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거래 내역도 수상한 ‘강성훈의 후니월드’ 미스터리

최종편집 : 2018-10-05 18: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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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SBS 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가수 강성훈(38)이 ‘팬덤이 가수를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 주인공이 될지도 모르겠다. 강성훈의 팬클럽 후니월드가 진행한 행사에서 기부금 횡령 의혹이 있다며 팬들이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이다.

발단이 된 사건은 지난해 4월 15일 진행된 젝스키스 데뷔 20주년 기념 영상회. 당시 후니월드는 팬들에게 영상회 참여 비용과는 별도로 기부금을 모집했다. ‘젝스키스 이름으로 기부하겠다’는 명목이었다. 팬들로부터 돈을 모금한 사람은 후니월드의 공동대표인 박 모 씨(36·남)였다.
이미지후니월드는 “10만원 이상 기부하면 특전 DVD를 주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팬들은 기금 1억원 이상을 모았다. 10만원 씩으로 계산해도 1000명의 팬들이 모금에 참여한 것. 영상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기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10만원 이상 기부한 팬들이 후니월드에서 받은 DVD는 CD와 다를 게 없는 수준의 것이었다. 내용도 “강성훈 개인 소장 영상”이라는 설명과는 달리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TV영상 자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게 실제 DVD 특전을 받은 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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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이상 기부한 팬이 받은 DVD 특전>
 
팬들이 항의하자 후니월드는 무려 9개월 만에 모금에 참여한 팬들에게 이메일로 정산내역을 보냈다. 입금받은 은행 거래내역도 첨부했다. 그러나 의혹이 해소되는커녕 팬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먼저 지출 내역들 중 일부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있었다. DVD 제작 및 변환 비용이 1000만원에 이르렀고, 영화관 대관료도 상상 이상으로 책정돼 있었다. 청담 CGV에서 6000만원, 대구와 부산 CGV가 각각 500만원과 1200만원으로, 영화관 대관에만 8000만원 가까운 돈이 들었다는 게 후니월드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서 후니월드 대표 박 씨의 여동생이자 팬클럽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박 씨(33·여)는 SBS 연예뉴스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1관이 아니라 청담 CGV에서 12관을 빌렸다. 프라이빗 상영관은 4시간에 600만원이었는데,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대여했다. 그리고 동시간대 12관을 빌렸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박 씨는 “CGV 역사상 동시간대 전관 대관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 어려운 일을 내가 해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팬들의 제보에 따르면 당시 청담 CGV 대관은 일부 시간대에 국한돼 이뤄졌다. 또 프라이빗 상영관을 제외한 다른 CGV 상영관들은 대여비를 따로 받지 않는 대신 영화관 티켓 구매비용을 받는다는 영화관 관계자의 귀띔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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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영상회 관련 후니월드 공지 및 청담 CGV 상영표 일부> 

이 부분에 대해서 묻자 박 씨는 “영상회 당시 CGV 실무진과 어떻게 거래를 했는지는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 그분들로부터 배려를 많이 받았다. 우리도 그쪽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후니월드가 공개한 입금 내역도 의혹의 중심에 있다. 후니월드 대표 박 씨 계좌에 입금된 팬들의 기부 내역들 가운데 은행명과 은행 코드가 일치하지 않는 자료가 여러 건 발견됐다.

마치 포토샵으로 조작한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입금내역과 은행코드 부분이 한 칸씩 밀려 게재된 부분이 여러 건 포착됐다. 이에 대해 후니월드 측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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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월드가 팬들에게 보낸 은행거래 내역> 
 
팬들은 최근 불거진 ‘택시 서포터즈 비리’와 후니월드가 관련이 높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다. 택시 서포터즈 비리는 강성훈의 팬이라고 주장하는 N씨가 팬들에게 강성훈 솔로 콘서트 택시 서포터즈 명목으로 2000만원을 거둬들인 뒤 허위 거래내역서를 만들고 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팬들은 N씨와 후니월드 운영자 박 씨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N씨가 약속했던 택시 서포터즈를 하지 않고, 택시 일일 광고만 했는데, 당시 N씨가 섭외한 택시 운전사는 박 씨의 부친이었다. N씨는 당시 박 씨 부친 계좌로 약 250만원을 입금한 사실도 털어놨다.

박 씨와 N씨의 유착이 의심되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SBS 연예뉴스 취재결과 두 사람은 후니월드 업무적으로 협업하는 사이였다. 최근 대만 팬미팅 당시 박 씨는 공연 관계자에게 강성훈에 대한 자료를 요청받자마자 N씨로부터 자료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관계자에게 다시 전달했다. N씨와 박 씨는 취재진에게 서로를 콘서트에서 우연히 봤지만,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으나, 새벽 시간까지 업무적으로 소통했다는 사실이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이미지이미지이미지
<박 씨가 N씨가 촬영한 사진과 보낸 메일을 그대로 전달한 내용> 

N씨는 지난 2년간 강성훈의 서포터즈 이벤트를 주도했다. 택시 서포터즈를 비롯해 대만 팬미팅 후니버스 래핑 이벤트, 사진회, 생일기념 컨셉 카페 등 명목으로 모금에 나섰다. 고소를 준비하는 팬들은 “N씨가 주도한 서포터즈 명목의 모금가 제대로 회계 처리 됐는지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N씨를 횡령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것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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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가 모금을 주도한 강성훈 서포터즈>

 
강성훈은 지난 3일 자필편지를 통해 "법정, 횡령, 사기 등에 진실을 밝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부분은 간곡하게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팬 컨택, 횡령, 스태프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성훈에게 등 돌린 팬들은 증거 없는 주장은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후니월드 운영자는 강성훈에 대한 의혹보다는 의혹을 제기한 배후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운영자 박 씨는 “우스갯소리지만 내가 몇억도 아니고 몇천만원을 횡령했겠나."라고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왜 이런 일이 대만 콘서트 취소 이후 다 터지는 건지 궁금하다.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일들 아닌가. 그래서 김 씨(전 매니저)를 더 파는 것이다. 이 정도로 파고드는 건 팬들이 아니라 나라에서 일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