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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일♥정은숙, 30년만에 찾은 사랑? "범죄자 미화 그만" 싸늘한 여론

강선애 기자 작성 2018.09.21 08:45 수정 2018.09.21 08:58 조회 18,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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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일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나한일이 감옥살이로 전처 유혜영과 이혼하고, 옥중에서 만난 정은숙과 30년 만에 다시 사랑하게 된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파란만장한 그의 삶이 놀랍긴 하지만, 어찌 됐든 법의 심판을 받은 범죄자를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밤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는 나한일이 출연했다.

나한일은 1989년 드라마 '무풍지대'로 만난 배우 유혜영과 결혼해 스타 부부로 인기를 얻었지만, 어느 순간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지난 2006년부터 약 10년간 불법 대출과 부동산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과 수감생활을 해왔기 때문.

나한일은 "열심히 연기하고 운동 가르치는 것만 했으면 됐는데 저축은행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자회사를 만들었다. 거기서 전문 경영인을 찾기 전까지만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조사받으러 갔을 때 검사가 '이걸 바지사장이라고 하는 거다. 이런 거 하지 마라'라고 했다. 거기서 설명해줘서 알았다"고 주장했다.

2년 6개월과 1년 6개월, 두 번의 수감생활 동안 그는 어머니를 잃었고 유혜영과 이혼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나한일은 "10년 동안 교도소를 오갔다. 그 당시에는 제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진짜 모든 것을 다 잃고 희망이 없어져 버렸다. 아무것도 안 보이고 깜깜했다. 그러면서 오는 손실이 가정으로 가버렸다"고 말했다.

나한일은 전 아내 유혜영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굉장히 미안하다. 이런저런 상황들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다 제 탓인 것 같다. 전부 원인 제공을 했다. 그래서 원망은 없다. 제 잘못이 큰데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서로가 상처 속에서 살지 말고 당당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힘든 수감생활 중 나한일에게 힘이 되어 준 사람은, 30년 전 첫사랑 정은숙이었다.

정은숙은 "(연애 시절에) 2년 정도 동거를 했었다. 서로 신인이다 보니까 둘 다 어려웠다. 그런데 그걸 극복을 못한 거다"라고 말했다. 나한일은 "제가 그 당시에 잘못된 선택을 했고, 정은숙 씨가 임신한 아이를 지우게 됐다. '둘이 정식 결혼도 안했는 데 아이까지 생기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컸다"라고 전했다.

정은숙은 "지금은 형편이 어려우니까 헝편이 나아지면 아이를 다시 갖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정리가 됐다. 제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제가 서로 힘드니까 헤어지자고 했다. 그리고 (나한일과) 헤어지고 결혼을 했는데 결혼 생활이 유지가 안 됐다. 전남편과 1년 정도 살았다. 그리고 '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재혼은 안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유산시킨 아이 때문에 살면서도 계속 마음이 아팠다는 그는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나한일은 "(감옥에서) 독방에 있다 보니까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게 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생각해보니까 (정은숙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아이까지 유산시키고, 정말 치명적인 것을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내가 이런 벌을 받고 있는 거구나란 생각을 자꾸 하게 됐다. 그래서 40년 된 친구한테 '정은숙에게 한 번 만나서 용서를 빌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정은숙이 면회를 왔다"며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정은숙은 첫 면회 당시에 대해 "그냥 서로 쳐다만 보고 있었다. 면회시간이 끝나서 나와야 하는데,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라. '저 사람이 그래도 살면서 내가 마음속에 계속 있었나 보다'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리고 “나한일의 모습이 지워지지가 않았다. 같이 계속 살았으면 오히려 중간에 또 헤어졌을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같이 가라는 인연이 또 있나 보다 싶었다. 3번째 면회를 갔을 때 나한일이 '나와 손잡고 같이 가지 않겠냐'라고 했고, 재회 6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나한일이 출연한 '마이웨이'를 본 시청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사기꾼 범죄자를 미화시키냐”, “변명하지 말고 다신 방송에서 안 보고 싶다”, “왜 TV에 나오면 범죄자들도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라 남에게 애꿎게 사기당한 것처럼 포장되나”, “뻔뻔하게 나와 피해자 코스프레 하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대가를 치르는 거지. 동점심이 가지 않는다”, “범죄자 좀 그만 방송에 출연시켜라. 보기 거북하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처에 대한 미안함과 반성, 옥중에서 30년 만에 다시 찾은 사랑 등을 카메라 앞에서 풀어낸 나한일. 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듯싶다.

[사진='마이웨이'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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