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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페셜] 요리예능시대① 먹방→쿡방→그 다음은?

최종편집 : 2018-07-13 14: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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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페셜] 요리예능시대① 먹방→쿡방→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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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바야흐로 음식 예능 전성시대다. '먹방', '쿡방', '혼밥', '요섹남' 등 수년 전에는 외계어 같았던 이 단어들이 지금은 대중에게 쉽게 통용된다. 늘어난 방송 채널만큼 음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아져,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음식 예능이 방송되지 않는 날을 찾아보기 힘들다.

음식 예능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이유는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의식주 중 하나인 음식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식욕은 인간의 본성이다. 맛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직접 먹지 못하고 눈으로 보기만 해도 카타르시스가 터져 나온다. 시청자의 관심을 쉽게 모아 공감까지 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재료가 '음식'이니, 제작자의 입장에선 군침이 돌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다.

# 음식 예능, 오래전부터 다뤄진 스테디 아이템

지금이 음식 예능 전성시대라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음식을 예능적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KBS '6시 내고향' 같은 생활정보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리포터가 특정 지역에 가서 제철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 비록 장르가 교양프로그램으로 묶이지만 이런 콘셉트의 방송도 지금으로 따지면 '먹방'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도 요리를 적극적으로 예능에 녹여낸 인기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SBS에서 방영된 '결정! 맛대맛'은 지금 '쿡방'이라 불리는 요리프로그램의 원조라 볼 수 있다. 그보다 앞서 90년대 후반 SBS '이홍렬쇼'의 '참참참'이란 코너에선 스타가 직접 요리를 선보여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먹방', '쿡방'이란 명칭만 없었지, 오래전부터 음식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스테디 방송 아이템이었다.

# 인터넷 1인 방송과 함께 꽃피운 '먹방'

2000년대 후반부터 다른 부가적인 행동 없이, 그냥 가만히 앉아 음식을 먹는 장면만 보는 진짜 '먹는 방송'이 아프리카TV와 같은 1인 방송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음식을 먹는 BJ를 보려는 인터넷 시청자가 점차 늘기 시작했고, 이때 '먹방'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인터넷 '먹방'의 유행을 두고, 1인 가족의 증가로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이 많아져 '먹방'으로라도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한다는 위안을 얻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대리만족을 위해 '먹방'을 본다는 풀이도 나왔다. '먹방'이 하나의 사회문화로 받아들여 지며 이런 다양한 분석이 이어질 때, 방송과 영화 쪽에도 그 영향이 뻗치기 시작했다.

영화 쪽에서는 배우 하정우의 먹방 연기가 각광받았다. 특히 영화 '황해'에서 그가 보여준 각종 먹는 연기는 지금까지도 '레전드 먹방'으로 회자되곤 한다. TV방송에선 '무한도전' 정준하, '1박2일' 강호동 등이 먹방으로 알아줬고, 육아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사랑, '삼둥이' 송대한-민국-만세, '아빠 어디가'의 윤후 등 어린 꼬마들의 사랑스러운 먹방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미지# TV로 넘어온 먹방, 본격 먹방 전성시대의 도래

먹방이 인기를 끌자 방송사들이 본격적으로 먹방 제작에 뛰어들었다. 연예인들이 맛집을 찾아다니는 '맛있는 녀석들', '테이스티 로드', '수요미식회', '식신원정대' 등 다수의 프로그램들이 나왔다. 전문가가 소문난 맛집의 순위를 정하기도 하고(백종원의 3대천왕), 급기야 술자리 토크를 하며 그에 맞는 안주를 나눠 먹기도 한다.(인생술집) 먹방과 더불어 기가 막힌 맛설명을 덧붙이는 이영자로 인해 그의 맛집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전지적 참견 시점), 프로그램 자체는 음식이 주제가 아닌데 거기서 선보인 먹방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나혼자산다) 먹방을 주제로 한 드라마도 생겼다.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는 꾸준히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곧 시즌3 방송을 앞두고 있다.

# 먹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영역 확장, '쿡방'의 강세

먹방의 진화형태인 쿡방이 방송가를 휩쓸었다. 예전에는 요리 전문가가 출연해 요리법 설명에 치중했던 요리 방송이 '재미'를 키워 쿡방으로 거듭났다. 백종원, 최현석, 이연복 등 각종 쿡방에 출연한 요리 전문가나 셰프들은 스타가 됐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연예인들도 쿡방에 진출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쿡방의 인기를 예열한 백종원은 이후 '백종원의 3대천왕', '푸드트럭', 까지 SBS에서 꾸준히 쿡방을 이어가고 있고, '집밥 백선생'에서 요리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셰프들이 대거 출연해 요리 대결을 하는 '냉장고를 부탁해', '마스터셰프 코리아', '한식대첩', '중화대반점'과 같은 프로그램도 꾸준히 생겨난다.

쿡방은 요리전문가뿐만 아니라 연예인도 흡수했다. 간장게장을 비롯해 손맛 좋기로 유명한 중견배우 김수미는 '수미네 반찬'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쿡방을 런칭했다. 윤여정의 요리로 탄생한 '윤식당', 이서진 차승원 에릭 등의 요리실력이 감탄을 자아낸 '삼시세끼' 등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쿡방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미지#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을 때 행복”..다시 '누구'와 먹느냐에 주목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많고 인터넷 방송에선 여전히 '혼밥'을 주제로 한 다양한 방송이 인기 있지만, 방송가는 다시 '누구랑 먹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새로 시작하는 음식 예능들을 보면,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수다도 떨고 정을 느끼는 방송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플러스 은 부부, 연인, 모자(母子) 등 다양한 스타 가족들의 외식 스타일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다. 스타가 외식으로 '뭘' 먹느냐가 호기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누구랑' 먹느냐 역시 주요하게 다뤄진다.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홍윤화-김민기의 먹방에선 9년째 연애 중인 커플의 사랑스러움이 묻어난다. 고칼로리 음식들을 폭풍 흡입하는 돈스파이크와 그런 아들을 말리는 어머니의 상황에선 자식의 건강을 염려하는 우리네 모자지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최화정, 송은이, 이영자, 김숙 등 절친한 여성 스타들이 함께하는 Olive '밥블레스유'는 먹방 위에 우정을 녹여낸 프로그램이다. 오랜 세월 두터운 친분을 나눠온 출연진은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즐겁게 수다를 떤다. 친한 만큼 자연스럽고 유쾌한 이야기꽃이 피고, 이런 밝은 에너지는 고스란히 TV 밖 시청자들에게 전달된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주변 이웃과 나누고, 온 가족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하루 일을 공유하던 우리 민족이다. “밥 한번 먹자”란 한국인 특유의 인사 속엔 정이 담겨있다. 음식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면서도, 극강의 행복을 느끼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고,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더 맛있는 법이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던 것에서, 어떻게 그런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나를 알려주던 방송이, 이젠 맛의 행복을 누구와 함께 즐기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음식 예능의 변화는 음식이 지닌 가치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여겨진다.

[사진=SBS, JTBC, CJ E&M 제공, BJ밴쯔 방송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