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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누가 그래, 착한드라마는 안 된다고

최종편집 : 2018-09-11 15:33:04

조회 :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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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등장인물들이 순해 빠졌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도 없다. 하나같이 착해도 너무 착한 사람들뿐이다. 그런데 잘 되는 드라마가 있다. SBS 월화극 에 관한 이야기다.

방송가에선 착한 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고들 한다. 욕먹을 막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적당히 갈등을 조장하는 악역이 있어야 시청자가 재미를 느끼고 지속적인 시청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착한 드라마는 소수 애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는 있으나,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힘들다는 게 통상적인 이야기다.

(극본 조성희, 연출 조수원)는 그런 착한 드라마에 대한 흥행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린 작품이다. 방송 이후 줄곧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회 5.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꾸준히 시청률이 올라 지난 10일 방송된 26회분은 10.9%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와 MBC '사생결단 로맨스'가 3%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의 시청률은 독보적이다. 또 두 자릿수 시청률의 미니시리즈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10%대 시청률 선전은 방송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에는 악역이 없다. 악역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던 배역들은 스스로 자멸하거나 자기반성으로 잘못을 깨우쳤다. 주인공 우서리(신혜선 분)를 이용하려던 뮤직 페스티벌 위원장(정호빈 분)은 음주운전으로 극에서 사라졌고, 서리를 향한 질투로 해코지를 할 줄 알았던 김태린(왕지원 분)은 오히려 서리의 영향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음악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깨달았다.

주인공들의 사랑에 갈등요인을 제공하는 흔해 빠진 클리셰도 없다. 도리어 이들의 사랑을 먼저 알아차리고 응원하는 시원시원한 성격들이 대부분이다. 공우진(양세종 분)의 절친 강희수(정유진 분)의 등장은 로맨스 드라마 속 삼각관계를 짐작케 했으나, 실상은 서리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진의 사랑을 지지하는 '멋진 여사친'의 모습이었다. 우진의 누나 공현정(이아현 분)도 갑작스런 등장에 서리를 우진, 유찬(안효섭 분)의 집에서 쫓겨내는 역할인가 싶었지만, 오히려 우진이 서리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채고 이에 안심하는 '쿨한 누나'였다.

악인, 악행, 악한 상황이 없는 만큼, 는 잔잔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그 잔잔함 속에 깊은 울림이 있다. 13년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낯선 현실에 적응해나가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서리, 13년간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우진이 이제야 웃음을 되찾고 서리와 예쁜 사랑을 하려는 모습이, 두 사람 모두 나이 서른이지만 순수한 소년 소녀를 보는 듯하다. 마치 내 자식들의 기특한 성장을 보는 것 같은 뿌듯한 마음, '엄마미소'를 유발하는 드라마가 바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다.

를 어른들의 동화로 매력적으로 그려낸 제작진과, 이를 찰떡같은 연기력으로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도 인기의 주요 요인이다. 신혜선은 겉은 서른 살이지만 속은 열일곱 소녀인 서리를 맑고 순수하게 표현했고, 양세종은 닫았던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 열고 밝음을 되찾는 우진을 매력적으로 소화했다. 두 사람의 훌륭한 캐릭터 소화력은 시청자가 서리-우진 커플을 응원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10대의 순수한 첫사랑을 해맑게 그려낸 유찬 역 안효섭, 사연을 숨기고 로보트처럼 생활하는 미스터리한 제니퍼 역 예지원, 유찬의 친구들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덕수 역 조현식, 동해범 역 이도현 등 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내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는 이제 종영까지 단 3회(유사중간광고 포함 6회)만을 남겨뒀다. 지난 방송에서 우진이 죽은 줄 알았던 첫사랑 소녀가 서리란 걸 깨닫고, 찬이 우진과 서리가 연애 중인 걸 알고, 행방이 묘연했던 서리의 외숙모 국미현(심이영 분)이 등장하는 등의 전개가 휘몰아쳤다. 여기에 서리 외삼촌 김현규(이승준 분)의 행방, 제니퍼의 숨겨진 사연 등 남은 회차에서 밝혀져야 하는 사안들이 많이 남았다.

가 마지막까지 '착한 드라마'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우진-서리의 성장과 사랑이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