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영화 스크린 현장

'공작'의 롤렉스가 '8시 10분'을 가리키는 이유

김지혜 기자 작성 2018.08.22 15:09 수정 2018.08.22 17:04 조회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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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전국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웰메이드 첩보극 '공작'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들이 많다. 이를 두고 관객들의 의견도 분분한 상황. 영화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영화 속 디테일에 대해 설명했다. 

◆ 롤렉스 시계, 8시 10분에 멈춰진 이유

암호명 흑금성으로 활약하는 북파 공작원 박석영(황정민)은 리명운(이성민), 김명수(김홍파), 정무택(주지훈)과 호텔에서 만나 4자 대화를 나누기 전 화장실로 향한다. 발목에 녹음기를 장착을 하며 처음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이때 차고 있는 롤렉스 시계는 시침 8, 분침 2를 가리킨다.

이에 대해 윤종빈 감독은 "촬영할 때 제작진이 “시계를 몇 시에 맞출까요?”라고 물었고, 개인적으로 '느낌 있어' 보여서 8시 10분으로 맞춰 달라 주문했다. 이후에도 또 물어보길래 계속 같은 답을 했다"면서 "영화 러닝 타임 내내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설정이 마치 당시 한반도의 정체된 남북 관계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공작

◆ 정무택과 김명수의 '딴스'는 실제로 북한 군인이 추는 춤 

'공작'에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는 북한 보위부의 정무택과 김명수의 '딴스'(댄스)신이다.

이 장면의 탄생 비화에 대해 윤종빈 감독은 "시나리오에 있었지만 극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것 같아 찍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주지훈 배우가 현장에서 일단 찍어보자고 제안해 찍게 되었고, 결국 영화 속에 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선보인 댄스는 실제 북한 군인들이 추는 춤으로, 북한에 대해 자문해준 전문가에게 따로 배워 연습한 것이다.

영화 공작 이성민

◆ 총은 등장하지만 총성은 들리지 않는 첩보극

'공작'은 액션 없는 첩보극을 표방하는 영화다. 그러다 보니 총은 등장해도 총성은 단 한 번도 들리지 않는다.

윤종빈 감독은 "실화 베이스 영화다 보니 애초부터 화려한 액션을 넣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편집된 북한 탈출 장면에서는 총을 쏘는 장면이 있었다. 영화 전체와 어울리는 장면이 아니라고 생각해 결국 편집했다"고 전했다. 

◆ 흑금성이 이경영이 나오는 '게임의 법칙'을 보는 이유

박석영(황정민)이 베이징 밀레니엄 호텔에서 리명운(이성민)의 전화를 기다리며 보는 영화는 장현수 감독의 '게임의 법칙'(1994)이다. 왜 하필 그 영화였을까. 

윤종빈 감독은 "개인적으로 첩보영화를 볼 때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이, 첩보영화에 등장하는 첩보원들이 너무 첩보원스러운 행동을 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공작'의 '흑금성'은 사업가로 보이기 위해서 가볍고 경상도 아저씨 같은 느낌으로 설정했다. 그걸 영화적으로 어떻게 한 컷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생각난 영화가 '게임의 법칙'에서 유들유들한 사기꾼으로 나오는 이경영 캐릭터였고, 이러한 영감을 받았던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을 '공작' 속에 잠시나마 삽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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