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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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조재현 성폭력 수사' 공소시효가 벽?…"남은 사람의 용기 필요"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8.08 07:51 수정 2018.08.08 11:52 조회 1,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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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감독 김기덕,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에 재점화된 가운데 공소시효가 수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7일 오후 MBC 'PD수첩'은 지난 3월 방송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의 후속편인 '거장의 민낯, 그 후'라는 제목으로 전파를 탔다.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된 추가 제보와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사례가 공개됐다.

지난 3월 방송 이후 김기덕 감독은 'PD 수첩' 제작진과 피해를 주장하고 나선 여성들을 고소하며 법적 반격을 시작했다. 'PD 수첩' 제작진은 추가 피해자들을 공개하며 재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 수사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공소시효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경찰관계자는 'PD수첩'에 "수많은 사건들이 공소시효가 다 만료돼 조사할 근거가 없다"며 "근거와 절차라는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재현에게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고백한 일반인 H씨는 "'그때 그 일을 당했을 때 더 용기를 냈다면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와 죄책감 때문에 다시금 출연을 결심했다. 나아가 계속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기덕

H씨는 10년 전 드라마 쫑파티라고 알려진 가라오케에 지인과 함께 참석했다가 그곳에서 처음 만난 조재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H씨는 조재현을 보고 "팬인데 만나게 돼서 신기하다"고 말 한마디 한 것이 다였는데 화장실에 조재현이 따라 들어와서 키스를 시도했다는 것. 

자신이 팬이라고 한 말이 오해가 됐을 수 있어서 "그런 스타일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조재현은 "조용히 해라. 다친다"고 평온하게 말하면서 성폭력을 가하려 해 겨우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H씨는 "그때는 가슴을 추행하고 이런 것보단 더 큰 일을 막고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좁은 공간에서 안간힘을 써 겨우 빠져나왔다"며 "묻지마 범죄를 당한 느낌이었다. 이후로 방광염을 일 년 넘게 달고 살았고 밀폐된 공간이 무서워 제대로 가질 못했다"고 전했다. 

현재 H씨와 관련된 사건들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다. H씨는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리기 위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일반인들과 SNS로 접촉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의 경우 공소시효가 남아있었지만, 최근 신분 공개와 세간의 주목 등에 부담을 느껴 잠적한 상태라고. H씨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사건들의 피해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난 상황이라 수사 진행에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앞서 추가 피해를 폭로한 사람들 외에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사례가 있어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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