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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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펀한 뮤지컬] 괴물들에겐 이유 있는 인생작 ‘프랑켄슈타인’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7.20 10:30 수정 2018.07.20 12:26 조회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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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한지상 박은태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한국 창작극의 자존심 '프랑켄슈타인'이 세 번째 무대로 돌아왔다. 2014년 초연과 2015년 재연을 거쳐 삼연 째를 맞는 배우들의 음악적 표현력은 보다 풍성해졌고, 내면 연기는 더 깊어졌다. 11명의 배우들이 모두 1인 2역을 맞는 난이도 높은 작품이지만, 어디 하나 '구멍'이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들(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무시무시(?)한 관람평이 예사말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다.

'프랑켄슈타인'의 다양한 인물 중에서도 '괴물'은 그동안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캐릭터다. 두려우면서도 연민이 느껴지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갑고 폭력적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매력적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복잡다단한 캐릭터를 맡는 배우들은 저마다 '인생작'을 갱신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괴물은 신체 접합술의 귀재인 앙리 뒤프레가 사망한 뒤 '신뿐만 아니라 인간도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손에서 실험실에서 다시 태어난 피조물이다. 교만한 창조주로부터 버림받고 3년 동안 처절한 외로움의 고통을 겪었던 괴물은 복수와 증오, 또 한편으로는 애증으로 다시 태어난다.

올해 '프랑켄슈타인'에서는 배우 박은태, 한지상, 카이, 박민성 등이 괴물 역을 맡았다. 박은태와 한지상은 세 번째 무대에 올르는 만큼 캐릭터 감정선을 표현하는 데 완성도가 남다르다. 카이가 새로운 창조물로서의 순수함이 가미된 괴물이라면 박민성은 고뇌와 분노로 전율을 올리게 하는 괴물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배우 4명이 '괴물'이라는 옷을 입고 관객들로부터 아쉬움 없는 극찬을 받고 있다. 연기경력과 색깔이 모두 다른 배우들이지만 캐릭터를 통해 본 네 배우들이 그들의 최대치를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프랑켄슈타인 한지상 박은태

괴물은 시대와 국경, 인간과 신이라는 경계를 초월하면서 사랑과 배신, 증오, 복수를 모두 담아낸다. 2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극적 전개와 '난 괴물', '절망' 등 음악은 괴물 안에 내재된 울분 섞인 감정을 폭발시킨다. 어쩌면 괴물은 배우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에 더없이 훌륭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여기에 왕용범 연출가의 스타일이 배우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들을 신뢰하고, 그 신뢰 속에서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폭넓은 여백을 두도록 한다.”는 연출 철학은, 배우들의 몰입도와 표현력이 절실한 이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프랑켄슈타인' 초연 당시 박은태는 뮤지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박은태의 인생작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 작품. 동시에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많은 배우들이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다.

인간에게 한치의 관용도 없는 두려운 존재인 동시에 연민과 슬픔으로 버무려진 캐릭터 괴물. 배우들에게는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터인가.

'프랑켄슈타인'은 다음 달 2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프랑켄슈타인 한지상 박은태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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