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제주 초등교사 사망사건…지친 그녀의 손을 잡아준 것은 악마?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8.09.30 00:23 수정 2018.09.30 15:10 조회 45,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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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지치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던 존재의 실체는 악마?

29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6월 일어난 제주 초등교사 사망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사망했다. 한 아파트에서 쓰러진 그녀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하고 만 것.

초등학교 교사 김지현은 췌장 파열과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췌장 파열에 대해 전문가들은 “폭행이 있었을 것이다. 굉장히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행해졌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당시 현장에 도착했던 구급대원은 “주변에 혈흔이 안 보였다”며 사건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했다. 이후 루미놀 검사를 통해 욕실과 방에서 다량의 혈흔을 발견했고 김지현이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력한 용의자로 최초 신고자인 40대 남자 손 씨가 지목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현장에 다른 출입자가 없었고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탓에 손 씨를 긴급 체포하게 된 것이다.

이에 손 씨는 “김 씨와 종교와 관련해 조언을 주고받는 관계이며 자신을 무시해 우발적으로 폭행해 사망했다”고 말했다.

법의학자는 “몸에서 드러나는 멍들이 색이 다 다르다. 멍이 든 시일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항이나 다툼의 손상이 없다”고 분석했다.

제작진은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확인한 김지현의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음성녹음을 발견했다. 제작진은 이를 김지현의 친구들에게 들려줬다. 친구들은 “지현이가 아닌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죽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김지현의 사진을 보며 친구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지현이는 아니다. 다른 사람 같다”고 말했다.

김 씨 조문을 왔던 한 여성. 장은주는 “가해자를 안다. 나도 피해자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손 씨에 대해 “교회에서 10년 전에 만났다”고 입을 열었다.

장은주는 그에게 의지하기 시작하고 그 후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손 씨가 자신의 모든 것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말을 듣지 않으면 처음에는 불호령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모든 것이 흉기가 되어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장은주는 손 씨가 아르바이트도 강요했고, 최소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헌금으로 넘기라고 해 그에게 총 6천여만원을 편취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장은주에게 김지현을 전도하기 위해 소개해 달라고 했다. 장은주는 손 씨에게 “김지현에게 자신에게 했던 대로 하지 말아 달라” 애원했지만 묵살 당했다.

그리고 장은주는 그녀의 부고 소식을 받고 그녀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은주는 “제발 신이 있다면 지현이를 천국으로 보내 달라고 빌었다”며 울었다.

자신이 해외 유명 음대를 나왔고 일본에서 호텔 사업을 하는 선교사라고 소개했던 손 씨. 하지만 조사 결과 그는 해당 대학에 입학한 적도 없고 일본에서 호텔 사업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또 있었다. 강철구는 손 씨와 고등학교 동창이며 경제적으로 힘들 때 손 씨에게 의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강철구는 손 씨의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김지현처럼 폭행을 당했으며 돈까지 헌납했다고 밝혔다.

강철구는 김지현이 폭행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은 매일 6백만원의 헌금을 헌납하기 위해 자신의 소유 집까지 팔았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또 김지현도 손 씨에게 굉장히 큰 액수의 돈을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헌납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손 씨의 통장에는 다른 이들의 입금 내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구는 손 씨 부부가 모두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은주와 강철구는 모두 힘들던 순간 손 씨와 만났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김지현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크게 힘들어했고 그때 손 씨를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힘들던 그 순간 손을 내밀어준 손 씨에게 기대고 싶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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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손 씨를 만나면서 부터 김 씨는 가족과 관계를 멀리했다. 이에 강철구 씨는 “부모, 형제, 친구들과의 관계를 멀리하게 했다. 그렇게 유도를 했다. 모든 대화를 들어보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도록 유도했다”고 증언했다.

강철구는 손 씨 때문에 아내와 이혼을 했다. 아내에게 손 씨는 “강철구에게 여자가 있고, 당신을 싫어한다”며 이간질을 했던 것. 강철구는 손 씨가 김 씨 사건으로 구속된 후에서야 모든 진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제작진들은 손 씨의 가족이 손 씨의 행동을 왜 멈추지 않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찾았다. 하지만 가족들은 대화를 거부했다. 특히 손 씨의 아내는 남편이 피해자들을 폭행하는 장면도 목격한 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모 사실은 없다고 전해졌다.

종교를 피해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도구로 삼았던 손 씨. 피해자들이 손 씨를 벗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종교 때문이었을까?

강철구는 “이거라도 의지해야 한다. 여기 벗어나면 어떻게 살지?' 하는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어떤 희망 때문에 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장은주는 “그에게 완전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해외로 가도 그가 날 찾아낼 것이고 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가 아무리 빠져나가려고 해도 빠져나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그냥 여기 머무는 것이 낫다 라고 판단해 버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 전문가는 "이런 사건이 무서운 것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사람들의 아주 약한 부분들을 자극해 범죄에 이용한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손 씨는 현재 김지현에 대해 폭행을 인정한 것 외에는 상해치사만을 주장하며 어떤 이야기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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