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임창정 “변해가는 목소리, 슬프지만 삶이 묻어난다”

강경윤 기자 작성 2018.09.22 08:46 수정 2018.09.22 15:00 조회 1,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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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가수 임창정(44)은 특유의 유쾌함 때문에 가창력이 가려지는 스타일의 가수다. 그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임창정의 노래를 직접 불러보면 안다. 아무렇지 않게 부르는 그 노래가 부르기에 얼마나 수월치 않은 노래인지.

임창정이 정규 14집으로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는 긴 제목을 가진 노래다. 제목만큼이나 이 노래도 부르기 여간 쉽지 않다. 임창정은 “이 노래는 나의 마지막 어려운 노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는 사랑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미안함과 후회의 감성을 담은 곡. 임창정은 오랜 꿈이었던 제주도살이를 하며, 작곡가 멧돼지와 열흘 합숙을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 작업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임창정

이 곡에는 임창정의 새로운 도전도 담겼다. 기존 임창정이 발표해 사랑받았던 진한 감성의 정통 발라드와는 조금 다르다. 임창정 발라드곡들의 편곡 문법을 깨고, 이 곡은 보다 가볍고 쉽게 들리도록 했다. 물론 부르기에는 쉽지 않지만.

“노래를 만들 때는 몰랐다가 녹음하면서 음이 올라가지 않더라. 쓸 때는 한 소절씩 부르면서 써서 몰랐다. 특히 나는 절대음감이 아니라 상대음감이라서 얼마나 높은지를 잘 모른다. 완창이 안 되니까 '어, 이거 봐라'하는 마음이 들더라.”

임창정은 “결국 이 곡은 반키를 더 낮춰서 녹음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순순히 털어놨다. 최근 컴백과 함께 녹화한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는 것까지 솔직히 고백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성대결절인가'라며 병원으로 갔다. 다행히도 성대결절이 아니더라. 의사 선생님에게 그 소리 듣자마자 목소리가 나오더라.(웃음) 원인도 얘기해줬다. '나이와 술입니다'라고 하더라.”

영화와 가요계를 넘나들던 임창정이 올해 데뷔 28년 차를 맞아서 목소리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임창정은 “슬슬 목소리가 변해간다. 뭉글뭉글하고 까랑까랑했던 목소리가 변하는 게 느껴진다. 서운하지만 한편으로는 목소리에 삶이 묻어난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이 이렇게 어려운 노래를 부르는 건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계 대표적인 애주가 중 한 명인 임창정이 '금주 선언'에 도전해보겠다는 말까지 꺼낸다.

“5년 전에 담배를 끊었다. 이제 술도 한번 도전해봐야 하나 생각한다. 사실 주변에서 도와줘야 한다. '네가 술을 끊으면 내가 목숨을 끊겠다.'는 주변 사람이 많다. 최근 한 열흘 끊어봤다. 금주가 성공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누가 뭐래도 임창정은 가장 한국인들의 감성을 울리는 대표 발라더 중 한 명이다. '소주 한잔', '또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 등 임창정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보편적인 감수성을 자극한다.

임창정

임창정은 “사랑 얘기가 좋다. 내가 인생에 대해 뭘 알겠나. 철학적인 것도 잘 모르겠다.”면서 “예전에는 가사를 쓸 때, 갓 이별한 슬픔, 갓 사랑에 빠진 두근거림에 썼다면 이제는 앞으로의 혹시 있을, 혹은 어딘가 나를 아련하게 생각했을 나의 전부였던 사람에 대한 느낌으로 쓴다. 공감의 영역이 더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정은 우연한 기회에 가수의 기회를 얻었고, 30년 가까이 대중의 가장 가까이에서 노래를 불러왔다. 가수로서 장르의 후회는 없냐고 물었다.

“가수로서 하고 싶은 만큼 노래를 불렀다. 장르를 바꾸거나 새로운 음악 스타일로 바꿔서 부를 수 있는 역량은 없다. 그런 걸 보여주고 싶다면 내가 아니라 후배를 만들어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난 '임창정'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계속 떨어지는데도 오디션을 보라고 해준 학원 실장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제는 오래전 나와 같은 후배들을 찾아내서 내가 '실장님'의 역할을 하고 싶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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