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살아있네"부터 "이거 롤락스∼"까지…윤종빈의 명대사 열전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8.21 09:07 수정 2018.08.21 10:38 조회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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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공작'이 전국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가운데 영화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명대사 제조기로 각광받고 있다.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 부터 '공작'에 이르는 5편의 장편 영화마다 관객의 입에 착착 붙는 명대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1. '용서받지 못한 자'(2005)

“그러면 도와줄 수가 없어. 너처럼 느리게 말을 하면 도와줄 수가 없어”

'용서받지 못한 자'는 윤종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한국 군대문화의 부조리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등을 비롯한 다수의 국내 수상은 물론 칸 국제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되었다. 극 중 말년병장 '유태정'(하정우)은 '허지훈'(윤종빈)을 지도하면서 특유의 리듬감 있는 대사들로 지훈은 물론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그 중 '유태정'(하정우)이 “그러면 도와줄 수가 없어. 너처럼 느리게 말을 하면 도와줄 수가 없어”라는 대사를 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자료화면으로 남아 관객들의 성대모사를 유발한다.

용받자

#2.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살아있네”

: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1980년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선포한 '범죄와의 전쟁'을 소재로, 비리 세관원 '최익현'(최민식)이 범죄조직과 결탁하며 펼쳐지는 30년의 일대기로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조명한 작품이다. 극 중 '최익현'(최민식)의 대사인 “살아있네”는 '아직 건재하다', '멋지다', '끝내준다' 등의 의미로 부산 지역에서 자주 쓰이던 말로 수도 없는 패러디와 유행을 낳으며 아직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3.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더러운 땅에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은 신의 뜻인가, 연꽃의 의지인가…”

: '군도: 민란의 시대'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힘없는 백성의 편이 되어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 떼인 군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 극 중 당대 최고의 무신이자 악역으로 등장하는 '조윤'(강동원)은 한 손에 아기를 안고 곡예에 가까운 무술을 펼치다, 아기를 지키기 위해 목을 내놓게 된다. 그는 처음에 전장에서 발견한 아기를 죽이고자 했으나 순수한 아기의 모습으로 마음을 바꾸고 결국 희생하게 되는 것. 그의 대사 중 “더러운 땅에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은 신의 뜻인가, 연꽃의 의지인가…”라는 대사는 그의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며 비장미를 내뿜는다.

공작

#4. '공작'(2018)

“두려움을 맞봐야 겸손하갔어?”

“아니 이거, 롤락스 아닙니까?!”

: 지난 8월 8일 개봉해 '한국형 웰메이드 첩보극'이라는 호평과 함께 순탄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극 중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으로 외화벌이보다 공화국 수호를 우선시하는 인물로 그려진 '정무택'(주지훈)은 끊임없이 첩보원 '흑금성'(황정민)을 시험하며 신경을 긁으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에 지지 않고 반항하는 '흑금성'(황정민)의 머리에 총구를 겨눈 '정무택'(주지훈)은 “두려움을 맞봐야 겸손하갔어?”라는 대사로 한순간에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이 대사는 주지훈 배우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한방을 선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개봉 이후 관객들의 성대모사는 물론 각종 SNS와 온라인 댓글을 통해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는 대사는 다름 아닌 '롤락스(?)'다. 극 중 북 대외경제위 부장 '김명수'(김홍파)는 '흑금성'(황정민)과 보위부원들과의 다툼 끝에 바닥에 떨어진 명품 시계를 주워들고 “아니 이거, 롤락스 아닙니까?!”라고 외친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으로 물든 극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유연하게 풀어주는 대사였으며, 여기에 김홍파 배우의 열연이 더해져 관객들의 예상치 못한 폭소를 자아냈다.

'명대사 제조기', '언어의 마술사' 등의 수식어와 함께 작품마다 강렬한 명대사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윤종빈 감독은 영화 '공작'을 통해 다시 한번 명대사는 물론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연출을 통해 호평을 받고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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