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백성현이 음주사고 차량에 동승한 문제로 데뷔 이래 가장 큰 논란에 휩싸였다.
다섯 살이었던 지난 1994년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에서 故 최진실의 아들 역으로 연기에 데뷔한 백성현은 무려 25년 동안 성실하고 반듯한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다. 그 흔한 스캔들 하나 없이 묵묵하게 자신이 맡는 배역을 충실히 연기하며 꾸준한 행보를 보여왔다.
MBC '다모', SBS '천국의 계단' 등에서 펼친 인상적인 연기로 아역계 스타로 사랑받은 그는 성인이 된 이후 아역배우로서 제한적인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남자들 간의 우정과 복수를 다룬 작품에 출연했고, 악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 끝에 그는 아역 이미지를 떨치고 한 명의 성인 연기자로서 온전히 바로 섰다. 지난해 11월 해양경찰에 자원입대하기 직전에는 OCN '보이스'에서 심대식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백성현이 데뷔 이래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음주운전 사고 차량에 동승했고, 하필 남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의무경찰 신분으로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다는 것에 대중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백성현이 동승한 차량은 지난 10일 오전 1시 40분께 제1자유로 문산방향 자유로 분기점에서 1차로를 달리다 미끄러져 두 바퀴를 돈 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운전자는 여성 A씨로, 혈중알코올농도 0.08%로 면허정지 상태였다. 당시 백성현은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백성현은 지난 1월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의 해군교육사령부에 입대, 현재 해양 의무 경찰로 군 복무 중이다. 백성현의 소속사 싸이더스HQ는 “백성현이 정기 외박을 나와 지인들과의 모임 후 음주운전자의 차에 동승해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백성현이) 그릇된 일임에도 동승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군인의 신분으로서 복무 중에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음주운전을 방조한 죄 또한 무겁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백성현의 사과 말을 전했다.
11일 한 매체는 사고 목격자 인터뷰를 통해 “사고가 났을 때 백성현과 운전자 모두 술에 만취해 있었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눈도 풀려 있었다. 자동차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액셀 페달을 계속해서 밟고 있었다”라고 심각했던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비록 백성현이 운전을 하지 않았지만,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하는 것을 가만히 방조했다는 이유로 그를 향한 여론은 싸늘하다. “음주운전은 잠재된 살인행위다. 음주운전자나 동승자나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며 백성현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음주차량에 동승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조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하게 된 데에 동승자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중요하다.
법무법인 세중의 지효섭 변호사는 “법적으로 음주운전 방조죄는 '적극적인 행위'로써 방조한 경우에 처벌이 이뤄진다. 운전자가 음주운전에 이르게 된 경위, 그 과정에서 백성현의 구체적인 행위가 있었느냐가 먼저 조사되어야 한다. 단순히 음주 차량에 동승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조죄 처벌을 받기는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또 백성현이 의무경찰 신분이라 더 엄격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겠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지 변호사는 “기소돼서 유죄가 인정된다면 일반인보다 양형에서 더 중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무죄라면 크게 상관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결국 백성현의 음주운전 방조죄 처벌 여부는 경찰의 수사결과에 달렸다. 유무죄 여부와 상관없이, 백성현은 데뷔 25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큰 실망감을 안긴 것은 맞다. 하지 말아야 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그가, 시간이 흘러 성난 대중의 마음을 다시 예전처럼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천국의 계단'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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