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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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Y] 악연을 인연으로…싸이, 노개런티로 ‘국군의 날’ 공연한 이유?

강경윤 기자 작성 2018.10.02 12:10 수정 2018.10.02 17:15 조회 4,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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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군대를 2번 다녀온 가수 싸이(40)가 '국군의 날' 기념 공연 사상 최초로 연예인 축하 공연을 펼쳤다. 11년 전 병무청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였던 싸이와 군대의 악연은 이제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인연으로 변했다.

지난 1일 저녁 6시 30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 말미에 싸이가 출연했다. 싸이는 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서 세계적으로 메가 히트를 기록한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예술이야', '챔피온' 등을 열창하며 국군 장병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제70회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이전에 진행됐던 기념행사들과는 달리 큰 변화를 보여줬다. 이전 국군의 날 기념행사들이 시가행진을 통해 국군의 최첨단 무기들을 선보이며 그 위용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면, 올해 국군의 날 행사는 시가행진 없이 미래 전투무기체계를 무대에서 선보였다. 또 국군장병들과 국민들이 한 데 어울려 축하와 격려를 하는 축제처럼 진행됐다.

국군장병들을 위한 축제의 중심에는 싸이가 있었다. 싸이는 일찌감치 국군의 날 무대에 서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싸이가 국군의 날 최초로 대중가수가 무대에 선다는 의미에 대해 공감했기에 국군의 날 기념공연이 성사됐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싸이는 공연에서 “데뷔하고 많은 무대에 서 봤지만 그 어떤 무대보다 떨리고 감개가 무량하다. 같은 장소에서 10년 전 건군 60주년 음악회 때 일병으로 공연했는데 10년 만에 다시 왔다. 10년 뒤 건군 80주년에도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해 축제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싸이

이날 싸이의 권유로 군인들이 무대에 뛰어나와 춤추고 즐겨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싸이와 군대의 첫 인연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싸이는 2002년 12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병역특례 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지만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고, 부실 복무를 했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대체복무 편입 취소 통보를 받았다.

재입대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싸이는 병무청을 상대로 복무만료취소 처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결국 패소했고, 그해 12월 입대, 육군 제52사단에서 통신병으로 현역복무했다.

군입대만 두 번 한 셈이지만 싸이는 제대 이후에도 군 행사에 특별한 애정을 보이며 참석해왔다. 제70회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도 싸이는 공연 출연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를 더했다. 비공식적으로 확인된 싸이의 1회 행사 출연료는 억대로 알려져 있다.

싸이가 군 행사에 '노개런티'로 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싸이는 2011년 국군방송 프로그램 위문열차의 50주년 당시에도 노개런티로 출연해 국군 장병들을 위한 공연을 펼쳤다.

당시 싸이는 대학 축제 공연 등이 이미 잡혀,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군 장병들을 위한 공연에 흔쾌히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관계자들은 “싸이가 전역을 한 이후에도 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특히 현역 복무하는 장병들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싸이가 군 행사에 노개런티로 임하는 이유를 전한 바 있다.

싸이는 2005년 부실복무 논란 등으로 시련을 겪었을 당시, 빠른 재입대 결정과 진심 어린 사과로 뿔났던 여론을 되돌렸다. 이후 싸이는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담은 곡들로 사랑을 받으며 대학 축제의 신으로 올라섰고,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 스타덤에 올랐다.

2012년 당시 싸이는 미국 방송 CNN과의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것은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준 한국 국민들 때문이다. 기회를 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며 부실복무 논란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국군의 날 행사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군의 날의 의미가 축소됐고, 대북 저자세이자 국민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국군의 날은 국군장병을 주인공으로하는 축제 형식의 기념행사에서 국민들과 함께 위로와 축하를 받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2차례 군입대를 한 예비역 병장 싸이의 진심 어린 축하는 이날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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