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SBS스페셜' 前 스텔라 김가영, "섹시컨셉에 XX그룹이라고"…아이돌 고충 고백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18.10.29 00:33 수정 2018.10.29 08:30 조회 8,815
기사 인쇄하기
스페셜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로또 당첨만큼 아이돌로서의 성공,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28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아이돌이 사는 세상-무대가 끝나고'라는 주제로 아이돌의 세계를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당시 모습이 공개되었다. 당시 어느 누구도 예측 못 했지만 이들은 데뷔 5년 후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최고의 아이돌이 되었다. 이처럼 누구도 쉽게 성공과 실패를 점칠 수 없기에 많은 이들이 아이돌을 꿈꾼다.

이에 과거 아이돌이었던 쇼호스트 장성민은 “지금 떠올려보면 우리는 성공할 수 없었구나 싶다. 하지만 그걸 포기하기는 힘들다. 정말 작은 바늘구멍인데 그걸 들어가려고 모두 애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아이돌에 대해 천둥은 “달을 보면 예쁘지만 정말 달에는 상처가 많듯이 그게 다가 아니다. 무대 아래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달샤벳으로 활동했던 수빈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행복해했다. 수빈은 “예전에는 이렇게 쉬운 대중교통이 있는데도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지금은 너무 좋다”라며 평범한 일상에 즐거워했다.

현재 연기자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수빈은 주 2회 연기 오디션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수빈은 “저한테는 이것이 수업 같다”고 말했다. 또한 홀로서기에 대해 “걱정이 너무 많이 된다. 그리고 일단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있다. 할 거 없으니 연기하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두려움을 드러냈다.

엠블랙 출신 천둥은 “방송국을 혼자 오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며 최근 1인 기획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행복지수로 말하면 지금이 더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천둥은 “인터넷을 못 하는 게 아닌데 혼자서 여행을 하려고 티켓팅을 하는 것도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는 것도 어려웠다. 항상 모든 것이 다 준비가 되어 있고 매니저들이 모든 것을 해줬었기 때문에 그랬다. 모를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하지만 스스로에게 아쉬웠다. 주변 친구들은 너 바보가 아니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애프터스쿨 출신 정아는 “아이돌을 그만두고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은행 일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못하는 게 너무 많았다”며 돌이켜봤다. 애프터스쿨 탈퇴 당시 34살이었던 정아는 “연습생 생활을 10년 정도 했고 그렇게 데뷔를 했다. 내갈 할 수 있는 게 춤추고 노래하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기 힘들었다. 그리고 앞으로가 막막했다”고 말했다.

카라 출신 허영지는 “해제를 할 것이라고 느껴지는 게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언니들이랑 함께가 아니면 앞으로 나 혼자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체를 하고 폭식증에 걸렸었다. 몰래 나가 먹을 것을 사 와서 들키면 안 되니까 입 안에서 녹여서 먹었다. 그러면서 많이 울었다”고 아이돌을 그만둬야 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 아이돌을 하면서 포기했던 많은 것들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하겠냐는 질문에 허영지는 “하고는 싶은데 똑같은 길을 걸을까 봐 겁난다”고 솔직한 고민을 드러냈다.

천둥은 “다 기억할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애프터스쿨 출신의 리지는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면 그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고 말했다.

씨야 출신의 남규리는 “무대의 맛, 노래의 맛, 사랑받는 맛을 알게 되면 거기에 중독되는 것 같다. 처음 아이돌이 되면 행복한 마음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하지만 그게 길어야 5년, 7년이다”고 했다.

아이돌을 꿈꾸는 이하연 양의 부모님들의 고민도 깊었다. 데뷔와 그 후의 성공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 포기해야 할 것들이 걱정된다는 것.

이에 안무가 배윤정은 “고민을 가진 부모님들에게 해줄 말이 없다. 왜냐면 되겠다 하는 친구들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나가서 잘될까 싶은 친구들이 잘되는 경우도 있어서 정의를 내리기 힘들다”며 쉽게 답하지 못했다. 

스페셜

한 달에 80팀에서 100팀이 나오는 아이돌 시장. 여기서 성공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H.O.T의 토니는 아이돌의 성공에 대해 “실력과 회사의 기획력, 거기에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호스트 장성민은 “내가 엄청나게 많은 재능이 있고 회사의 기획력이 있고 운까지 따라준다고 해도 아이돌의 성공은 될까 말까 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뭔가 여기서 한 단계만 더 올라가면 뭔가 될 것 같은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포기할 수 없었다”며 “복권을 긁는 마음으로 도전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그 복권에 당첨되는 건 너무 어렵다. 우리가 TV에서 보는 아이돌들은 복권이 당첨되는 확률을 잡은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돌의 길을 포기한 장성민은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더 빨리 포기하지 못했던 것이다”며 현재의 생활에 만족했다.

지난해 8월까지 스텔라로 활동했던 김가영은 현재 카페 운영을 하며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돌로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에 대해 김가영은 “멤버들과 추억이 많다”고 말했다. 무대 위의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다른 이들과는 다른 대답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가영은 “사람들은 3분 정도의 무대만 보고 평가를 한다. 하지만 난 앞뒤까지 다 생각이 드니까 무대에 올라오는 아이돌을 보며 생각이 많더라. 한 달에 100팀이 생기는데 하루 음악방송에 설 수 있는 팀은 열 몇 팀 밖에 없다. 직접 서보면 얼마나 그 자리가 치열한지 느껴진다”고 했다.

스텔라는 3년의 무명 시간을 지나 선정성 논란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에 김가영은 “회사에서 시키는 것은 다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름을 알린 다음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자극적인 컨셉에만 반응이 오더라. 그래서 참 슬펐다”고 말했다. 또 김가영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노래 하나로 그런 사람으로 알려졌구나 싶어서 속상했다. 부모님들도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게 마음 아팠다. 살면서 절대 들어볼 일이 없던 심한 욕도 많이 들었다. 댓글에 막 걸레 그룹이라는 것도 있었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김가영은 “선정성 논란으로 이름도 알리고 일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었다”고 혼란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하겠냐는 질문에 김가영은 “아이돌은 참 힘든 거 같다. 다시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솔직히 안 해 봤다”며 오랜 시간 고민 후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20살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사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아이돌을 다시 하겠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다. 천둥은 “정말 나에게는 소중하고 좋은 추억이다. 난 다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토니는 “나는 무조건 다시 할 거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 같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아이돌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토니는 "아이돌의 삶은 마라톤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성실하게 하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 그리고 1등이 아니라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규리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가 목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유명해지는 대신 감당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많은 선배들은 자신들이 앞만 보고 달리는 사이 보지 못한 세상을 후배들을 볼 수 있기를 빌었다. 또한 자신들이 겪은 시행착오들을 후배들은 겪지 않기를 바랐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광고영역