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스타 끝장 인터뷰

[펀펀한 현장]아침의 붐붐파워 '조정식의 펀펀투데이', 2주년 그 이상의 의미(feat.하상욱)

강선애 기자 작성 2018.10.23 16:38 수정 2018.10.23 16:55 조회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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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하상욱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새벽 5시, 아침 해가 떠오르지도 않은 이른 시각.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하루를 여는 활기찬 목소리가 있습니다. 여느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들처럼 영어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시사이슈를 논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른 새벽의 라디오 방송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밝은 에너지와 수다본능이 폭발합니다.

이런 '흥'을 주도하는 사람이 현직 아나운서라는 사실이 더 놀라움을 안겨주는 곳. SBS 조정식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107.7.MHz SBS파워FM '조정식의 펀펀투데이'(매일 오전 5시~7시 방송, 이하 펀펀투데이)입니다.

조정식 하상욱

24일 '펀펀투데이'가 방송 2주년을 맞습니다. '펀펀투데이'의 식디(DJ조정식의 애칭)는 라디오 DJ로서 끼가 정말 많아요. 아침잠을 깨우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귀호강을 시키다가도, 음악에 추임새를 넣거나 따라 부르며 흥을 돋웁니다. '제이식스'라는 래퍼 예명이 있을 만큼 힙합과 랩을 사랑하는 그는 아침 라디오를 '쇼미더머니' 현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낮시간에 '붐붐파워'가 있다면, 새벽에는 '펀펀투데이'가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겠죠.

역사적인(솔직히 그 누구도 2년 이상 지속될지 몰랐기에) 2주년을 맞아, '펀펀투데이' 라디오 부스를 찾았습니다. 때마침 식디의 영혼의 단짝, 하상욱 시인과 함께 하는 금요일 코너 '인정사전 볼 거 있다'의 녹음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때문에 아침부터 패션에 나름 신경 쓰고 왔다는 개성 강한 하상욱 시인과, 재미난 포즈 요청에 망가짐을 불사할 만큼 예능에 솔직하게 욕심내는 인간적인 조정식 아나운서. 유쾌한 두 남자를 한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조정식 하상욱

Q. '펀펀투데이'가 2주년을 맞았어요. 소감이 남다를 거 같아요.

조정식: 처음 시작할 때는 2년이나 할지 몰랐어요. 솔직히 아침방송에 맞지 않는 파격적인 구성이라, 롱런이 가능할까 싶었죠. 2년이란 시간을 길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젠 꽤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주변에서 '펀펀투데이' 이야기를 많이들 해주세요. 이런 분위기라면 3주년, 4주년 계속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상욱: '펀펀투데이'에서 조정식 아나운서와 같이 코너를 한지 반년 정도 됐어요. 그동안 라디오 게스트를 많이 해봤는데, 다른 방송에서 주로 차분하게 '정리'하는 입장이었던 제가 이곳에서는 까불고 예능처럼 행동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이렇게도 하네?' 싶어 신기하기도 해요. 정식 씨가 편하게 대해주니 가능한 거죠. 이렇게 같이 방송할 수 있어 재밌고 신나요.

Q. 오고가는 말도 호흡이 맞아야 재미가 나오는 거잖아요. 두 분의 '입담 케미'가 좋은 것 같아요.
조정식: 방송을 하며 많은 라디오 DJ와 게스트들을 만나봤는데, 하상욱 형과 할 때가 제일 편해요. 제가 의지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프로그램명이 '펀펀투데이'라 당연히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상욱이 형은 4할 타자처럼 재미의 타율이 좋아 제가 기본만 해도 되요. '무한도전' 출연 당시의 이미지가 남아있어 형이 토크를 잘하는 분인 줄 몰랐는데, 실제로 같이 방송해보니 굉장히 수다스럽더라고요.(웃음)

하상욱: 제가 4할 타자라면, 그건 정식 씨가 치기 좋은 배팅볼을 잘 던져주기 때문이죠.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까요.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게 벌써 3년 전 일인데, 저에 대한 인식을 아직도 거기에 고정시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제가 지금 예능을 안 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그동안 예능 섭외가 많이 왔었는데 거절했어요. TV 예능을 통해 생긴 이미지는 바꾸는 게 쉽지 않아요. 사람들과 관계를 만드는 것도 힘들고요. 예능 출연이 스트레스가 많은 반면, 라디오는 좋아요. 청취자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게 라디오예요. 그래서 라디오 게스트 출연은 아무 고민 없이 나가고 있어요.

조정식 하상욱

Q. 하상욱 시인을 예능에서 본지 오래됐다 싶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조정식 아나운서는 예능에 출연하는 거 즐기지 않아요?

조정식: 전 솔직히 상욱이 형과 다르게 예능 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웃음) 그렇다고 조바심이 내는 건 아니고, 기회는 언젠가 올 거라 생각해요. 라디오를 하면서, 저와 맞는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아요. 저 자신과 잘 안 맞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심장이 덜컹거리더라고요. 그럼 어색하고 부족한 모습이 고스란히 나오죠. 좋은 기회란, 저랑 잘 맞고 잘 짜인 판에서 절 보여주는 것 같아요. 지금 라디오를 5년 넘게 하고 있는데, 한 해 한 해 스스로 달라지는 걸 느껴요. 구력이 생긴다고 할까요? 앞으로 계속 그렇게, 좀 더 나아지는 하루하루를 살아야죠.

Q. '펀펀투데이'가 오전 5시~7시 방송이잖아요. 생방송을 하려면 그보다 더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 너무 아침방송이라 힘들지는 않나요?
조정식: 제가 원래 완벽한 올빼미족이었어요. 대학교 때도 방학하면 낮밤이 바뀌었고, 아침에 잠자리에 드는 스타일이라 아침방송을 시작하며 걱정이 많았죠. 근데 해보니까 괜찮아요. 아침 일찍 신나게 방송하고 나면 기분도 확 좋아지고 하루가 알차요. 또 라디오는 DJ와 청취자의 관계가 친구나 가족 같은 느낌이라, 그런 청취자에게서 힘을 받는 것도 좋아요. 예능을 아침 5시부터 촬영한다면 전날부터 긴장할 텐데, 라디오는 확실히 마음이 편해요.

하상욱: TV가 좀 그런 면이 있죠. TV는 출연하면 할수록 '나'라는 사람이 소모되는 느낌인데, 라디오는 하면 할수록 뭔가가 쌓여가는 느낌이에요. 그게 라디오의 매력인 거 같아요.

조정식 하상욱

Q. 이른 아침방송인데도 '펀펀투데이'는 굉장히 밝잖아요. 그래서 '아침의 붐붐파워'라는 말도 나오고요.

조정식: 저한테 여러 가지 모습들이 있는데, 그게 방송 분위기에 맞게 다르게 나오는 거 같아요. '방송 자아'가 생겼어요. 일부러 꾸며내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방송에 맞게 저의 다른 면들을 끄집어내는 거죠. '펀펀투데이'를 끝내고 바로 아침 뉴스프로그램인 SBS '모닝와이드' 3부를 진행하는데, 그 차이를 보며 좀 더 극적으로 느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하상욱: '방송 자아' 라는 게 정말 있는 거 같아요. 정식 씨도 스포츠 중계하는 거 들으면 라디오 때랑은 또 달라요. 저도 '펀펀투데이'에선 밝고 수다스럽게 하지만, SNS 라이브를 하거나 다른 방송에 나가서는 차분하게 하고요. '방송 자아'가 세분화되는 거 같아요.

Q. 아침방송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해도, 방송시간대 이동 욕심은 솔직히 있죠?

조정식: 시간대를 옮기고 싶은 욕심이야 많죠.(웃음) 제가 어떤 시간대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듣는 분이 기분 나쁠 수도 있으니 그건 대답하지 않을게요. 다만, 저희 '펀펀투데이' 팀이 라디오에 대한 고민도 많고 원고도 좋고 방송을 정말 잘 만들어요. 이런 팀이 만드는 퀄리티 있는 라디오니,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시간대로 가면 좋겠어요. 시간대를 옮긴다면, 하상욱 형과 꼭 같이 가고 싶고요.

조정식 하상욱

Q.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큰 거 같아요. 원래 라디오란 매체를 좋아했나요?

조정식: 라디오를 정말 좋아했어요. 특히 대학생 때 가수 타블로 씨가 진행하는 '꿈꾸는 라디오'(이하 '꿈꾸라')의 팬이라 거의 모든 방송을 챙겨 들었어요. SBS에 입사하고 처음 라디오를 맡았을 때, '꿈꾸라'에 문자 사연을 보낸 적이 있어요. “'꿈꾸라'를 들으면서 꿈을 키웠는데, 그 꿈을 이뤄 진짜 DJ가 됐다”고요. 그 사연이 실제 '꿈꾸라'에서 소개됐고, 통화도 하고 공개방송 초대까지 받았어요. 타사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말이죠. SBS 라디오국의 허락을 받고, '꿈꾸라'에 가서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경쟁사 라디오에 출연한 아나운서는 제가 처음이지 않을까요?

하상욱: 전 원래 라디오를 안 좋아했어요. 마지막으로 애청했던 라디오가 20년 전쯤 신동엽 씨가 진행했던 프로였으니, 그동안 라디오를 놓고 있었다고 보는 게 무방하죠. 라디오는 제가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좋아졌어요. 하니까 알겠더라고요. 왜 이렇게 DJ들이 라디오의 매력을 말하는지요. 라디오가 싫었던 사람도 막상 하다 보면 좋아질 거에요. 한 번 라디오의 맛을 보면 빠져나오기 힘들어요.

조정식: 입사하자마자 시작해 지난 5년간 라디오를 해왔어요. '펀펀투데이'에 앞서 '사운드 오브 뮤직' 2년, 'FMzine' 1년 정도 했죠.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하고 음악을 사랑하니, 라디오의 매력에서 헤어날 수가 없어요. 저희 아나운서팀에서도 라디오 진행하는 사람을 부러워들 해요. DJ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특히 '펀펀투데이'는 '조정식'이란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첫 라디오프로그램이라 제게 더 의미가 커요.

조정식 하상욱

Q. 지난 2년간 '펀펀투데이'를 진행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젠가요?

조정식: 최근에 온 사연인데, 한 청취자의 어머니가 갱년기라 기력도 없고 사는 데 낙이 없다며 우울해하셨대요. 유일한 즐거움이 아침에 딸을 직장에 데려다주고 오는 것이었는데, 그때 우연히 '펀펀투데이'를 듣게 됐나 봐요. 이후 어머니가 '펀펀투데이'를 즐겨 들으며 활력을 되찾고, 자주 웃는 모습을 보이신대요. 얼마 전에는 그 어머니가 따님한테 제 팬카페에 어떻게 가입하냐고 물으셨대요. 그 사연을 듣고 엄청 뿌듯함을 느꼈어요. 라디오란 매체는 수험생이라든지, 육아에 지친 어머니라든지, 정신적으로 힘든 분들이 많이 들으세요. 그런 우울하거나 속상한 일이 있는 분들이, 제 라디오를 들으며 힘을 얻는다고 할 때. 그럴 때는 기분이 정말 좋죠. 감사하기도 하고요.

Q. 그런 청취자가 있기에 '펀펀투데이'가 2년을 달려올 수 있었던 거겠죠. 마지막으로 청취자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조정식: 제가 재밌으면 듣는 사람도 재밌을 거라 생각해요. 저도 상욱이 형도 재미있게 즐기며 방송하고 있으니, 듣는 분들도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텐션이 높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거 하나는 약속드릴 수 있어요. 제가 싫어서 떠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걸요. 앞으로도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펀펀투데이',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문자 많이 보내주세요!

하상욱: 계속 꾸준히 같이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청취자분들은 제 이야기, 정식 씨 이야기를 듣고, 저와 정식 씨는 청취자의 이야기를 듣고요. 라디오는 그렇게 서로 같이 듣는 게 매력이고 본질인 거 같아요. 우리 계속 같이 들어요.

[사진=백승철 기자]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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