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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이런일이', 갈비뼈 골절-모친상에도 지킨 1000번의 자리[종합]

강선애 기자 작성 2018.09.11 17:29 수정 2018.09.11 17:37 조회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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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박소현 세상에이런일이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세상에 이런 일이'가 1000회를 맞았다. MC 임성훈-박소현은 어떤 개인사에도 20년 넘게 MC자리를 한결같이 지켰고, 최장수 공동진행자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 1000회 특집 기념행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는 임성훈, 박소현과 패널 이윤아 아나운서, SBS 박정훈 사장 등이 참석해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SBS 박정훈 사장은 “제가 이 프로그램의 제목을 지었다. 원래 기획안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였는데 제가 '세상에 이런 일이'로 바꿨다”라며 프로그램 작명의 비밀을 처음 공개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이 세상의 신기한 일들을 찾아보자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그런 것보단, 이 세상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 프로그램 밑에 깔려 있는 기본 정신은 '휴머니즘'이다. 신기한 것보다도, 서민들의 이야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로 1000회까지 왔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정신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1998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20년 4개월만인 오는 13일 1000회 방송을 맞는다. 그동안 소개된 사연만 무려 4600건. '누렁이 구조작전', '부산원숭이', '맨발의 기봉이', '선풍기 아주머니', '섬유종 여인' 등의 이야기는 온갖 화제를 모으며 영화로 만들어지거나 각종 페스티벌에서 수상했고, 시청자의 온정이 모아져 거액의 기부금이 모아지기도 했다.

특히 임성훈-박소현은 20년 넘게 한결같이 '세상에 이런 일이' MC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두 명의 메인 진행자가 20년간 한 프로그램을 지켜온 경우는 한국방송 역사에서 최초다. 1998년, 28세였던 박소현은 어느덧 5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이날 두 사람은 한국기록원에서 수여하는 최장수 공동진행자 인증서를 받았다.

이날 기자간담회 직전에 1000회 녹화를 마친 이들. 임성훈은 “1000회까지 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시작할 때만 해도, 6개월을 가면 잘 간 거라 생각했다. 주변에 보기 어려운 신기한 일로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한주에 보통 아이템 4개는 필요한데, 우리나라에 그렇게 신기한 일들이 있을까, 6개월 정도 되면 고갈되는 거 아닌가 했다”라고 처음 가졌던 우려를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우리가 프로그램에 잘 적응해가면서, 우리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 때문인지, 100회가 됐고, 500회가 됐고, 또 500회를 더해 1000회까지 왔다”며 “1000회를 목표로 열심히 해서 이렇게 왔으니, 더 열심히 달려보겠다. 이번엔 목표로 1이 4개, 1111회까지 가보겠다.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임성훈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소현도 “굉장히 기쁘고 울컥하다. 꿈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98년도에 시작할 때, 지금 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않았다. 항상 저한테 힘을 주고, 힐링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꽃다운 나이에 시작했지만 절 철들게 한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세월이 훌쩍 지나서, 공동MC로 이런 기록을 남기게 되어 기쁘고 울컥한다. 너무 감사한 점이 많다”라고 자신에게도 특별한 순간이라 전했다.

박소현은 또 “학교 다니는 마음으로 녹화 와서 제가 많이 배우고 간다. 우등상보다도 개근상 받은 느낌이다”라며 “그동안 많이 고생해 주신 제작진한테 감사하고, 끊임없이 제보해 주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하고, 같은 마음으로 방송 봐주시는 시청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행복하다”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밝혔다.

세상에이런일이

임성훈은 박소현이 결혼을 안 했기에 '세상에 이런 일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임성훈은 “박소현 씨가 시집을 안 간 덕분에 1000회까지 왔다. 만약 결혼했으면 신혼여행 때문에 대타MC를 썼을거고, 아기를 가지면 또 대타를 썼을 거다. 박소현 씨가 의리를 지켜주는 바람에 1000회까지 오게 됐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2년 전 900회 때, 제가 박소현 씨한테 '2년만 더 시집 안 가고 1000회까지 버틸 수 있겠나'라 물었더니, 씩씩하게 안 가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정말 그 약속을 지켰다. 그동안 단 한 번도 대타MC 없이 10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모두 박소현 씨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아울러 임성훈은 1000회를 넘어, 1111회까지 함께 해보자고 박소현에게 제안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소현은 임성훈에 대해 “너무 좋은 인연 임성훈 선생님을 만났다. 가족보다 더 자주 보고 20년 동안 말도 안 되는 인연을 쌓았다”며 “이제 남자친구도 만나고 싶지만, 선생님과의 인연도 결혼만큼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하기에 오래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존경의 뜻을 내비쳤다.

20년 이상 진행해오며 물론 힘든 일도 있었다. 임성훈은 캐나다에 계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세상에 이런 일이' 녹화를 강행했고, 박소현은 갈비뼈가 두 개나 골절된 가운데에도 압박붕대를 감고 MC석에 섰다.

임성훈은 “어머니가 '세상에 이런 일이' 열성 팬이셨다. 이걸 녹화하지 않고 캐나다로 간다면, 어머니가 꾸짖으실 거 같았다. 그래서 녹화에 참여했는데, 하필 마지막 아이템이 어머니와 아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목이 메어 몇 번이나 NG를 낸 지 모르겠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소현은 “갈비뼈가 두 개 골절된 적이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녹화에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안 나오면 제가 나중에 너무 후회할 거 같아 정신력으로 나왔다. 그건 '세상에 이런 일이'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고 책임감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그때 너무 아팠지만, 내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시청자의 제보와 참여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제작진이 아이템을 선별하고 취재해서 시청자에 방송하기까지 온갖 고생을 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MC들은 “이 프로그램이 여기까지 온 원동력의 제작진의 힘”이라며 제작진의 노력을 칭찬하고, “시청자 여러분이 만드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제보와 참여가 최우선이다”라며 시청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세상에 이런 일이' 1000회 특집은 오는 13일 밤 8시 55분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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