보를 보여줬다.

본인의 확고한 주관과 소신도 중요하지만, 매니지먼트의 역할도 중요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작품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하는 것만큼이나 작품 밖에서 대중의 사랑과 신뢰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쳐 브랜드 네임이 공고해지는 것"이면서 "전종서는 갑작스레 쏠린 관심에 대한 부담감을 카메라에 노출해 대중의 반감을 샀다. 일련의 해프닝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인(新人), 말 그대로 새롭게 등장한 사람이다. 새로움의 다음 단계는 익숙함, 탁월함이어야 한다. 대중 배우로 사랑받기 위한 이 수순엔 예외가 없다. 올해 등장한 빛나는 원석 중 군계일학(群鷄一鶴)의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지금 확실한 것은, 올해 영화 시상식의 신인 여우상 경쟁이 치열하리라는 것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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