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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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강동원 "'인랑' 6년 기다려…영화 만족해"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7.29 12:59 수정 2018.07.29 15:30 조회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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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처음 제안받은 건 2012년이었어요. 군 복무 중일 땐데 김지운 감독님이 제대하고 바로 찍자고 하셨어요.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지고 개봉하기까지 꼬박 6년이 걸렸네요"

김지운 감독의 '인랑' 프로젝트의 시작은 단연 강동원이었다. 오시이 마모루 원작의 강화복 액션을 완성해줄 배우로 강동원만큼 적역은 없었을 터.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외모에 사기적인 액션 연기가 가능한 강동원에게 가장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영화화되기까지는 6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인랑'의 판권 구입이 해결되는데 시간이 꽤 걸렸고 그사이 김지운 감독은 '밀정'을 먼저 찍었다. 강동원도 제대 후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충무로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데 집중했다. 

지난 25일 '인랑'의 극장 개봉을 앞두고 만난 강동원은 완성된 영화에 대해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영화를 재밌게 봤다"고 평가했다. 이어 "찍은 것에 비해 편집된 게 많아서 조금은 아쉽다. 전체 찍은 분량을 보면 2시간 정도가 잘려나간 것 같다"면서 "(차라리 두 편으로 나눠서 개봉하면 어땠을까라고 하자) 우리끼리는 1,2편을 나눈다면 어디서부터 나눠야 하지? 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랑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 강동원은 특기대 내 비밀 조직의 인랑 임중경으로 분했다.

강동원은 실사화 작업에서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은 배경 설정이었다고 했다.

"유신시대라던가 4.19, 한국 전쟁 전후, 일제 시대 배경도 논의가 됐다. 어떤 사람들은 원작처럼 차라리 과거 배경으로 하지 그랬냐고도 하시는데 과거로 갈 경우 시대 구현 때문에 오히려 제작비가 더 든다. 결국 근미래인 2029년으로 설정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니 바뀌어봤자 얼마나 바뀌겠나. 과거 배경이든 미래 배경이든 가상 설정이기 때문에 내 캐릭터는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SF니까"

강동원이 연기한 임중경 캐릭터는 말도 별로 없을뿐더러 자신의 속내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이는 원작의 캐릭터 후세 역시 마찬가지다. 강동원은 적어도 자신의 캐릭터만큼은 원작과 비슷하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작과 비교해 바뀌는 부분이 많은데 제 캐릭터는 최대한 가깝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원작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에다. 감정 표현을 안하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하지만 그 점은 처음부터 각오를 했다. 애초부터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로 잡았다. 관객들이 '쟤는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끔. 그러다 마지막에 '쟤가 저런 트라우마를 갖고 있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 감독님은 좀 더 (감정적으로) 끓어오르길 바라기도 하셨는데 나는 마지막에 한 번 정도 감정을 드러내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인랑

촬영했으나 본편에서는 편집된 장면이 여러 컷 있었다. 대표적으로 원작에서 후세의 트라우마를 보여준 악몽 장면과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불만으로 꼽히고 있는 원작의 엔딩 장면이다.  

"꿈 장면이 편집된 것을 알게 된 건 불과 시사회 며칠 전이었다. 엔딩의 경우 나도 감독님의 생각과 같았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영화가 너무 암울해지니까. 이밖에 진태(정우성)와 중경이 대화를 나누는 신, 중경이 윤희(한효주)에 대해 고민하는 신 등도 빠져서 조금 아쉽다. 나중에 DVD가 나온다면 그런 장면들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경과 윤희의 멜로가 강화된 데 비해 깊이가 얕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멜로가 강하다는 반응인 것 같은데 깊이가 얕다는 지적이 있는 줄은 몰랐다. 아마 둘의 관계를 표현하는 장면들이 생략된 게 많아서 그렇게 여기시는 것 같다. 멜로가 주가 아니라는 생각에 좀 덜어내다 보니...원작이 모호한 편이고, 다른 캐릭터도 툭툭 지나가다 보니 멜로는 좀 강화된 게 아닐까 싶다. 보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테니 그것에 대한 평가는 관객이 내려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이견은 갈리고 있지만 비주얼과 액션에 대한 호평은 쏟아지고 있다. 특수 제작된 강화복을 입고 액션을 직접 소화한 강동원도 특별한 경험을 한 것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다.

강동원

"강화복 액션은 최상의 결과를 뽑았다고 생각한다. 그 의상을 디자인한 분이 '아이언맨' 슈트를 만든 유명한 분이시다. 강화복 무게가 30kg 넘었다. 액션할 때 다치는 것보다는 무게가 힘겨웠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마지막 액션신의 경우 다소 둔탁해 보이기도 한 것 같다. 그 장면은 산속 폐건물에서 찍었는데 겨울이라 너무 추웠다. 하지만 이 영화를 제안받았을 때부터 강화복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언제 또 이런거 입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강동원은 이번 영화에서 강화복 액션은 물론 카체이싱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충무로에서 액션을 가장 잘하는 배우로 꼽히는 만큼 위험한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없어 보였다.

"남산 카체이싱 장면은 감독님이 직접 하라고 해서 했다. 범퍼카 타는 것처럼 재밌더라. 물론 김무열 씨가 좀 세게 박기는 했지만.(웃음) 어차피 보험을 들었으니 괜찮다. (보험의 규모가 얼마나 되냐고 묻자) 1억짜리 보험이다. (몸값 대비 커버리지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고 반응하자) 영화 촬영할 때 드는 신체보험은 1억이 최고인걸로 안다. 액션을 내가 직접 하는 것은 내 쾌감보다는 관객이 리얼하게 느끼는 게 중요하다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나와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고, 나보다 더 잘하는 스턴트맨이 있다면 맡기고 싶다. 하지만 잘 없더라. 그래서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강동원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다양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화 자체가 독특하다기보다는 영화 속 캐릭터 자체가 독특한 편이다. 

강동원

"작품을 고를 때는 일단 시나리오를 중요하게 본다. 작품은 좋은데 캐릭터가 기존에 했던 작품과 비슷하면 아무래도 고민을 하게 된다. 그간 희안한 걸 많이 하긴 했다. '형사', '군도', '가려진 시간', '인랑' 등 갑옷도 입고 탈도 쓰고 강화복 입고...그런 걸 관객이 알아주고 '열심히 하네' 해주시면 다행인데....'쟤 이상한 거 하다가 망했네' 하면 계속해서 도전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내 취향과 목표도 중요하지만 관객이 좋아해주시는 것도 중요하다."

차기작은 할리우드 데뷔작 '쓰나미 LA'다. 오는 9월부터 미국과 유럽을 넘나드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할리우드 영화를 준비하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고백했다.

"그냥 대화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해야 하지 않나. 영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면 어렵다. 엄청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 곧 촬영에 들어가는데 걱정되기도 한다. 제2의 언어로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할 수는 있을 거 같은데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 그간 영어로 오디션도 보고 리허설도 했다. 그곳에서 액팅 스쿨에 다니면서 자신감도 어느 정도 생기긴 했다. 그런데 내가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거랑 보는 사람이 '쟤 연기 좋네'라고 느끼는 거랑은 다른 문제니까.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준비를 하려고 한다."

'쓰나미 LA'는 재난 영화다. 강동원은 메인 캐릭터의 친구 '보'로 분한다. 쓰나미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선역이다. 

ebada@sbs.co.kr

<사진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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