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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청설', 왜 뜨거운 감자가 됐나?…"이중계약"vs"계약서 無"

기사 출고 : 2018-09-28 19: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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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2009년 개봉한 대만 영화 '청설'이 하루아침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재개봉를 추진하던 수입사 간 판권 구입을 두고 혼선을 빚은 것.

28일 오전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는 "'청설'의 극장 개봉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수입을 포함한 공정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극장과 해당 배급사에 본 영화의 극장 개봉 철회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협회 측은 "'청설'은 명백한 불법 이중계약이다. 그로 인한 해외 판매사의 배임적 이중 판매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국내 수입/배급사의 과당경쟁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는 바이다."라고 강한 어조의 목소리를 냈다. 

이번 논란은 영화 수입사 진진이 먼저 '청설'의 판권 구입을 추진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또 다른 수입사인 오드가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불거졌다. 

진진은 지난 5월 24일 '청설'의 판권을 가진 트리아그램 필름(Triagram Films)과 판권 체결을 위한 세부사항의 협의를 진행해 실무자로부터 계약서 초안을 수령했다.

그러나 7월 2일 트리아그램으로부터 해당 영화의 한국 판권을 당사와 협의된 조건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회사가 있어 당사와의 계약 조건을 변경하거나 취소하자는 요청이 왔다. 진진은 계약 진행이 완료된 사실을 고지하였으나 트리아그램 측은 재차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진진은 "이 불법적인 상황이 국내 타 배급사에게도 의도치 않은 불이익을 줄 수도 있을 것을 우려해, 국내 수입배급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중에 영화사 오드가 뒤늦게 구매 의사를 가지고 협의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상호 간의 불이익이 없도록 영화사 오드에게 2018년 7월 4일 자로 영화사 진진이 이미 해당 영화의 공증된 계약서가 있음을 공문과 이메일을 통해 알려주었다. 그러나 영화사 오드는 이메일 통한 공식 답변을 통해, 영화 '청설'에 대한 판권 계약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진진은 (사)영화수입배급사협회의 회원사다. 오드는 회원사가 아니다. 진진은 이 문제를 협회 차원에서 공유하고 그린나래미디어㈜, ㈜더블앤조이, ㈜더쿱, ㈜씨네룩스, ㈜아펙스, ㈜에스와이코마드, ㈜엣나인필름, ㈜영화사 레인보우팩토리, ㈜영화사 찬란, ㈜콘텐츠게이트 등 10개의 회원사와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협회는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충분히 공지하고 공유하였음에도, 무리하게 계약 진행을 단행했고 현재 극장 개봉 준비를 하고 있는 영화사 오드에게 동종업계 관계자로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청설

이에 대해 오드는 절차상의 문제 또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2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나 주장의 타당성 검토에 앞서 급하게 이루어진 협회의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좋은 작품을 수입할 기회를 얻기 위하여 여러 회사가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당사는 영화사 진진의 공문을 받기 전까지 영화사 진진이 계약 협상 또는 체결 단계까지 갔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합법적인 절자를 밟아 저작권자로부터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답변을 받고 계약 체결을 남겨둔 상황에서 영화사 진진으로부터 해당 영화에 대한 판권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공문을 받았다. 당사도 처음 듣는 내용에 당황하였고 당연히 이중 계약 피해를 피하고자 사실관계 확인 차 영화사 진진에게 판권계약서를 요청하였지만, 계약서를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당사는 저작권자에게도 영화사 진진과의 계약 체결 여부를 문의하였고, 2018년 7월 16일 저작권자로부터 헝가리 회사 아트리움과 영화사 진진 사이에 체결된 계약은 이미 취소되었다는 서류를 전달받았고, 아트리움과 저작권자 사이에는 아예 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이에 당사는 이중계약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영화사 진진 사이의 계약이 취소된 후인 2018년 7월 20일 최종 계약을 체결하였고, 본 영화 수입에 있어 도덕적·윤리적으로 어떠한 부끄러운 행동도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엄밀히 따져보면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중계약은 아니다. 계약서 초안은 어떤 효력도 없다. 그러나 협회는 무리한 계약 진행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고, 오드 측은 미체결된 계약을 진행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양성 영화 시장은 꾸준한 관객 수요가 있고, 간혹 대박작이 나오면서 수입사 간 과열 경쟁은 업계의 큰 우려를 낳아왔다.

매년 가장 핫한 신작들이 거래되는 칸영화제 필름마켓이나 토론토 영화제 필름 마켓, 아메리칸 필름 마켓 등에서의 물밑 경쟁이야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개봉한 지 10년 가까이 된 영화의 재개봉 판권을 두고도 이같은 이슈가 불거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청설'은 오는 10월 중 재개봉이 고지된 상황이다. 이같은 업계의 잡음을 딛고 영화가 순항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진진은 2006년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시작으로 '지슬','그레이트 뷰티','아메리칸셰프','나의 산티아고','나,다니엘 블레이크' 등을 수입·배급한 국내 대표적인 수입사다. 

오드는 '홀리모터스', '나의 소녀시대', '문라이트', '내사랑', '킬링 디어' 등을 수입하며 남다른 안목을 인정받은 중소 수입사다.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