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영화 스크린 현장

[시네마Y] 대종상, 대충상 오명은 벗었지만…대리수상·진행미숙 '눈살'

김지혜 기자 작성 2018.10.22 21:42 수정 2018.10.23 08:23 조회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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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충상의 오명은 벗었지만, 55년 역사의 연륜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최장수 영화 시상식인 제55회 대종상 영화제가 22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공정성 논란으로 시상식 보이콧 사태를 일으킨 후 2년이 흘렀다. 조직위원회는 심사위원단을 새롭게 구성하고, 출품제가 아닌 심사제로 방식을 바꿔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그러나 올해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버닝'에 작품상, '1987'에 감독상, '공작'에 남우주연상을 수여하며 대체로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았지만 대리 수상과 진행 미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종상

올해도 많은 영화인들이 불참했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진서연,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문희, 음악상을 수상한 류이치 사카모토 등이 대표적이었다. 물론 각자의 사정으로 시상식에 불참했지만, 빈자리는 크게 느껴졌다. 

대리 수상이 속출하면서 시상식의 진행 미숙 문제도 두드러졌다. '남한산성'으로 음악상을 수상한 류이치 사카모토를 대신에 엉뚱한 사람이 무대에 오른 것. 자신을 가수 겸 배우라고 소개한 중년의 여성이 트로피를 품에 안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뒤이어 '남한산성'의 김지용 촬영감독이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에는 행사 관계자로 보이는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남한산성' 제작사 사이렌 픽처스의 김지연 대표가 무대에 올라 문제를 지적하고 상황을 정리했다. 

김지연 대표는 대종상 수상의 기쁨을 담은 수상 소감과 함께 "촬영상뿐만 아니라 앞서 음악상 수상 당시에도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일침을 가했다.  

설현

음향 사고도 발생했다. 배우 배성우와 김혜은이 남우조연상 시상을 하던 중 스태프의 잡음이 그대로 방송에 노출됐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최희서가 수상 소감을 말할 당시 잡음이 들어간 상황과 비슷했다. 

시간 끌기도 시상식의 수준을 떨어뜨렸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시상식은 시간 조율이 여의치 않다. 빨리 끝나도 문제, 늦게 끝나도 문제다. 이날 시상식은 진행 속도가 빨랐다. 대리 수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시상식 종반에 이르러 MC의 재량으로 시간을 끌어야만 했다. MC 신현준은 우리은행 스타상을 받은 설현을 무대에 세워놓고 "실물이 훨씬 예쁘다", "차기작은 정해졌느냐", "설현에게 영화란?" 등의 질문을 했다. 부적절한 대화로 볼 수는 없지만 누가 봐도 시간을 끌기 위해 던지는 말임을 알 수 있었다.   

대종상

그러나 의미 있는 순간도 있었다. 오는 10월 30일 사망 1주기를 앞둔 고 김주혁에게 남우조연상뿐만 아니라 특별상을 수여하며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상은 영화계 원로인 배우 신영균이 했다. 신영균은 김주혁과 김주혁의 아버지 김무생과의 인연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 대종상 영화제는 영화 '버닝'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남녀주연상은 '공작'의 이성민과 황정민,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에게 돌아갔다.  

ebada@sbs.co.kr 

<사진 = 시상식 캡처,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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