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스브수다] 손연재 “은퇴 이후 바쁘지만 요즘 가장 행복해요”

강경윤 기자 작성 2018.10.24 16:34 수정 2018.10.25 09:57 조회 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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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리듬체조 전 국가대표 손연재(24)가 후배들을 위한 국내 최초 신개념 리듬체조 대회를 개최한다. 국내 리듬체조 유망주들과 해외 유명선수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손연재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고, 그가 대회의 기획 및 진행 일체에도 관여한다. 손연재는 후배들을 지도하는 마스터로서 남다른 체조 스킬과 노하우, 표정 연기까지 지도를 할 계획이다. 

“처음으로 은퇴하고 나서 뭔가를 눈뜨자마자 생각하고, 자기 전까지 고민하고 있어요. 체조를 그만둔 뒤에는 공허하기도 하고 뭔가를 걱정할 일이 없었어요. 요즘 오랜만에 골똘히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은퇴 이후 이렇게 바쁘지만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손연재가 열성을 다하고 있는 대회의 이름은 짐네스틱스 프로젝트(Gymnastics Project). 7~15세 리듬체조 유망주들이 참여할 뿐 아니라 해외 유명 선수들을 초청해 경기와 갈라쇼, 손연재의 트레이닝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대회다. 손연재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진행되고 있는 대회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기회가 없었다는 게 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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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제부터 이 대회를 준비한 거예요?

“3~4월부터는 대회 준비로 정신이 없었어요. 해외에서 열리는 이런 대회에 초청받아서 설 때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대회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제가 아이디어를 냈고, 도움을 받아 대회가 처음으로 열리게 됐어요.”

Q. 대회 준비는 선수 활동 때와는 다른 일들인데, 적응은 잘하고 있나요.

“선수 때는 내 몸을 관리하고 경기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대회 준비는 훨씬 더 세세하게 고민해야 했어요. 국내에서는 첫 행사다 보니까 더 꼼꼼히 체크를 해야 했고요.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야'라는 대회 모토에 맞게 해외 큰 대회 경험을 갖지 못하는 주니어 선수들이 마음껏 자기 기량을 펼칠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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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말은 힘들다곤 하지만 표정은 아주 밝은데요.

“힘들지만 은퇴하고 나서 한 일 중에서 지금이 제일 재밌어요.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고요. 예를 들어 대회 메달 디자인을 만드는 일까지 제가 확인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 과정도 정말 재밌어요.”

Q. 2년 전부터 은퇴를 시사했고, 지난해 은퇴를 발표했어요.

“운동을 딱 그만두니까 뭔가가 확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1년 정도 지친 마음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어요. 5살 때부터 해왔던 운동이다 보니까 뭔가 운동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해보고 싶어서 체육관도 안 다녔어요. 선수 생활할 땐 경쟁자였지만 은퇴하니 다 친구가 된 선수 시절 친구들을 만나러 유럽에도 다니고, 언어도 배우고, 해외 초청 대회도 참석하면서 평범한 20대 초반의 삶을 살았어요.”

Q. 한 곳만 보고 달려왔던 목표가 사라졌다는 마음이 공허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네. 한 가지만 보고 달려가다가 그게 사라지니까 '나는 뭘 찾아야 하나', '내가 다른 일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리듬체조라는 좋은 운동을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림픽 대회로만 접하시다 보니 리듬체조를 굉장히 어렵게만 생각하시지만, 사실 리듬체조는 생활에도 밀접하고, 건강에 정말 좋은 운동이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다가 올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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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수 시절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여성 선수 중 한 명이었어요. 선수 시절이 때로 그립거나 하진 않나요.

“선수 시절 받았던 관심보다는 리듬체조를 할 때의 성취감, 뭔가를 해냈을 때 느꼈던 제 감정들, 그런 다이나믹 했던 내적인 경험들이 그리울 땐 있어요. 한동안 운동도 멀리했다가 지금은 요가, 필라테스, 골프에도 도전해봤어요. 생각보다 잘하진 않더라고요.(웃음)그래도 관심은 여전히 많아요.”

Q. 대학을 졸업했죠?

“올해 2월에 대학을 졸업했어요. 졸업과 취업을 치열하게 준비하는 친구들을 지켜보면서 저도 많은 걸 배웠어요. 계속 후배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후배들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싶어요.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굳이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Q.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야 했었을 텐데요.

“지금 와서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아요. 오히려 어렸을 때 더 독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하고자 했던 게 강했고요. 저에게는 2016년 8월 리우데자이루 올림픽 무대가 은퇴 무대였어요. 몇 년 전부터 그렇게 목표로 잡고 있었고요. 결과를 떠나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어요. 물론 23살, 어린 나이에 은퇴를 했죠. 부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은퇴가 아닌 그래도 제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봤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Q. 향후 손연재 씨가 어떤 진로를 택할지도 관심이에요.

“한 가지를 정하기가 좀 어려워요. 뭘 하든 제가 가장 많이 알고 잘할 수 있는 리듬체조 일 관련이 될 것 같아요. 1년 동안 의도적으로 방송 활동을 멀리했었는데, 앞으로 방송 활동을 안 한다는 건 아니예요. 제 일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라면 방송 활동도 함께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연기에 도전한다?' 그건 절대 아니예요. 선수 시절 퍼포먼스를 하는 것과 정극 연기는 전혀 다르죠. 그렇게 타고난 끼가 있지 않아요.(웃음)”

Q. 손연재가 꿈꾸는 빅피처는?

“리듬체조와 관련해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어릴 때 태권도를 배우듯이 리듬체조도 한 번쯤은 배워볼 만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리듬체조에는 운동 뿐 아니라 음악도 있고 예술도 있어서 한 번쯤 배워보면 참 좋은 운동이에요. 과거보다 지금 더 많은 분들이 리듬체조에 관심을 기울이시듯, 앞으로 많은 분들이 리듬체조를 사랑해주시기를 바라요.”

 한편, 손연재가 리듬체조 마스터로 참여하는 '짐네스틱스 프로젝트(Gymnastics Project)'는 오는 10월 26일(금), 27일(토) 양일간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KBS 아레나에서 열린다.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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